복마전[伏魔殿]이란 엎드릴 복, 마귀마, 전각전자가 합쳐진 말로 마귀가 숨어 있는 전각이란
뜻으로, 나뿐 일이나 음모가 끊임없이 행해지고 있는 악의 근원지란 말로 수호지에 나오는 말이다.
내용인 즉슨, 북송(北宋)인종(仁宗:1010~1063) 때 일어난 일이다. 온 나라에전염병이 돌자 인종은 신주(信州)의
용호산(龍虎山)에서 수도하고 있는 장진인(張眞人)에게 전염병을 퇴치하기 위해 기도를 올리도록 부탁하기 위해
홍신(洪信)을 그에게 보냈다. 용호산에 도착한 홍신은 마침 장진인이 외출하고 없기에 이곳저곳을 구경하다가
우연히 ‘복마지전(伏魔之殿)’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는 전각을 보았다.
이상하게 여긴 홍신이 안내인에게 무슨 전각이냐고 물으니 안내인은 옛날에 노조천사(老祖天師)가 마왕을 물리친
신전으로, 함부로 열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그러자 홍신은 더욱 호기심이 발동하여 안내인을 거의 위협하여 열게
하였다. 문을 열어 보니 신전 한복판에 석비가 있었는데 그 뒷면에‘드디어 홍이 문을 열었구나’라는 글이 있었다.
홍신은 마왕이 석비에 있다고 생각하여 어서 석비를 파내라고 하였다. 한창 파내어 들어가자 갑자기 굉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다가 금빛으로 변하면서 사방팔방으로 흩어져 버린 것이었다. 이에 홍신과 안내인들은 넋이 빠져
있었다. 때마침 장진인이 돌아와서 “하지 말아야 할 짓을 저지르셨군요. 그곳은 마왕 108명을 가두어둔 곳입니다.
세상 밖으로 나왔으니 그들은 머지않아 나라에 큰 소동을 일으킬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장진인의 예견은 1121년에송강(宋江)이 농민반란을 일으킨 사건으로 증명되었다. 이처럼 복마전은 겉으로 드러나
지 않는 악의 소굴로, 사람들에게 해를 입히는 것이다. 부정부패, 비리의 온상지를 보통 복마전이라고 한다. 이는
떳떳하지 못한 짓을 저지르고 이를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도록 숨기기 위한 것이다.(이상 두산백과 참조)
보도에 의하면, 선관위가 감사원 감사에 대비해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해 왔다고 한다. 전남선관위는 감사 직전 관련 문서를 변조했고, 서울선관위는 증거가 되는 서류를 파기했다고 하며 2022년에는 내부적으로 승진 비리가 확인되자 감사원의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하고 버틴 사실도 드러났다고 한다. 심지어 김세환 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퇴직하면서 아들의 인사비리 자료가 담긴 노트북을 가져가 내용을 삭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한다. 기업은 물론 정부 부처 어디서도 상상할 수 없는 비리 사실 은폐가 서슴없이 벌어졌다니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대명천지에 이런 복마전이 또 있나 싶다.
선관위는 그동안 “헌법에 따라 선거 사무는 일반 행정과 구분되므로 감사원의 직무 감찰을 받을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 감사는 여론이 나빠지자 마지못해 채용 비리에 한해 받아들인 것이다. 그런데 그 제한적인 감사에서조차 800여건의 규정 위반이 밝혀졌고, 중앙선관위 사무총장과 차장이 은폐에 나선 사실까지 드러났다고 하니 간이 배밖에 나와도 한참 나온 셈이다.
선관위는 내부 비리를 은폐하기 위한 수단으로 헌법기관이란 명분을 내세워 감사원의 직무감찰을 받을 수 없다고 하면서 내부 감사로 충분하다고 주장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더구나 감사 과정에서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증거자료를 파기하는 뻔뻔스러움까지 보였다니 더 곪아 터지기 전에 빨리 채용 비리와 증거 인멸 관련자를 철저히 수사해 처벌하고, 감사원은 정기적으로 감사에 나서야 한다. 복마전이 비단 선관위뿐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