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배향미 씨, 이보성 씨와 건계정 산책을 갔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시원한 거라도 대접해야지’ 싶었다.
“콜라 드실래요?”
“네.”
향미 씨가 가장 먼저 대답했다. 아저씨도 “응.” 하며 카드가 있는 가방을 들어 보이셨다. 아저씨가 사고 싶다는 뜻일까 싶어서 여쭈었다.
“아저씨가 사주신다고요?”
“응!”
대답하는 목소리가 크다. 그리고 다시 카드가 있는 가방을 들어서 보여주셨다.
“그러면 아저씨가 오늘은 한턱 쏘세요. 제가 내려고 했는데 양보해야겠네요.”
“응. 허허.”
마트에 가서 콜라 세 캔을 사고 나왔다. 같이 나눠먹을 생각에 기분이 좋으신가 보다. 조그마한 가방에 콜라 세 캔을 넣고, 가방만 들여다보신다.
건계정에 도착해 산책을 하고, 그늘을 찾아서 앉았다. 아저씨가 가방에 넣어뒀던 콜라를 꺼내 향미 씨에게 하나, 보성 씨에게 하나를 건넸다. 보성 씨가 다른 곳을 보느라 콜라를 받지 않자 직접 콜라를 따서 주셨다. 세 분이 앉아 음료를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향미 씨가 아저씨께 뭔가를 건넸다. 아침에 구판장에 같이 가서 산 껌이었다.
“두 분 주고받는 모습 보기 좋네요.”
“네.”
향미 씨가 웃으며 대답하셨다. 향미 씨도 기분이 좋아 보인다.
요즘 부쩍 아저씨가 사람들과 뭔가 나누는 일이 늘었다. 콜라 한 캔, 껌 하나. 서로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다.
2024년 8월 23일 금요일, 구주영
한턱의 즐거움. 신아름
아름다운 사람들! 천국의 사람들! 월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