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이 다가왔나 봅니다
길거리에 낯선 사람들이 포진해서
노래를 하고 춤을 추고 웃음을 흘리고
교통체증과 소음으로 무질서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확성기를 통해 흘러나오는 노래는
왕왕거려서 후보이름따위 들리지도 않습니다
공약은 더더구나 무슨 소린지 하나도 귀에 안 들어옵니다
후보들이 아시는지 모르지만^^
아는 사람 하나가 후보로 나섰나 봅니다
지지해 달라는 문자가 왔는데
대략 난감 입니다
다른 후보들도 모르고
그 사람도 그닥 잘 알지는 못한다는 생각에
신경써서 후보들에 대해 알아봐야 겠다는 조바심이 듭니다
어제는 재원이랑 제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걷는데
선거운동하는이가 재원이한테는 명함을 주고
저는 안 주네요^^
아들이 어른스럽게 보인건 기분이 좋았는데
저는 투표도 안할사람같이 보였나 봅니다^^
시끄러운 거리를 뒤로두고 오면서
뜬금없이 소크라테스의 변명이 생각났습니다
저는 도무지 그 사람들이 확성기에 떠드는 소리가
무슨소린지 알수도 없고 판단할 근거도 확보를 못했습니다
제가 바라는건
어디 좀 널찍한 공터에 유권자와 후보들이 모여앉아서
궁금한거 묻고, 대답하고, 들어보고, 생각해보고
변명할것있으면 하고, 서로에게 말할 기회를 주고
그 과정에서 마음을 결정할수있게 했으면 하는겁니다
소크라테스가 자기에게 주어진 죄목에 대해
자기를 기소한 사람들과 군중을 향해
충분히 변론하고 대화를 나누는 과정을 가지고
(소크라테스가 깨우쳐줬다고 해야 맞는거겠지요...^^)
몇차례의 변론을 통해 자기의 무지를 반성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자신의 무고함과 지혜를 드러냈던 위대한 철학자가
그렇지만 적법한 재판장에서의 판결엔
악법도 법이다라고
사형에 덤덤히 응하는 모습에서
부러움이 드는건 왜 일까요
죽고싶어서 안달난 사람같이 변론아닌 변론을 해서
의아하게 느껴졌던 그의 변명들을
다 읽지도 못했고 이해도 어려웠지만
다른건 잘 못알아 들었어도
그가 젊은이들을 타락케했다는 혐의를 받은
그 민주적인 대화의 장은
오간 대화가 뭐였든 간에
참말 부럽습니다...
거창하게 나랏일과 선거 운운할것없이
제 코가 석자이니 저는 아무래도
재원이를 못살게 구는 고놈이를 불러내어
둘만의 길고 지리하고 기~~픈 대화의 장을 마련해봐야 될것같습니다^^
운동장 스탠드가 그나마 쪼매,
젊은이와 대화를 나누기에
적당해 보이는데 제 생각이 어때요?^^
싸움박질을 하려면 화장실뒤나 옥상으로~
연애를 하려면 학교 뒷산으로~
대화를 나누려면 운동장 스탠드로~
헤헤~~^^
우리반 엄마가 옆에서 보다가 조언을 해주었는데
그 해결책이란게 뭐냐하면
아이들이 중딩이 되면 경제관념이 생기기때문에
돈 얘기를 하면 멕힌다나요 ㅎㅎ
아이에게 진지한 얼굴로(절대 장난같이 보이면 안됨^^)
"재원이를 여지껏 기르고 가르치고 병원에 데리고 다니느라고
아줌마가 돈을 한 3억쯤 썼는데
네가 재원이 다치게하면 그 돈 나 줘야 한다~" 라고 하면
물어줄게 걱정이 되어 다신 안 그럴거라나요 하하~~^^
걱정해주는 마음은 고맙지만
그 멘트를 하기엔 제가 너무 실실 잘 웃어서
아무래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제가 아이보다 세곱절하고도 몇해를 더 살았는데
표면에 드러나는 일만 보고 아이를 판단해선
안되겠다고 마음을 다져봅니다
아무 이유없다고 생각하는건 어른들 시각이고
유치하고 이유같지않은 이유라해도
그 나이때는 심각한 이유가 될수도 있으니까요
승질을 누르고^^ 아이를 살살 달래서
뭐가 문제인지 들어봐야 겠습니다
제가 짐작이 가는건 녀석이가 부모님이 안계신지 어떤지
하여간 할머니와 같이 산다고 들었는데
아마도 재원이를 엄마가 학교에 따라 와서 살뜰하게 챙겨주는게
얄밉고 샘이 났을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초등학교때도 그런 이유로 괜히 심술을 부린 친구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나중엔 저랑 더 친해 졌지만요^^
문제가 뭐든 제가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야
풀릴 일이 겠지요...
혼자 세상 고민 다 짊어진양 고개 늘어뜨리고 다니다가
언뜻 푸른 나무들 사이로 너무도 아름다운 하늘을 보았습니다
'하늘색이 저렇게 예쁘구나...
저런 하늘을 머리에 이고
우중충한 생각만 했네... '
수급불류월 (水急不流月)
물은 급히 흘러도 그 속에 잠긴 달은 한가롭다
무슨일을 대하든 초심을 잃지않고 초연할 수 있기를...
오늘도 저희 생각과 말과 행위를
주님의 평화로 이끌어 주소서...
아침 기도중에 제일 간절하게 기도드리는 부분입니다^^
남은 하루도 주님의 평화속에 거하시기를 빕니다...
첫댓글 뚱이님의 진심이 통할거예요.대학다니는 큰아이가 며칠전 전화와서 그러더라구요. "엄마. 그애는 잘못한게 아무것도 없는데 그애가 너무 미워서 저 짧게 여행을 다녀와야겠어요 마음을 다스려보게요." 듣고는 질투다 싶더라구요. 산티아고길은 못걷더라도 내나라 문화유산이 있는 길을 하루 걸으며 마음을 다스리고 온다는데 마음이 흐뭇하대요. 그래 자신의 문제구나 싶어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만들어 홀로 여행을 가는 큰아이 나는 나를 얼마나 잘 달래고있나 반성도하고 ....뚱이님 재원이를 괴롭히는 그아이의 마음속이 헝클어져서 엄마도 보고싶고 재원이한테 질투도나고해서 그럴꺼여요. 정말 잘 해결되어서 등교길이 꽃길이되길....
날쌘돌이님은 참 좋은 엄마신것 같아요, 아이들 마음도 잘 알아주시고... 가끔 날쌘돌이님 글속에서 그런걸 발견할수가 있어요 그 아이가 단순히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거라면 좋겠어요..만약 안계신거라면 심술부려도 마음이 아파서 혼도 못내잖아요^^ 사춘기의 넘치는 호르몬을 주체못하고 심술을 좀 부렸는데 반성하고 그만두는거라면 제일루 좋겠어요
그 애가 나중에 철이 들어서 오래도록..미안해 할거네유....뚱땡님 전 몇달만에 성사를 봣어유^^ 어젯밤 꿈에 주먹만한 눈송이가 펄펄 내리는 곳에 서서 우아..하고 좋아하는 꿈 꿧는디..이렇게 성사 보고 맘 가벼워지는 꿈이엇나 봐유..ㅎㅎㅎ 좋아유^^ 뚱땡님 께서 평화를 빌어 주셔서 저두 성사 볼 맘이 들어왓나 봐유..감사해유^^
곡스어매는 이쁜 꿈을 잘 꾸네요^^ 순수한 영혼이라서 그런가봐요 그애를 보면 제가 미안해지기 시작했어요, 왜 그런지 모르지만 그렇게 됐어요...
뚱땡님~~아침부터 음식물 쓰레기 버리러 나갓다 왓는디 우리집 대문에 키가 꽃혀잇는 거에요........헉~누가 여기다 꽃아놧나~~키가 하나인디 범인은 저이지유.......밤새 키가 누가 와서 돌릴까바 얼매나..쫄앗을까아....저는 태평으로 잣는디유..ㅎㅎㅎㅎ.......건망증이 중증이에요 제 머리를 오함마로 한대 치믄서 정신 차려라!!!!해봅니다...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