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불심이 아주 깊은 두 고모님들을
따라서 구인사에 철야 염불을 하러 갔다.
철야정진이 뭔지는 몰랐지만 일단 새벽
3시까지 잠 안 자고 해야 한다고 하는 것에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걱정대로 힘들었다.
고모님은 관세음보살 염불을 하다가 법을
한다고 하시면서 여러 가지 방언과 비슷한
말씀도 하시면서 우렁차게 염불을 하셨다.
염불을 하는 동안에는 내 소원이 이루어지게
해달라고 계속해서 기도를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잡념을 비우고 마치 복잡한 시장에서
길을 잃어버린 아이가 엄마를 애타게 찾듯
그렇게 간절한 마음으로 관세음보살을 불러야
한다고 한다고 함께 간 고모님은 말씀하셨다.
그렇게 밤잠 안자며 하는 4시간 염불이 힘들었다.
물론 4시간을 가만히 앉아 염불만 하진 않았다.
앉아있는 게 힘들거나 너무 졸리면 일어서서
걸으며 경행 염불을 하기도 했고 다리를 펴고
앉기도 했고 어찌 되었건 4시간을 염불로 채웠다.
나는 염불 하는 것이 마치 스케이트 타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스케이트를
처음탈 때는 자주 넘어지고 전혀 즐겁지 않았다.
그러나 꽤나 오래 타게 되니, 균형도 잘 잡고
멋지고 빠르게 탈 수 있게 되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실력을 갖추고 즐겁게 타게 된 것이다.
염불도 그러하기에 처음부터 환희심이 생기거나
집중과 즐기게 되도록 잘되는 것만은 아닌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화력 좋은 불에 물을 올려놓아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야 만 물이 끓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인 것이니 21일 간만 죽었다고 생각하고 염불
하면 반드시 황황홀홀한 환희심의 경지를 맛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