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소 골목과 조명, 간판가게가 즐비한 ‘을지로’는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 투박한 느낌이 드는 곳이다. 몇 년 전부터 예스러운 분위기에 저마다 독특한 감성을 더한 가게들이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하며 동네의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지칭하는 ‘을지로 힙’이라는 단어가 생겨나며 을지로는 힙스터들의 성지로 불리고 있다. 마땅한 간판 없이 주로 건물 위층에 자리를 잡아 찾아가는 길이 다소 험난하지만, 이것 또한 을지로 힙의 일종이다. 투박한 건물 외관과 달리 문을 여는 순간 탄성이 터져 나올 정도로 나만의 아지트 같은 공간이 펼쳐진다.
스튜디오 브랜드 아조(AJO)에서 운영 중인 ‘After Jerk Off’는 낮에는 카페로 밤에는 바(Bar)로 두 가지 매력을 보여준다. 콘크리트 질감을 그대로 살린 인테리어 속 붉은 조명과 곳곳에 놓인 불상이 빈티지한 분위기를 물씬 자아낸다. 대표 메뉴 ‘애프터 커피’는 위스키를 넣은 아메리카노 위로 달달한 크림을 올려낸 알코올 커피다. 쌉싸름한 커피에 위스키의 알싸한 향이 더해져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짭조름하면서도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느껴지는 ‘김부각’은 저녁 시간에 안주 메뉴로 즐겨 찾는다. 카페 메뉴는 오후 7시 까지만 이용할 수 있으니 참고할 것.
식신TIP
위치: 서울 중구 수표로 42-21 4층
영업시간: 일 – 목요일 11:30 – 00:00, 금 – 토요일 11:30 – 01:00, 월요일 휴무
가격: 애프터 커피 7,000원, 김부각 10,000원
후기(식신 취급주의경고): 저는 낮이랑 밤에 각각 한 번씩 갔는데 분위기가 완전 다르더라구요. 저녁에 가면 조명이 켜져서 힙한 분위기가 제대로예요. 을지로에서 힙한 카페를 찾는다면 무조건 여기 강추!
‘창화루’는 만두 맛집으로 유명한 ‘창화당’에서 세컨 브랜드로 런칭한 곳이다. 천장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는 형형색색의 등불은 SNS에서 인증샷 대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표 메뉴는 매콤한 마라 육수에 쫄깃한 면발과 차돌박이가 어우러진 ‘차돌박이 마라탕면’. 처음 국물을 맛보면 혀가 얼얼할 정도로 맵지만, 뒤이어 느껴지는 이국적인 풍미와 깔끔한 뒷맛이 매력적이다. 얇은 만두피 안에 돼지고기의 풍성한 육즙이 가득 차 있는 ‘샤오롱바오’도 인기 메뉴다. 숟가락 위에 만두를 올린 후 젓가락으로 만두피를 살짝 찢어 흘러나오는 육수를 마신 후 간장에 찍어 먹는 방법을 추천한다.
식신TIP
위치: 서울 중구 을지로11길 26-1
영업시간: 매일 11:30 – 22:00, 평일 B/T 14:30 – 17:00
가격: 차돌 마라탕면 11,000원, 샤오롱바오(5개) 8,000원
후기(식신 연지곤지><): 분식을 표방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내공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만두류가 일단 합격점이고 볶음밥, 크림 새우 등도 나쁘지 않았다.
안세준 셰프가 매일 오전 시장에서 직접 고른 신선한 재료들로 음식을 준비하고, 어둑한 저녁이 찾아오면 손님을 맞이하는 ‘레드스타’. 소주부터 사케, 위스키, 생맥주, 칵테일, 와인까지 약 50여 가지의 주류가 마련되어 있어 애주가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대표 메뉴 ‘숙성 채끝 스테이크 비장탄 소금구이’는 두툼한 채끝 스테이크에 매쉬드 포테이토와 홀 그레인 머스터드가 곁들여 나온다. 숙성시킨 고기를 비장탄으로 구워 짙은 육향과 촉촉한 육즙을 한층 살려낸 점이 특징이다. 1인 1주류 주문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니 참고할 것.
식신TIP
위치: 서울 중구 수표로 48-12
영업시간: 매일 18:00 – 00:00, 일요일 휴무
가격: 숙성 채끝 스테이크 비장탄 소금구이 22,000원, 대구 바칼라와 구운 바게트 17,000원
후기(식신 야생수컷호랑이): 을지로에서 발견한 보석 같은 맛집. 안주보다 술 종류가 정말 많아서 저 같은 주당에게 정말 낙원 같은 곳입니다. 바 테이블에 앉아서 식사하면 정말 영화 심야식당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에요.
‘화담’은 을지로3가역 1번 출구 인근, 롯데시티호텔 맞은편 건물에 위치하고 있다. 벽돌처럼 보이는 문을 열고 들어서면 고급스러우면서도 모던한 공간이 펼쳐진다. 와인은 가볍게 즐기기 좋은 스파클링을 시작으로 로제, 스위트, 화이트, 레드 등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으며 보틀 단위로만 판매한다. 와인에 곁들이는 안주로는 떡볶이 양념에 떡 대신 중국식 당면 분모자를 넣고 크림치즈 감자를 올려낸 ‘띵호와 떡볶이’가 인기다. 매콤한 양념과 달달한 크림치즈 감자가 어우러지며 선사하는 중독적인 단짠의 맛과 쫄깃쫄깃한 분모자가 조화롭게 어울린다.
식신TIP
위치: 서울 중구 을지로9길 14 3층
영업시간: 매일 17:00 – 01:00, 일요일 휴무
가격: 띵호와 떡볶이 15,500원, 엄마손 샌드위치 13,000원
후기(식신 수지하트): 와인 바 같은데 가면 안주 가격이 너무 비싸서 조금 부담스러웠는데 여기는 저렴해서 이것저것 시켜 보기도 좋아요. 안주는 이름부터 너무 웃긴데 다른 곳에서 맛보지 못한 독특한 메뉴들이 많아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네욤!
사장님의 아버지가 생전 운영하셨던 설렁탕 집 ‘경일옥’에서 이름을 따온 ‘경일옥 핏제리아’. 로마, 나폴리, 뉴욕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퀄리티 높은 화덕피자를 선보인다. 대표 메뉴 ‘알트로 베르데’는 피자 도우 위로 싱싱한 루꼴라를 수북하게 얹어낸 비주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크림이나 토마토 소스 없이 그라나 빠다노, 리코타 두 가지의 치즈와 소금, 후추로만 간을 하여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쫄깃하면서도 짭짤한 피자 도우에 싱그러운 루꼴라가 끝 맛을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달걀 노른자와 생크림으로 맛을 내 꾸덕하고 진한 소스가 일품인 ‘까르보나라’도 피자와 함께 즐겨 찾는다.
식신TIP
위치: 서울 중구 을지로16길 2-1
영업시간: 매일 11:30 – 21:00, B/T(평일) 15:00 – 17:00, 일요일 휴무
가격: 알트로 베르데 22,000원, 까르보나라 14,000원
후기(식신 HIPSONG♥): 나폴리 세계 피자 대회에서 입상한 경력을 보유한 오너 쉐프가 새롭게 오픈한 화덕 피자 전문점으로 직접 장작을 이용하여 화덕에 불을 지펴 피자를 굽는다. 담백한 피자 맛이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