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유배문학관 개관 기념행사와 김만중 문학상 시상식에 다녀와서
11월 1일 남해읍 남변리에 세계최초로 건립된 유배문학관 개관 축하행사와 제1회 김만중 문학상 시상식에 참석을 했다.
조선조 200여명의 문무 대신들이 유배형(流配刑)에 처해져 남쪽바다 외딴섬에 유배되어 적소(謫所)에서의 고통을 글로 적어 문학의 꽃을 피웠다.
유배문학관에는 조선시대 사대명필인 안평대군(安平大君) 양사언(楊士彦) 한호(韓濩) 김구(金絿) 등 4인의 인물 중 자암(自庵) 김구 선생의 유품과 약천(藥泉) 남구만(南九萬)) 선생, 후송(後松) 유의양(柳義養) 선생 그리고 서포(西浦) 김만중(金萬重) 선생의 문학작품이 보관 전시되어 있고, 한국, 중국, 유럽의 대표 유배지도 소개되어 있다.
자암 김구 선생은 조선중기의 문신으로 1519년 기묘사화(己卯士禍)에 연루되어 남해에 유배되었고, <자암문집(自庵文集)>과 <자암필첩(自庵筆帖)>을 남겼으며, 약천 남구만 선생은 청구영언에 시조 “동창이 밝았느냐”가 실려 있고, <약천집(藥泉集)>을 남겼고, 후송 유의양 선생은 <춘방지(春坊志)>와 <춘관통고(春官通考)>를 저술했다.
서포 김만중 선생은 숙종 조에 대제학과 판서를 지냈고, 나라 일에 진력하고 정언을 함으로써 유림의 시기와 무함으로 남해 노도(櫓島)에 유배되고, 유배지에서 <서포만필(西浦漫筆)>을 비롯하여 홀로 계신 모친에 대한 효성 심으로 <구운몽(九雲夢)>을 써 드렸으며, <사씨남정기(謝氏南征記)>로 숙종의 깨우침을 유발시켜 방환(放還)이 된 조선조 불세출의 문신이다.
남해유배문학관 개관행사에 정현태 남해군수, 하영재 전 농림부 차관, 여상규 국회의원, 설성경 명예관장, 그 외 남해유지들과 유배문학관 담당자들 그리고 제1회 김만중문학상 심사위원들과 수상 작가들이 참석했고, 남해 풍물 단의 축하공연이 펼쳐졌다.
제1회 김만중 문학상에는 시 부문에서 공광규의 <지족해협>과 하성훈의 <겨울 나그네>가 금상을 수상했고, 수필에는 송명화의 <화선(火仙)>, 아동문학에는 김은수의 <도둑왕이 도둑 맞은 것>과 이우식의 <실뜨기 놀이> 소설에는 유연희의 <날짜 변경선>과 정덕종의 <백지에 대한 지질학적 탐구>가 금상을 받았고, 대상인 5000만원은 문호성의 <육도경(六島經)>이 수상했다.
희곡부문에서는 이원희의 <줄탁>과 이주영의 <그녀의 손가락>이 금상을 수상했고, 유배문학 특별상에는 한소전 남해문인협회 회장이 수상했다.
희곡부문 수상작으로는 냉장고 속에 들어있는 여인의 손가락을 가지고 추리극 형식으로 연극을 이끌어 가고 환상적인 마무리를 한 <그 여자의 손길>과 서포 김만중의 유배와 숙종 조 당시 정치적 상황 그리고 김만중의 모친 윤씨에 대한 효성 심을 희곡으로 그린 <줄탁>을 함께 선정했다.
<줄탁>은 병아리가 알에서 부화할 때 그 알껍질을 두드리는 소리에 어미닭이 부리로 알껍질을 쪼아 병아리가 밖으로 나오는 것을 돕는 <줄탁동기>에서 따온 제목으로, 깨우침으로 향하는 과정을 일컫는 불가에서 화두로 사용하는 단어다.
이름 그대로 김만중 문학상 희곡부문에서 작품을 선정하는 것이기에 서포 김만중의 유배와 연관된 희곡 이원희의 <줄탁>이 작품성에서나 문학성 그리고 완성도에서 탁월함을 보였기에 으뜸으로 선정하고, 이주영의 <그 여자의 손길>을 버금으로 뽑아 두 작품을 제1회 김만중 문학상 희곡부문 당선작으로 정했다.
그런데 주최 측이 희곡부문 공모작을 장막이 아닌 단막으로 응모토록 하였기에 단막극을 5000만원의 대상작으로 선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소설부문에 응모작인 문호성의 육도경(六島經)을 대상작으로 선정하고 희곡부문에서는 <줄탁>과 <그 여자의 손길>을 공동수상인 우수작으로 선정했다.
다만 다음해부터는 김만중 문학상 희곡부문을 장막극(長幕劇)으로 바꾸어 공모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1회 김만중문학상 심사위원으로 현기영 전 문예진흥원장, 김흥우 남해국제탈공연예술촌장, 김태수 한국희곡작가협회 이사장, 한후남 수필가, 양미경 수필가, 임신행 아동문학가와 역시 아동문학가인 김태두, 이한영 심사위원과 희곡심사를 한 필자가 참석했다.
김만중 유배문학관의 개관을 축하하고 김만중문학상으로 대한민국의 문화예술이 한 단계 상승하기를 기원하며, 남해군의 무궁한 발전과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하고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2010년 한국희곡문학상 심사위원장 극작가/연출가 박정기(朴精機)
첫댓글 오래간만입니다. 좋은 글로 친절한 안내를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좀 자주 들려 주십시오.
좋은 소식과 김만중 문학상의 문제점까지, 소상한 정보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