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모처럼 야외에서 예배를 드렸다. 장소는 수원 화서동에 위치한 농촌진흥원이다. 선
발대로 출발한 봉철 형제 가정 덕분에 좋은 위치에 지체들이 함께 모일 수 있었다. 장소 답
사를 갔던 형제들이 찍어 둔 장소이기도 했다.
하늘에는 실구름 사이로 푸른 봄볕이 가득했다. 눈앞에 융단처럼 펼쳐진 초록 잔디 위를 연
두색 티셔츠를 함께 맞춰 입은 주일학교 아이들이 쫄망쫄망 뛰어 다니고 있었다. 줄 풀어 놓
은 강아지 같은 모습에 주일학교 아이들도 부모들도 마냥 즐거웠다.
처음 찾아 가는 장소였지만 형제자매들은 소속 모여 들었다. 중고등부를 가득 태운 봉고가
도착하자 예배가 시작되었다. 지선 형제의 통기타 반주에 찬양 소리는 우거진 나무 사이로
울려 퍼졌다. 야외에서 부르는 지체들의 목소리는 닫힌 공간에서 보다 맑았다.
대흥 형제님이 준비한 메시지는 짧았지만 깊이가 있었다.
"우리가 이같이 너희를 사모하여 하나님의 복음으로만 아니라 우리 목숨
까지 너희에게 주기를 즐겨함은 너희가 우리의 사랑하는 자 됨이니라[살전 2:8]"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가까움을 아신 주님은 요한복음 13장에서 17장까지 제자들에게
새계명을 남기신다. 새계명이 무엇인가?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요 13:34]"
새계명은 제자들이 서로 사랑하는 것이다. 주님께서는 서로 사랑하는 그 곳에 거하시겠다
고 말씀하셨다. 우리 안에 거한다는 말씀은 누차 반복해서 하셨다. 15장 포도나무 비유에
서도 그렇고 17장의 기도에서도 강조하셨다.
주님으로 말미암아 우리들은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할 때 주님께서
는 우리 가운데 거하시며 또한 행하신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통해 또한 주님의 사역을
행하신다. 이를 위해 주님께서는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셨다.
데살로니가전서 2장 8절의 바울 형제님의 “우리 목숨까지 너희에게 주기를 즐겨함은”이
라는 고백에서 ‘목숨’이라는 단어는 영어로 'lives'이다. 삶과 생활의 전부라고 이해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교회 안에서 하나됨을 이룬다는 것은 삶과 생활의 전부를 형제자매들을 위해 주는
것을 즐겨하는 것이다. 주님과 형제 자매들, 혹은 성경을 지식적으로 아는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삶이 주어지는 관계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이 사랑을 위해 주님께서 죽으셨다.
메시지 이후 지체들은 함께 떡과 잔을 나누었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행했던 그 곳에도
잔디가 많았다고 기록되어 있다(요6:10). 야외에서 떡과 잔을 나누는 모습에서 떡과 고기
를 축사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나눠주던 주님의 모습이 오버랩 되었다.
이날 야외예배에는 수원 화서동에 살고 있는 최기준 형제님과 아들 최현우 그리고 현우
형제와 성경공부를 하고 있는 두 명의 대학생이 함께 했다. 신약교회 관련 교제를 하던
중 마침 형제님의 집과 가까운 장소에서 야외예배를 가지게 되어 모임에 초청될 수 있었다.
이후 이어지는 게임과 운동경기에서 주일학교 아이들이나 중고등부, 청년들, 어른들 할 것
없이 모두 신나게 뛰어 다녔다. 항상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팻말 뒤의 잔디만을 보아오던
터라 부드럽게 밟히는 잔디의 감촉에 모두들 들뜬 모양이었다.
다들 싸온 도시락을 펼쳐 배부르게 점심을 먹고, 또 그만큼 배부르게 교제를 나누고, 봄볕
에 팔등이 발갛게 그을리는 것도 모른채 잔디 위를 뛰어 다니고 나니 어느새 오후 네 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모처럼인지라 더 즐거웠던 야외예배였던 것 같다. 우리가 기쁨으로 만나 함께 떡과 잔을 나누
고, 교제하며, 뛰어 노는 관계 속에 주님께서 함께 하셨음을 믿는다. 교회가 주님 안에서 더
욱 사랑하는 관계로 세워지고 성장하길 진심으로 소망한다.
첫댓글 기도 안부인사에서 사람나무님께서 올린 내용처럼 수원 화서동 농촌진흥원에서 야외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 날 쓴 후기였는데..., 안부인사도 있고 해서 이 곳 으로 옮겨 올립니다. 샬롬.^^
샬롬! 글을 읽으면서 형제님의 기록하고 전달하는 실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주님의 원하시는 바가 이루어지길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