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모 주교의 명상 칼럼] 명상의 자세와 장소(1)
미소를 머금은 가부좌 자세
◇ 처음 명상을 할 때는 되도록 바닥에 앉아서 명상할 것을 권한다. /출처=셔터스톡
명상을 처음 시작할 때는 명상의 장소와 함께 명상의 자세가 중요하다.
명상하는 자세를 바로 잡고 명상을 하면, “아 내가 지금 명상을 하고 있구나” 하는 의식이 들어서 명상을 집중적으로 그리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명상을 할 때는 바닥에 앉아서 해도 좋고, 의자에 앉아서 해도 좋고, 누워서 해도 좋다. 그러나 처음 명상을 할 때는 되도록 바닥에 앉아서 명상할 것을 권한다.
바닥에 앉아서 할 때는 결가부좌 혹은 반가부좌가 좋다.
결가부좌는 왼쪽 발은 오른쪽 넓적다리 위에 놓고, 오른쪽 발은 왼쪽 넓적다리 위에 놓고 앉아서 오른쪽 손등을 왼쪽 손바닥 위에 놓고 모아서 아랫배에 살짝 가져다 놓는다. 혹은 손바닥을 위로 향해 무릎 위에 놓아도 된다.
결가부좌는 매우 안정된 자세여서 이 자세를 흔히 다이아몬드 자세라고 부른다. 그러나 의사들은 무릎 관절이 안 좋을 수 있어서 되도록 결가부좌 자세를 오래 취하지는 말라고 권고한다.
무릎이 안 좋거나 신체 구조상 결가부좌가 어려운 사람은 반가부좌를 해도 좋다. 반가부좌는 우리가 흔히 앉는 양반다리라고 이해하면 된다. 의사들은 결가부좌 대신에 반가부좌 혹은 양반다리 자세를 권한다.
그러나 나는 다리가 긴 사람이나 허벅지가 비대하지 않은 사람은 결가부좌를 하고 명상을 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바닥에 앉을 형편이 안 되면 의자에 앉아서 해도 된다.
바닥에 앉든 의자에 앉든 명상을 할 때는 허리를 똑바로 세우고, 어깨와 목에 힘을 빼고, 몸과 마음을 이완시킨 다음 얼굴에 살짝 미소를 띠고서 혀를 윗니 뒤쪽 입천장에 가볍게 갖다 댄다.
명상할 때 얼굴에 미소를 띠면, 마음이 긍정적으로 작용하여 명상을 훨씬 더 효과적으로 즐길 수 있다. 왜 그럴까?
그것은 아마 기분이 좋을 때, 마음이 편안할 때, 그리고 행복할 때 미소를 짓곤 하던 선조들의 경험이 우리의 DNA에 입력되어 있어서, 우리가 명상할 때 미소를 띠면 그런 선조들의 경험이 우리의 정서 속에서 되살아나기 때문일 것이다.
누워서 하는 명상은 주로 이완을 목적으로 하는 명상일 때 할 수 있지만, 일반 명상일 때는 명상이 아주 숙달됐을 때나 가끔 하는 것이 좋다.
명상의 장소는 명상이 익숙해진 다음에는 어느 곳이든 괜찮다. 예를 들면, 지하철이나 복잡하고 시끄러운 시장바닥도 괜찮다.
그러나 명상을 처음 시작할 때는 되도록 자신만의 조용한 공간이 좋다. 그리고 휴일이나 시간을 낼 수 있는 날이면 반드시 자연과 접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서 명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이유는 인간이 의식하기만 하면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기운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신비하고, 장엄한 자연 환경은 우리의 내면에 보이지 않고 존재하고 있는 영성에 스위치를 켠다.
그것은 우리를 감탄하게 만들고, 경외감을 일깨우며(awe-awakening), 때로는 감정을 주체하기 어렵게 눈물을 흘리도록 만들기도 한다. 자연의 경이로움에 대하여 경외(awe)하면서부터 인간의 마음이 열리고 영성(spirituality)이 성장하게 된다.
신비하고 고요하며 아름다운 자연은 초월 욕구가 있는 인간의 상부 무의식을 건드리는데 이것은 명상을 위한 아주 좋은 환경이다. 몇몇 장소를 예로 들어보겠다.
1) 바람소리, 새소리,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가 들리는 계곡
2) 고요하고 아름다운 호숫가, 평화로운 산꼭대기
3) 철썩이는 파도소리가 들리는 바닷가
4) 나무 사이로 밝게 비치는 달빛이 보이는 곳
5) 한적하고 인적이 드문 산속
6) 종교가 있는 사람이라면 촛불이 켜져 있는 제단
7) 상상의 신성한 곳(sacred place)
상상의 신비한 곳은 실제가 아닌 상상 속에서 가서 앉아 명상하는 곳을 말하는데, 내가 명상할 때 상상 속에서 찾아가 명상하는 몇몇 장소를 다음 주에 소개해 보려고 한다. <계속>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