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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발랄-푼수…난 색깔이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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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고 공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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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화선 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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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김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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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 춘추 전국시대.' 올해 여우조연상 후보들은 외모에서나, 연기에서나, 경력에서나 저마다 다른 개성을 뽐내고 있다.
'화산고'에서 공효진의 역은 '웃지 않는' 검도부의 부주장. 젓가락 하나만 있어도 무서울 게 없는 내공과 카리스마의 소유자다. 이
영화를 위해 매일 2~3시간씩 5개월 동안 검도수련까지 했다는 공효진은 특유의 터프걸 이미지에 딱 맞는 괄괄한 연기로 영화에 감칠맛을 더했다.
'취화선'에서 김여진의 역할은 장승업과 동거하는 억척 여인. 옛날엔 기생이었고, 이젠 같이 사는 남자를 먹여살려야 하는 한많은
여자다. 남편에게 바가지를 긁는 김여진의 역할은 진중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취화선'에서 관객들이한 템포 쉬어갈 수 있도록, 숨을 돌리게 하는
캐릭터다. 김여진은 롱테이크로 찍어야 하는 장면들에서 긴 대사를 힘에 부치지 않고 줄줄 쏟아내는 신들린 연기로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폰'은 TV에서 주연급 연기자로 성장한 김유미의 첫 영화 출연작. 악령에 씌운 딸과 가정을 지키려는 중산층 주부를 맡은 김유미는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드라마틱하게 변하는 캐릭터를 잘 소화해냈다. 영화 초반에는 '디 아더스'의 니콜 키드만처럼 차가우면서 정숙한 주부이지만,
후반에는 자신의 남편과 그와 바람 핀 여자, 또 자신의 친구까지 죽이려는 악녀의 모습까지 드러내는 역할을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표현했다는
평.
중독 박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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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특사 송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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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있는 TV연기로 호평을 받아온 박선영에게 올 한해는 영화계에서 그 역량을 넓혀온 시기. '중독'에서 박선영은 형수를
사랑하는 남자친구를 끝까지 보듬어주는 여자로 나와 차분한 연기를 펼쳤다. '묻지마 패밀리' 이후 두번째 영화이지만, 함께 연기한 영화계 대스타
이미연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안정된 연기를 보였다는 평.
잇딴 영화 출연에도 호평을 받지 못해 가슴앓이를 해온 송윤아는 '광복절 특사'로 홈런을 친 경우. 평소 쌓아온 지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사랑에 울고 웃는 푼수떼기 역을 맡아 코믹연기를 선보였다. 한없이 망가지는 역할이지만, 관객이 결코 미워할 수 없을 만큼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만들어냈다는 평이다. 또 송윤아는 이 영화에서 가수 뺨치는 노래 솜씨까지 뽐냈다. 그녀가 부른 강애리자의 '분홍 립스틱'은
요즘 휴대폰 벨소리에서 최고 인기곡으로 떠올랐을 정도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