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의 봄꽃축제에 가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집을 나섰다.
버스로 다녔던 한택식물원을 자가용으로 가자니 절로 신이 난다.
용인시가 나서서 연 축제라서 입구부터 부산하다.
관람가이드를 펴 들고 꽃길을 걷는다.
병아리같은 어린이가 떼를 지어 가니 냇가에 즐비한 산괴불주머니를 닮았다.
드문드문 피어있는 꽃은 이름도 까다로운 외래종이라 흘깃 쳐다보기만 하고 우리의 야생화에 시선을 둔다.
아! 얼레지가 있다. 2년 전, 소백산에서 첫대면을 한 얼레지를 여기서 만나다니.....반갑기 그지없다.
얼레지는 해를 거듭할수록 뿌리가 깊어지고 잎을 따면 영양분이 없어지기 때문에 싹을 틔울 힘이 없어지는 아주 예민한 꽃.
얼레지 씨앗을 심은 지 1년이 됐을 때는 동전보다 작은 잎 한 개만 올라오고 6년째 되는 해에 비로소 꽃을 피운다는 귀한 몸 ,얼레지
오늘의 방문은 그래도 보람이 있다. 지난달에는 겨우 복수초만 보고 갔는데....
이 꽃이 뭐였더라? 비슷한 꽃이 많아 헷갈리는 꽃 양지꽃? 왜미나리아재비?
아~ 동의나물이었구나.
깽깽이풀 내 디지털카메라로는 3각을 세워 찍어야 하는데...
족도리풀이다. 사진으로만 보아오던 족도리풀을 목전에서 만나니 반갑기 그지없구나. 그러나 주저 앉아 드려다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꽃.
괭이눈...
지난달에는 선명하게 무리지어 피던 꽃이었는데 벌써 빛을 잃었다.
이밖에도 금낭화가 있었지만 모른척 했다. 꽃이 필 때는 예쁜데 시들어서....미안...
삼지구엽초... 가지 셋에 잎이 아홉인 삼지구엽초를 보았을 때는 감상하느라 사진 찍는 걸 잊었다.
이런 걸 찍으려면 성능 좋은 카메라여야 하는데...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진달래가 분홍 안개로 사방을 감싸고 있다.
오늘의 방문객은 거의 어린 손님들
아! 히어리가... 그리고보니 히어리의 만남도 처음이고 전번에 보았던 풍년화는 보이질 않는다.
수선화가 징그럽게 큰데 이곳에는 15종의 수선화가 있다고 들었다.
카랑코에 키가 작아서 우스워, 우리집의 꽃은 훤출해서 예쁜데....
이쪽엔 붉은 매화가, 저쪽엔 흰매화가 은은하고 꽃잎은 땅에 하얗게 수를 놓았다.
두어시간을 돌고 나서 다리도 쉴겸 늦은 점심을 먹었다. 홍 시인은 순대국밥을, 나는 파전에 막걸리 한 사발을 마셨는데 홍 시인은 운전하는 수고를 하는 사이 나는 달콤한 잠에 빠졌다. 예의가 아닌줄 알면서....
어쨌든 오늘의 나들이는 좋았고 다리도 하루하루 나아가는 느낌
집에 도착하자마자 끊어졌던 잠을 이어 한숨 푹 자고 일어났더니 상쾌하다.
오늘은 사진이 신통찮아서일까 기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
출처: 그대 그리고 나 원문보기 글쓴이: 보견심
첫댓글 정열이 부럽습니다...^^
보견심님, 다리도 아프신데 또 이렇게 꽃구경을 다니셨군요. 가만히 앉아서 예쁜 꽃들을 보자니 감사하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하고.....
내가 가진 거라고는 시간과 정열....참나리님은 그 자리에서 언제나 보람있는 일을 하잖아요?
담주쯤에 가봐야겠네요. 구경 잘 했습니다~ ^^*
봄나들이를 한택 식물원에서 하셨네요. 정성껏 찍어주시고 얘기 덧붙여주신대로 한바퀴 돌아내니 제가 거기 다녀온듯 합니다.
부지런하신 보견심님 덕분에 용인봄꽃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느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