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춘덕, 가족 24-16, 고향 방문
점심을 먹고 북상으로 향했다.
어버이날에 고모님을 뵙고 4개월 만이다.
아무것도 사 오지 말라던 고모님은 “그라만 치킨 한 마리 튀겨 오던가.” 하셨기에 어르신 입맛에 맞춘 달고 짭짜름한 마늘 간장 치킨을 사서 출발했다.
마을 입구 당산나무 근처에 주차하고 고모님 댁까지 걸어서 올라갔다.
“고모님, 나 왔어요.”
하지만 고모님은 안 계셨다.
다시 골목길을 내려와 경로당을 찾았다.
하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디 가셨지? 집에도 없고, 경로당에도 없고. 혹시 밭에 갔나?”
아저씨와 산길을 걸어 사과밭에 가보았지만, 그곳에도 고모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거창 사는 큰아드님과 통화하니 손주가 차로 고모님을 모시고 읍에 볼일이 있어 나갔다고 했다.
고모님은 춘덕이 온다고 안 된다고 하셨다는데, 오늘 보지 않으면 안 될 관공서 업무가 있었다면서 손주에게 연락을 받았다.
“고모님 치킨 드시라고 마루에 놓고 간다고 전해줘.”
“예, 할머니께 그렇게 전해드릴게요. 늦게라도 모셔다 드릴 거니까 걱정마세요.”
결국 고모님을 뵙지 못하고 고향으로 향했다.
김 한 상자와 큰돈은 아니지만 제사 비용에 보태라고 5만 원을 봉투에 넣었다.
동네 어귀에서 어르신을 만났는데, 정확히 백춘덕 아저씨를 기억하고 계셨다.
큰집에는 형수님 돌아가시고 조카 내외가 살고 있다.
명절 앞에 사과 낸다고 바쁜 와중에 겨우 얼굴을 마주했다.
“아재, 올해는 벌초 못 하셨지요?”
“못 했지. 풀이 지서 엉망일 텐데, 못 하지.”
“어딘지만 알면 제가 할게요. 날 추워지고 풀이 죽으면 같이 가보지요.”
“알았어. 그때 한 번 더 오지 뭐.”
“읍내 주소 알려주시면 이제는 저희가 찾아뵐게요. 어머니 살아 계실 때는 아재가 오시는 게 맞지만, 돌아가셨으니 저희가 아재를 찾아뵙는 게 도리인 것 같아요.”
“그래, 그럼.”
“지숙이 누나가 추석에 올지 모르겠어요. 어머니 안 계시니 오기가 어렵겠지요. 혹시라도 거창 오면 아재 댁에 인사하러 갈 겁니다.”
아저씨는 조카 내외에게 집 주소를 알려주었다.
조카는 집에 가서 드시라며 홍삼과 사과즙을 선물했다.
2024년 9월 11일 수요일, 김향
형님과 형수님이 안 계시니 고향 가는 일도 줄겠습니다. 조카분이 찾아뵙는다고 하니 고맙습니다. 신아름
고모님 못 봬서 아쉬웠겠어요. 조카분 말씀이 참 고맙습니다. 명절이 이래서 있구나 싶습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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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김향 선생님이 매번 찍은 사진에 고모님이 없으니 허전하네요. 명절 맞아 어른들 찾아뵙고 용돈 챙겨드리고 조카 노릇 하는 게 당연하고 마땅한 일인데 요즘은 아무나 할 수 없는 특별한 일이 되는 것 같습니다. 백춘덕 아저씨가 어른들 챙기는 것 보며 많이 배웁니다. 조카들이 아저씨를 잘 챙기네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