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판타지] 정령사 레인 20편 [악 마법사의 음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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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정령사 레인 20편 [악 마법사의 음모]


가륜은 슬퍼하고 있었다. 레인은 그런 가륜을 보며, 안쓰러운 마음을 접을 수 없었다.


" 나라면, 그런 마왕 따위와는 계약하지 않았을 건데. 그냥 평범하게 살아간다고 해도 말이요. 하지만 당신은 대단한거요. 그런 용기가 있다니. "

" 날 조롱하려면 하시오. 하지만 알아두시오. 마왕도 ... 아무와 계약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나도 마왕과 계약하기 위해 땀을 흘렸소. "


레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바론은 이야기가 길어질 것을 예상하고, 가륜과 일행을 데리고서는 어느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 안에는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레인은 간단한 음식을 시켜두고, 가륜에게 물었다.


" 마왕과 계약했다고요? 그렇다면, 마왕과 계약해서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


가륜은 뜸을 들이더니, 옆에있던 물을 한 모금 마시고서는 말했다. 그 물은 가륜의 입 속으로 들어가 목을 축축히 적시는데 충분했다.


" 계약해서 좋은 점이라 ... 당신, 내가 벌거벗은 채로 있다가 옷이 생겨나는 것을 보았을 거요. 바로 그것이죠. 마왕은 내가 원하는 소원을 들어줍니다. "


크리스틴은 순간 탄성을 질러댔다.


" 우아 - 그럼 정말 대단한 거군요. 당신은 전혀 저주 받은 사람이 아니에요. "


가륜은 위로의 말에 흐느끼며 웃었다. 그리고 마땅히 할 일이 없자, 물을 한 번 더 마셨다. 이윽고 음식이 나왔으나, 일행은 별로 먹고 싶은 마음이 없는 듯 보였다. 바론이 말했다.


" 싸가도 되나요? "


일행은 짤막히 인사를 하고서는 지나갔다. 바론은 급히 봉지에 음식을 담기 시작했다. 역시 버리긴 아까운 음식들 이었다.



밖으로 나오자, 해 맑은 풍경이 보였다. 그런 풍경들은 가륜의 쓰라린 마음을 없애버리는데 충분한 활역소로 작용하고 있었다.


" 가륜 - 가륜 - ! "


저 멀리서 가륜을 부르는 남자가 보였다. 멋진 청년, 그러나 정신적으로는 아주 악한 악 마법사로 통하는 사람이었다. 그 악 마법사는 일행 앞에, 아니 가륜 앞에 섰다.


" 악 마법사네. 여긴 무슨 일이야? "


가륜이 말하기 전에 레인이 악 마법사의 악한 생각들을 차단해 버렸다.


" 이 곳에 저주 받은 사람, 가륜이 있다고 해서 왔다. 가륜, 자네는 정말 나와 무언가 통해 ! 딱 한 번 보았더니, 자네인 줄 알겠구만. "

" 난 당신을 모릅니다. "

" 껄껄껄. 상관 없어. 오늘부터 당신은 나와 친구야 ! 당신은 마왕과 계약했다니? 나도 속성이 ' 악 ' 이라네. "


가륜은 주먹으로 악 마법사의 얼굴을 세차게 쳤다.


" ...... 감히 내 얼굴에 손을 대? 죽고 싶어서 환장을 했군. "


악 마법사는 간단한 초급 마법, 파이어 볼을 시전했다. 그러나 가륜의 육체 속에서 마왕이 끌려 나오더니, 파이어 볼을 반사시켜 버렸다. 반사 된 파이어 볼은 악 마법사의 옷 자락을 태웠다.


" 으으으 ...... 내가 악 마법사지만, 불 계열에도 능통하다. "


악 마법사는 다시 한 번 파이어 볼을 날렸다. 이번엔 하나가 아닌 약 스무 개의 파이어 볼을 날려대고 있었다.


" 엔다이론. "


레인은 급히 물의 상급 정령, 엔다이론을 소환했다. 엔다이론은 당장 파이어 볼 속으로 뛰어들어서 불을 식혀버렸다. 가륜에게 날아오는 것은 뜨끈뜨끈한 불이 아닌, 시원한 물이였다.


" 엔다이론, 얼음 공격. "


엔다이론은 입에서 살기가 느껴지는 얼음을 만들어 냈다. 그 얼음은 뾰족하기가 이를 데 없는 아주 무시무시하게 생긴 칼날 같은 얼음 이었다.

그 얼음은 악 마법사의 심장 부위에 정확히 꽂혔다. 악 마법사는 잠시 동안 멍 하니 서 있었다. 그리고 다시 정신을 차렸다.


" 제, 제기랄. 받아라. 마그마 블레스트. "


마그마처럼 후끈후끈 타 오르는 불길이 가륜을 엄습했다. 마왕이 다시 가륜의 앞에 섰으나, 그대로 녹아버려서 마계로 돌아갔다.


" 마, 마왕 ! "


가륜은 마왕을 불렀다. 하지만 마왕은 피로한지, 반응이 없었다.


" 레인, 봤지? 너도 저렇게 만들어 줄 수 있다. "


가륜은 마왕이 정신차리길 고대하며, 마나를 모으고 있었다.


" 마왕이 정신 차릴 때까지는 내가 버텨줄 수도 있지. "


크리스틴이 가륜의 앞에 나섰다. 크리스틴은 얼음의 정령, 그류페인을 소환했다.


" 그류페인, 혼쭐을 내줘. "


그류페인은 얼음의 여왕 같았다. 그리고 정령이지만, 모습도 상당히 아름다웠다. 그류페인은 급히 날아가서 악 마법사의 머리에 얼음 바위를 소환했다. 얼음 바위는 그대로 악 마법사의 머리에 내리 꽂혔다. 악 마법사는 꽤나 고통스러워 했으나, 마나를 다룰 줄 아는 사람에게는 아직 약과인 공격이었다. 그류페인은 심호흡을 한 뒤, 다시 악 마법사에게 차가운 냉기를 보냈다.


" 좋아, 잘하고 있어. "


그류페인은 얼음으로 된 소드를 생성했다. 소드를 휘두를 때마다 ' 콜드 빔 ' 이 시전 되었다.
악 마법사는 심하게 고통스러워 하고 있었다.


" 됐다. 마왕이 다시 힘이 생겨났다. "


가륜은 대지의 상급 정령, 노에스를 소환했다. 노에스는 악 마법사 주위에 지진을 일으켜서, 악 마법사의 모습에 인상깊은 창피와 모욕을 주었다. 실로 악 마법사가 중심을 잡으려고 하는 모습은 하나의 코미디 였다.


" 강하게 공격해. "


노에스는 몸으로 부딪히면서 공격했다. 노에스가 워낙 단단한 지라, 심한 충격이 악 마법사에게 쏟아지고 있었다.


" 그런데 가륜, 마왕은 직접적인 공격을 못하는 건가? "


바론이 물었다.


" 그건 사람마다 다릅니다. 마왕의 힘이 강해지면, 무리하다 싶은 부탁도 이루어 지고는 합니다. 때문에 아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게 됩니다. 혹은 싸우는 도중 상대 팀을 악화시킬 수도 있구요. "


가륜은 대답을 하면서 악 마법사에게 강한 타격을 주었다.


" 크으으으 ... "


악 마법사의 입술이 아래 위로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 이 녀석들 날 정말 ... 정말로 짜증나게 하는군. 모조리 죽여버리겠다. "


악 마법사는 이내 모습이 변했다. 일단 쭉 펴 있던 허리가 굽었고, 얼굴은 쭈글쭈글 늙어졌다. 그래서 미남 청년에서 노인으로 어느 덧 변해 있었다.


" 이게 내 본 모습이다. 악 마법으로 내 형태를 변환 했지만, 형태를 변환하면 내 능력이 약간 감소하더라구. 이제 너희들은 죽었다. 나는 이 시점을 통해 다시는 청년으로 변하지 않을 것이다. 참고로 내가 본 모습, 말하기 부끄럽지만, 노인일 때의 능력이 8써클 마법사 ! 인간의 한계에 다다른 마법사다. 새드도 불쌍하게 됬군. 대충 라이벌 의식이 있긴 하지만 내 본 모습으로 돌아왔으니 ... 새드도 날 이기긴 힘들겠어. 우하하. "


악 마법사가 비록 늙어졌고, 허리가 굽어졌다지만, 더욱 밀려오는 공포감은 어디서 나온 것일지 ... 일행은 느낄 수 있었다.


" 지금 당장 너희들을 죽여주마. 악 속성에도 능통하지만, 일단 불 속성이 주로 공격하는 것이니, 정말로 한 번 뜨거운 맛을 보여주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