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동기생 친구 한명이 나를 카카오톡 채팅방으로 초대하면서
자신이 논두렁과 밭두렁을 찾아 다니면서 찍은 사진 몇점을 올려놓았다.
주로 야샹화 사진인데 아마도 사진에 취미가 있는 모양이다.
어릴 때 시골에 살 때는 두렁이란 말과 논두렁 밭두렁 소리도 자주 들었으나
도회지로 나오고 난 이후로는 좀체로 들어보지 못한 단어이다.
두렁의 사전적 의미는 '논이나 밭 가장자리에 경계를 이룰 수 있도록 두두룩 하게 만든 것'으로
돼 있다.
요즘은 웬만한 시골에도 경지정리를 하여 논밭들이 바둑판처럼 네모 반듯반듯 하다.
따라서 논두렁도 직선으로 돼 있어 온화하고 부드러운 시골정서와는 어울리지 않고
매정하고 차가운 느낌을 준다.
옛날 산골 논밭들은 비탈진 언덕봬기에 다랭이 논밭으로 돼 있어 밭두렁이나 논두렁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모심기를 할 때는 동네 사람들이 품앗이로 한데 뭉쳐
모내기를 했다. 모심기를 할 때 못줄을 잡는 사람은 대개 아이들이 잡았는데 맞은편 두렁에 서서
못줄을 잡고 있었고 무논에 들어선 사람들이 모를 다 심으면 "자아 못줄 넘어간다!"하면서
다음열로 넘기곤 하였다.
중참때나 점심때가 되면 사람들이 논두렁으로 나와 둘러 앉아 바가지에 담아 주는 흰쌀밥과
감나무 잎에 얹어주는 간갈치 한 동가리와 짠 김치로 그야말로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먹어치웠다.
모시기가 끝나면 논두렁에다 작대기로 구멍을 내고 거기다 콩을 심었는데 이를 논두렁콩이라 했다.
농토가 부족했던 우리 조상들이 땅 한뼘이라도 가꾸어 먹어려고 했던 애절한 소망의 논두렁이다.
몇년전 중국 운남성에 갔을 때 찍은 논두렁 사진을 몇장 올린다. 사진을 올리려고 하니 용량이 너무 커서 1장이상 불가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