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지대교를 건너면 강화도 남부 해안도로를 따라 역사 유적지와 특유의 은빛 갯벌, 너른 들판과 작은 포구를 두루 눈에 담을 수 있다. 초지진, 덕진진, 광성보는 19세기 외세의 침략으로 몸살을 앓았지만 지금은 깔끔한 공원으로 단장되어 있다. 작지만 아름다운 선두포구에서는 값싸고 싱싱한 회를 즐길 수 있고 장화리 바닷가는 낙조로 유명하다. 내친 김에 외포리까지 달리면 배를 타고 석모도로 건너갈 수 있다 . 이번 주말엔 한번 겨울 바다와 낙조가 멋진 그곳으로 떠나보자. | |
강화도 가는길에 숨통이 트였다. 주말이면 김포 입구부터 꽉꽉 막히기 일쑤였지만 2002년 여름 제2강화교인 초지대교가 놓인 데 이어 최근에는 김포길이 왕복 6~8차선으로 넓어져 이전보다 오가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초지대교를 건너면 강화도 해안도로를 따라 역사유적지가 이어지고 강화도 특유의 은빛 갯벌과 너른 들판, 작은 포구와 겨울 철새를 두루 눈에 담을 수 있다. 강화 남단을 아우르는 이 코스는 소박하고 정겨워서, 겨울 풍경도 따스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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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더 아름다운 선두포구와 은빛 갯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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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지대교는 완만한 언덕처럼 생겼다. 육지를 떠나 잠시 하늘을 보았다가 섬을 밟는다. 다리를 다 건너 오른쪽으로는 초지진, 덕진진, 광성보가 나란하다. 상처투성이 역사 속으로 걸어 들어갈 차례. 이 유적들은 고려시대 때 강화해협을 지키던 외성의 요충지다. 병자호란 뒤 강화도를 보호하기 위해 내성, 외성, 돈대, 진보 등 12진보를 만들었는데 그 중의 일부다. 특히 19세기 이곳은 전쟁으로 몸살을 앓았다. 프랑스, 미국, 일본이 차례로 침략해 병인양요, 신미양요 등을 일으켰다. 우리가 이긴 적도 있지만 진 적이 더 많았다. 그 과정에서 수백 명의 군사가 넋으로 남았다. | |
시설은 모두 파손되어 세 곳 모두 1970년대에 이르러 복원되었다. 화기를 잃은 대포들이 얌전히 전시되어 있고, 지금은 한가로운 산책이 어울리는 깔끔한 공원이다. 그러나 미군이 촬영한 전쟁 사진들(주로 승리에 도취되어 있는)은 오늘 이곳이 비극의 현장이었음을 일깨운다. 조금씩 고이는 무거운 감정 때문인지, 겨울 칼바람 속에 언뜻 화약냄새가 나는 듯도 하다. 병인양요 때 프랑스가 훔쳐간 규장각 도서는 아직도 우리 땅을 밟지 못했는데, 덕진진 아래 바다를 바라보고 선 대원군 경고비는 ‘어떠한 외국선도 함부로 통과할 수 없다’는 쇄국의지를 비장하게 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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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돌려 다시 남쪽으로 향하면 강화도의 비경을 차례차례 보여주는 남부 해안도로다. 가천의대 아래에 이르면 왼쪽으로 선두포구가 있다. 해질 무렵 선두포구는 잊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맑은 날에는 낙조가, 흐린 날에는 푸른 안개 같은 밤이 내린다. 멀리 산자락 위로는 인공의 불빛이 노을처럼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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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관광객이 이 앞을 지나치지만 포구에 차를 세우는 이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진입로가 작아 포구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이들이 태반이다. 제법 규모 있게 수산물직판장이 들어선 것도 3년밖에 안 되었다. 그래서인지 번잡스럽지 않고 바가지 상흔도 없다. 김포의 대명포구처럼 고깃배 하나에 어판장 하나씩이다. ‘진복호’를 비롯해 10여 집이 영업중. 겉보기에는 허름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도 바다가 한눈에 들어와 여행 온 기분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 | |
요즘 한창 잘 잡히는 참숭어는 1kg에 1만5천 원. 술 한 잔 곁들여도 둘이 2만 원이면 충분하다. 단 직판장이므로 식사는 준비되지 않는다. 선두리를 지나면서 동막리, 여차리, 장화리를 잇는 강화 갯벌이 차례로 시야에 들어온다. 썰물 때 차에서 내려 해안가로 가까이 가면 바닷물을 4km 이상 밀어낸 갯벌의 맨몸을 볼 수 있다. 빛을 마주하고 바라볼 때, 갯벌은 힘과 생기로 번득인다. 때로 그 사이에 넓은 논이 끼어든다. 단단히 묶여져 곳곳에 선 짚단들이 거대한 설치미술 같다. 특히 장화리 해변이 낙조로 유명하고 전등사가 있는 정족산, 참성단이 있는 마니산도 어느 방향에서든 가깝다. 내친김에 외포리까지 가면 또 다른 섬, 석모도로 향하는 배에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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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과 먹을거리 |
펜션 ‘해피빌리’는 강화도 화도면 장화리 해변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있다. 전면 유리로 마감한 마루에서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멋진 곳이다. 월풀욕조, 45인치 프로젝션 TV, 벽난로 등으로 고급스럽게 꾸며놓았고 지은 지 얼마 안 되어 시설이 깨끗하다. 10∼30평대의 독체형 객실 4동이 있고 값은 7만∼30만 원대.
강화도에는 먹을 것이 넘쳐난다. 유명 관광지여서인지 고깃집부터 왕새우, 꽃게, 장어, 횟집까지 없는 것이 없다. 강화도 특산물 위주로 음식을 고르면 실패할 확률이 적고, 색다른 음식을 찾는다면 양도면 길정리에 있는 야콘냉면본가집을 추천할 만하다. 이 집은 직접 재배한 야콘으로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내놓는다. 고구마처럼 생긴 야콘은 아삭아삭하고 달콤한 맛 때문에 ‘땅 속에 열리는 과일’이라고 불린다. 특히 육수 맛이 일품인 야콘냉면과 야콘만두, 야콘튀김이 인기다.
첫댓글 숭어가 요즘도 많이 나오는지.. 초지대교 건너서 바로 옆의 포구에 가면, 진짜 싸고 맛 좋은 숭어를 먹을 수 있지요.. 지난 가을에 숭어 먹으러 몇번 갔었는데 ㅎㅎ.. 올해는 양평만 말구, 강화 벙개도 두어번 해 볼 생각이랍니다
와..정말이어요? 시간이 허락한다면 꼭...가보구 싶어요..통영 있을때 부터 강화도 참 가구 싶었었어요...김포에 아는 분이 사셔서 근방에는 몇번 갔었지만...강화도는 아직...
석모도에 들어 가려면 새우강은 준비해야 겠더군요^^ 숭어는 맛이 별로라 던데요^^ 주위에 미식가 한분이 계시는데...그런데 왜 갑자기 실미도가 생각이 나지요? 수백명 군사의 넋때문인가????
아름답단 말밖에는 할 말이 없네요.역시 하니님이 올리시는 정보는 최고구요.ㅎㅎ .하니님에 힘입어 비장이님 공지사항만 기다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