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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천주교평화동성당 원문보기 글쓴이: 프란치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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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사에 앞서 입장하는 교구별 연합회 깃발. ⓒ정현진 기자 |
한국 가톨릭학생운동은 스위스에서 시작된 가톨릭 학생운동 ‘팍스 로마나’(Pax Romana)의 이념을 근본으로 한다. 제1차 세계대전 뒤, 교황 비오 11세가 학생들에게 “너희가 오늘날의 팍스 로마나”라고 말한 것에서 비롯된 이른바 팍스 운동은 전 세계 가톨릭학생과 지성인들에게 진정한 그리스도 정신을 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Pax Romana'는 '로마의 평화'라는 뜻이다.
한국 가톨릭학생운동은 해방 후 청년, 학생 단체들의 태동과 함께 시작됐으며, 1945년 서울 지역 여자대학과 전문대학 중심의 ‘서울가톨릭여학생회’, ‘서울가톨릭학생회’를 모태로 한다. 이번 60주년은 1953년 2월에 결성된 ‘대한가톨릭학생회’를 이어 1954년 10월에 결성된 ‘대한가톨릭학생총연합회’ 이후 60년의 활동을 기념하는 자리다.
한국 가톨릭학생운동은 그동안 각 본당과 학교, 교구 그리고 전국 단위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교회적으로는 중요한 평신도 사도직 운동, 사회적으로는 복음을 바탕으로 정의와 평화를 위한 운동에 참여해왔다.
현재 가톨릭 학생운동은 의정부교구와 군종교구를 제외한 14개 교구 학생회가 모인 '한국가톨릭대학생연합'이라는 전국 조직을 이루고 있으며, 국제가톨릭학생운동(IMCS, International Movement of Catholic Students) 아시아지부에 속해 있다. 하지만 아직 전국 조직으로서는 천주교 주교회의의 인준은 받지 못한 상태다.
이날 60주년 행사에 참여한 박기홍 씨(광주대교구 가톨릭대학생연합회 23대 회장)는 벌써 활동한 지 2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명목을 이어가는 후배들과 가톨릭학생회를 잊지 않은 동문, 선배들을 보니 지난 시간이 헛된 것 같지 않다고 감회를 밝혔다.
그는 지난 역사를 돌아보면서 동시에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고민하는 자리가 되어야 할 것이라면서, “예수님이 우리에게 보여주셨듯이, 이 땅에서 민중들과 함께 가야 할 길을 먼저 찾고 나서는 것이 우리의 정체성이다. 앞으로도 가톨릭학생회는 그 길을 걸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홍 씨는 가톨릭학생회가 이 땅에서 하느님 나라를 이루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우선적으로 우리의 신앙을 찾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우리의 신앙을 제대로 찾고 말씀에 귀 기울일 때, 이 세상에서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을 찾아 과감히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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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사 중 이어진 기념식에서는 역대 지도 사제와 동문들의 축하 인사가 이어졌다. 서울대교구 동문 안미현 씨는 "가톨릭학생운동은 이 땅에 하느님나라를 일구는 운동"이라면서, "시대 정신을 읽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현진 기자 |
1990년대 서울대교구 가톨릭학생회 활동을 했던 최성우 씨와 고동주 씨 역시 가톨릭학생회가 삶과 신앙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최성우 씨는 대학시절 삶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가톨릭학생회는 신앙인으로서의 삶,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길을 찾는 데 선물같은 존재였다고 말했다.
그는 가톨릭학생운동은 비단 대학 안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인으로 살아가는데 있어 세속적 가치에 젖어들지 않도록 중심을 잡게 해 주고 있다면서, 후배들에게도 이런 가치를 전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 고동주 씨는 가톨릭학생회에서 보낸 시간이 사회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그 가치를 존중받지 못한 경험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가톨릭학생회는 나에게 무척 자랑스러운 곳이고 어느 것보다 자부심을 갖고 있었지만, 사회인으로 자리잡는 데는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경험도 있다”고 털어놨다.
고동주 씨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톨릭학생회에서 얻은 경험들이 언젠가는 빛을 발할 것이라는 믿음도 있다”면서 사회에 발을 내딛는 후배들이 당장의 평가에 실망하지 않고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2012년까지 약 7년 간 서울대교구 가톨릭대학생연합회 지도를 맡았던 이승민 신부는 2000년대 가톨릭학생회를 겪었던 경험을 통해 “가톨릭학생회의 소명은 하느님 나라를 이루는 것이며, 그것을 위해 하느님 나라가 과연 무엇인지 알려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신부는 “처음부터 향후 100년까지 가톨릭학생회의 변함없는 정체성은 이 땅에 하느님 나라를 세우는 것이며, 그것은 성직자 중심이 아닌 학생들 스스로가 만드는 움직임”이라고 강조하면서, “그러나 (지금은) 그 본질에 대한 고민보다는 형식적으로 남은 활동과 행사 중심인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가톨릭학생회 소명에 맞는 목소리를 함께 내고, 사회 안에서 어떤 일꾼으로 자리잡을 것인지 고민하기 위해서는 사회에서 요구하는 것이나 자신의 욕구를 보다 깊이 성찰하고, 성경 말씀과 교회 가르침에 귀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7시부터는 명동대성당에서 60주년 기념미사가 봉헌됐다. 이 미사에는 역대 가톨릭학생회 지도사제와 각 교구 지도사제, 그리고 가톨릭학생회 출신 사제 등이 공동집전했으며, 염수정 추기경이 주례를 맡았다.
염수정 추기경은 강론을 통해 “여러분이 바로 하느님의 성전이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염 추기경은 “한국 현대사의 질곡 안에서 함께 아파한 여러분이 있기에 오늘 이 시간 더불어 기뻐할 수 있다”면서, “돈과 권력이 넘쳐나야만 행복하다고 유혹하는 세상에서 스스로를 내버려두어서는 안된다. 순간의 희열을 위한 권력이 아닌,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는 힘과 희망으로 세상에 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염수정 추기경은 젊은이의 특권은 깨어 있는 것이라는 교황 프란치스코의 말을 다시 상기하면서,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를 전하는 하느님의 성전을 완성해 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용감한 선배들의 삶을 잇고, 언제나 함께 하겠다는 예수님의 약속을 기억하며, 두려워하지 말고 일어나라”며 격려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첫댓글 좋은글 감사합니다. 신부님 건강하세요.
주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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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