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께서 올린 농기계 정보를 보다가 시골에서 빈번한 경운기 안전사고에 관해서 떠 오르는 것들이 있어 참고 삼아 말씀 드리겠습니다. 시골에서 농업 종사중이신 분들은 이미 알고 있을 일이지만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몇 자 적겠습니다. 이러한 글을 적는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경운기는 경운기의 목적에 맞게 사용해야 합니다.
경운기는 논밭을 갈아 엎는 경우가 아닐 경우, 통상 트레일러가 부착된 형태로 운용하게 됩니다
트레일러는 농작업관련 물품이나 작물을 운송하기 위한 용도인데, 사람들을 싣는 승용기능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평지이거나, 직각커브이거나, 음주운전이 아니라면 경운기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시골에서는 읍내 시장을 보러 갈때, 돌아 올때 경운기 트레일러에 동승하였다가 운전자와 탑승자 모두 큰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운전자 혼자 일어나는 사고는 더더욱 많습니다.음주운전의 경우, 읍내 나갔을때 운전자가 친한 사람들을 만나서 한잔 씩 걸치고 신경계통이 둔감해진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사고를 일으키는 것이지요. 운전자나 탑승자나 노인들이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위험에 대한 인지와 대응이 느린데다가, 음주상태일 경우 거의 하늘에 운명을 맡긴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실례로, 과거 저희 시골에는 시장갔다 마을 입구에서 굴러 떨어진 분이 2회에 걸쳐 두 분이 계신데, 이미 돌아가신 한분은 한쪽 다리 불구가 되셨었고, 한분은 한쪽다리가 뿐만 아니라 장파열까지 갔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분은 그후에도 세번정도 비슷한 사고가 더 있었지만, 여태까지 건강하신걸 보면 아주 신기할 따름입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사람을 태우지 않았다는 것이죠.
경운기 사고는 시골에 사시게 되면 심심치 않게 들려 오는데, 예전에 마을 주민들을 가득 태우고 돌아 오던 경우기가 전복되어 동네 절반가량이 상갓집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 경운기의 트레일러에는 되도록 사람을 태우지 마시고, 음주운전은 곧 사망임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둘째, 경운기는 자동차와 운전 방법이 틀리고, 정교하지 못합니다.
경운기는 오르막운행, 내리막운행, 평지 운행 등에 있어서 운전방법이 틀립니다. 사고의 대 부분은 운행방법의 순간적 혼돈에서 발생합니다. 경운기의 구조를 보시면 일반 차량류의 운전대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주행간 방향을 틀기 위해서(조향) 양쪽의 운전대 하단에 위치한 클러치를 손으로 잡게 되는데, 정상적 주행시에 발생하는 사고의 90프로 정도는 클러치와 관련이 있습니다.
- 내리막 운전이 가장 위험합니다.
예를 들어 평지 주행중 오른쪽 클러치를 잡게 되면, 경운기 엔진과 바퀴축 간에 일시적 분리가 이루어지면서 오른쪽 바뀌는 관성에 의해 움직이는 상태가 되고, 경운기는 오른쪽으로 조향됩니다. 오르막의 경우도 대부분 주행하고자 하는 부분으로 조향됩니다. 그러나 내리막의 경우 오른쪽 클러치를 잡을 경우, 방향은 왼쪽으로 잡힙니다. 그러나 문제는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아주 완만한 내리막이거나, 내리막의 끝지점의 경우는 미묘한 경사각의 차이에 의해 클러치가 먹지 않거나 생각하는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꺾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즉, 가장 위험한 주행이 내리막 운전입니다.
내리막길은 항상 "최대한 천천히" 운행하시고 클러치는 "딸깍딸깍"이라는 느낌이 들도록, 짧게 반복해서 잡아야 합니다. 한번에 클러치를 오래 잡는 것은 사고의 지름길입니다.
- 급커브 회전은 더더욱 위험합니다.
오르막이라고 해서 안전한 것만은 아닙니다. 트레일러에 짐을 많이 실거나 하중이 나가는 장비, 흙, 모래 등을 실고, 급커브를 돌아서 오르막 또는 내리막으로 이어지는 길의 경우는 극도로 위험합니다. 평지 운행시는 클러치를 잡는 만큼 경운기의 방향이 바뀌지만, 이러한 급커브 주행의 경우는 경운기본체가 정지한 상태에서 트레일러의 진행이 이루어지다 보니 경운기 본체외 트레일러이 교차점은 급격한 방향전환을 하게 됩니다. 즉, 기차의 경우 앞쪽 차량이 고정된 상태에서 연결된 뒤쪽 차량이 강한 힘으로 밀게 될 경우 두차량간의 교차점에는 강한 부하가 걸리며 한쪽으로 쏠리게 됩니다.
경운기의 경우도 마찬가지 이치인데, 트레일러의 강한 압박을 밭은 경운기 본체는 클러치를 아주 조금만 잡아도 운전대의 회전반경이 상당히 커지게 됩니다. 커브의 각이 커질 수록 회전 반경은 더 커지고, 경운기의 이동속도가 빠를수록 운전대의 회전속도도 빨라집니다.
급커브의 경우 경운기 본체의 회전에 따라 운전대가 운전자의 운전범위를 벗어나게 될 경우, 운전자는 운전석에서 내린채 지상에서 운전을 하게 됩니다. 이상태에서 운전자의 부주의로 클러치를 조금 길게 잡게 될 경우 운전대가 운전자의 가슴이나 복부를 가격하게 됩니다. 특히, 트레일러에 짐이 많이 실리거나, 운행속도가 조금이라도 빠를 경우는 클러치를 조금만 잡아도 운전대가 아주 빠르고 강한힘을 가지고 회전하게 됩니다.
* 급커브의 경우 저속상태에서, 커브 반경을 넓게 잡고, 클러치는 짧게 여러번 잡아 주어야 합니다.
- 경운기의 브레이크, 믿지 마십시요.
경운기에 트레일러를 부착하여 이동할 경우, 트레일러의 운전석 하단에 브레이크가 부착되어 있는데, 이건 그냥 폼나라고 붙여 놓은 것이라 생각하십시요. 평지든, 오르막이든, 내리막이든 모든 주행상태의 중지는 경운기 좌측 운전대 앞의 핸드브레이크를 이용하셔야 합니다. 물론, 트레일러의 브레이크를 동시에 이용한다면 제동효율이 높아집니다.
내리막길에서 고속 주행 중, 핸드 브레이크 작동시 약간의 딜레이 후 바로 경운기가 멈추지만 트레일러의 브레이크를 밟으면 쭈~~욱 하는 느낌이 들게 미끄러져 내려갑니다. 특히 트레일러에 짐이 실린 경우 트레일러 브레이크는 더더욱 효과가 떨어집니다.
* 고속주행을 자제하시고, 브레이크는 핸드브레이크와 풋브레이크(트레일러측)를 동시에 이용하는게 좋습니다.
셋째, 경운기의 보조 장비 장착시와 화물을 싣고 부릴 때에도 조심하셔야 합니다.
통상 경운기는 트레일러를 장착한채 운행하게 되지만, 모내기나 밭작물 이전의 로터리작업이 많을 경우는 항상 로타리를 끼운채 작업, 주행하게 됩니다.
- 트레일러를 떼어 내고 로터리를 끼우는 작업도 경우에 따라 위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경운기를 경사지에 세운 상태에서 로타리를 떼어 내거나, 로터리를 장착할 경우 상당히 위험합니다. 경사로 인해 떼어낸 트레일러가 덮치거나, 로터리가 굴러 내려와 발등을 지나간다면 뼈마디 몇개 부러진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 로터리를 끼울때는 다른 분의 도움을 받거나 보조 도구를 충분히 활용하십시요.
남의 도움 받는 걸 싫어 하다가 턱뼈가 깨지거나 발등이 찍히거나 무릎이 깨지거나 할 수도 있습니다. 트레일러를 빼거나 장착할때도 될 수 있으면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거나, 사람이 없다면 가장 안전한 방법을 강구하여 시도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되도록 노령층의 도움을 받는 것은 피하시기 바랍니다. 오히려 사고를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 트레일러에 물건을 싣는 경우, 힘이 부치는 데도 억지로 실으려 하다가는 발등 찍히기 쉽상입니다. 한번 숨을 고르고 여력이 된다고 여겨질때 싣도록 해야 하며, 짐을 부릴때에도 마찬가지 입니다. 특히, 경운기를 주행시킨 상태에서 트레일러 위에 올라가 퇴비나 석회, 비료등을 논밭에 뿌리거나 던지는 아주 위험한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금 편하자고 하다가 평생 후회할 일을 만들지도 모릅니다. 이런 경우는 운전자와 트레이러 작업자 2명이 있을때만 시도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화물을 너무 높이 적재하는 것도 상당히 위험합니다.
* 경운기의 보조장비 탈착시 보조용구나 주변 주민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수하물을 실을 때와 부릴때에도 무리를 해서는 안됩니다.
넷째, 경운 작업시의 위험입니다.
경운기는 기본적으로 수송, 경운, 방제, 급/배수 등(다른 기능도 몇가지 있을 겁니다) 다목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제작되었는데, 위험한 작업중 하나는 로터리 작업입니다.
- 로터리는 경운기에 로터리 장비를 부착하게 되는데, 로터리의 회전축에는 칼날과도 같은 로터리 날이 다수 박혀서 고속회전을 하게 됩니다. 통상 로터리 작업시 로터리의 회전체는 무릎 아래 쯤에 위치하여, 작업자는 로터리를 천천히 따라만 가면 위험의 요인이 적은 듯 합니다.
- 그러나 어떠한 농지든 90도 정도의 커브를 가질 수 밖에 없어 수시로 조향을 해 줘야 하는데, 조향시 클러치를 잡고 조향하는 것이 아니라는 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즉 로터리 작업중 모서리 지점을 만나게 되면 경운기 핸들을 치켜 든 상태에서 클러치를 잡고 방향을 틀어 줘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후진도 해야 합니다.
- 경운기 핸들을 치켜 들게 될 경우 로터리도 함께 들리며 고속회전축이 노출되면서 작업자의 몸과 접근하게 되는데, 이때 작업자가 힘을 쓰기 위해 배를 내밀거나 한쪽발이 무리하게 앞으로 나가거나 작업자의 의복이 로터리의 회전축에 감기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 저의 시골 인근 마을에서도 이런 사고가 한번 있었다고 하고, 다른 면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다고 하는데, 이 사고들의 특징은 논이 피바다가 되었다는 것이지요. 끔찍하죠?
로터리의 회전축에 빨려 들면 응급조치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 로터리 작업중 급커브 조향시 한번에 회전하지 말고 넓게 회전하여 후진한 후 작업을 하거나, 한번에 회전할 경우 신체 일부분이나 옷가지 등이 회전축에 말려 들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겠습니다.
다섯째, 경운기 시동시에도 사고가 가끔씩 발생합니다.
경운기는 최근에 거의 배터리를 이용하여 시동을 걸지만, 대부분 수동으로 시도을 거는 장치(흔히 스타치, 스타칭, 키, 끼꾸 등으로 불려짐)가 병행되어 있습니다. 가끔 배터리 관리 소흘로 방전된 경우 이방법으로 시동을 걸게 되는데, 느슨한 힘으로 천천히 시동을 걸다가는 돌리는 방향의 역회전을 먹어서 키가 튀어 나오거나 턱뼈 등에 받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동을 걸때, 단전에 기를 한 번 모은후 집중해서 걸어야 이런 사고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탈곡기 사고도 많았지만, 요즘은 탈곡기를 거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탈곡기에 손가락 잘린 사람도 상당히 많습니다.
또한, 포장되지 않은 도로나 농로, 소로, 굴곡 많은 흙길, 배수로를 낀 길 등을 주행할때에도 전복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경운기 운전시 가장 유의해야 할 대목은 일단 몸이 우선이라는 생각입니다. 조금이라도 위험하다 싶으면 경운기를 버리고 바로 옆으로 뛰어 내리셔야 합니다. 경운기를 끝까지 지켜 보겠노라고 하다가 다친 분들이 많으니까요.
개인적으로, 내심 경운기에 일가견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산속의 다락논 작업중 경운기에 깔릴뻔한거 잽싸게 튀어 나온 경우, 목재를 가득 싣고 내려가던 중 브레이크가 작동되지 않아 고속으로 내려가는 상황에서 옆으로 튀어 나왔던 성공담(ㅡㅡ;;)도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사실 농기계 사고는 경운기 뿐만이 아니라 모든 작업계열, 모든 장비에서 위험요소를 내재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농기계 자체가 산업용 장비로서 차량과 같은 고도의 안전장치가 미흡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안전장치로 인한 농작업의 불편함과 농기계 단가의 상승 등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모든 동력형 농기계는 모지고, 각지며, 회전축이 있고, 안전성의 고려가 아주 미미합니다.
농기계는 잘 만 사용한다면 농민의 관절염 해소에 도움이 되겠지만, 움직이는 흉기와도 같습니다. 양날의 검일지라도 사용자의 손길에 따라, 장비는 일정한 반응을 보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급커브였기는 했지만 오르막이었기 때문에 안전하리라 여겼던 곳에서의 사고였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급커브 조향시 한번에 회전을 시도하기 위해 클러치를 오래 잡게 되면 생각 외로 빠르게 경운기 본체가 회전하면서, 운전대가 운전자의 복부나 무릎을 가격하게 됩니다.
특히, 트레일러에 짐을 실은 경우는 그 타격의 정도가 심해집니다.
길게, 농기계의 위험성을 언급한 이유는, 저희 아버지께서 위와 같은 경운기 사고로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희망.. 님 감사합니다 꾸벅 ~
무섭다... 나중에 쓰게 될텐데...조심 또 조심...^^ 정보 감사합니다~
자동차 운전을 하면 간단히 조작 할수 있는줄 알고 내년봄에 구입 할려고 했는데 다시 생각 해 봐야 하겠습니다,,,자세한 설명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