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집행정지로 일시적으로 석방된 안희정 도지사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모친의 빈소에서 조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2020.07.06.
안희정 지사가 모친상을 당한 가운데 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이틀째 여권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안 도지사는 빈소를 찾아준 여권 인사들을 맞이하면서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로 지난해 실형이
확정된 자신의 처지에 대해 "미안하다"고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 시절 은사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를 만난 자리에서는 눈물도 쏟았다.
광주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안 지사는 법무부의 형집행정지로 일시 석방돼 전날 오후 11시47분께 광주를 출발, 이날
오전 3시5분께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짧은 머리카락에 법무부에서 수감자에게 제공하는 카키색 반팔 티셔츠 차림 안 지사는 검은 정장의 상주복 차림으로
갈아 입고 상주(喪主) 리본을 달아 조문객들을 맞았다.
안 지사는 빈소에 온 뒤 취재진들과 만나 "어머님의 마지막 길에 자식된 도리를 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법무부의 형집행정지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형집행정지로 일시적으로 석방된 안희정 도지사가 모친의 빈소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조문을 받고 있다.
빈소를 찾은 지지자들이 "못 나오시는 줄 알고 걱정했다"고 인사를 전하자 "걱정해주신 덕분에 나왔다.
고맙다"고 답하기도 했다.
안 전 지사의 모친상 빈소에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애도를 표하기 위한 여권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 밑에서 함께 일한 인연이 있는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빈소에서 안 전 지사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
안 전 지사는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고 이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당선인이던 시절 대변인을 맡았다.
이 의원은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많이 애통하시겠다는 위로의 말씀을 드렸다"며 "(안 전 지사는) 와주셔서
감사하고 위로해줘서 고맙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장례식장에 마련된 안희정 지사의 모친 빈소 조문을 위해 장례식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어 "같은 시기에 지사(전남지사와 충남지사로)로 함께 일을 한 인연이 있다"며 "그 전에는 2002년 대선 때 (저는)
노 전 대통령의 대변인이었고 안 지사는 보좌진에 속해 있으면서 함께 일을 했었다"고 안 지사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후 검은색 정장과 넥타이로 조문객의 예를 갖추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안 전 지사는 이 대표와 15분 가량 함께 앉아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강훈식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표는 "(형이) 얼마나 남았냐"며 수감생활에 대해 물었고 안 전 지사는 "아직
2년 정도 남았다"고 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오전 민주당 지도부 회의를 마친 뒤 정오를 조금 넘어 빈소를 찾았다.
형집행정지로 일시적으로 석방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조문을 온 이낙연 민주당 의원과 대화를 하고 있다. 2020.07.06.
빈소를 나오며 기자들과 만난 김 원내대표는 눈시울을 붉히며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냐.
부모님한테 자식된 도리로 이렇게라도 마지막 길을 지킬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김부겸 전 의원은 조문을 마친 뒤 "(안 전 지사의) 얼굴이 많이 수척해졌다. 이런 데 같이 와줘야 서로 간에 힘이 되는데
특히 모친을 잃었을 때는 (상심의 정도가) 다르지 않냐"며 "나는 힘내라고 했다"고 전했다.
안 전 지사는 모친상을 찾아 준 여권 인사들에게 고마움과 함께 미안한 심경도 전했다고 한다.
안 전 지사와 고려대학교 선후배 사이인 이원욱 의원은 기자들에게 "힘내라고 딱 한마디 했다.
(안 전 지사는) 미안하다고 했다. 자기 처지가 미안하지…"라고 전했다.
-YH 카페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