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독립 꿈꾸다]<9>뉴욕 하우징웍스 북스토어 앤 카페 (Housing works bookstore & cafe)
소외된 이들의 보금자리…함께 만드는 아름다운 공동체
뉴욕에는 독특한 미션을 갖고 운영되는 독립서점이 아주 많다. 각국의 요리서적이나 신식 요리 기구 등을 판매하거나, 스페인어·프랑스어·이탈리아어를 가르쳐주고 전 세계의 여행 서적을 모아둔 서점도 있다. 또한 어른들을 위한 3D 성인 서적을 판매하는 서점이 있는가 하면, 갤러리 같은 서점을 지향하는 곳도 있다.
이 모든 곳들 중에서 ‘하우징웍스’를 선택해 찾아간 이유는 가장 문턱이 낮고, 공익적이면서도 오롯이 사회발전을 위해 운영되는 곳이어서다.
‘하우징웍스 북스토어 앤 카페’의 입구에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다.
뉴욕 소호(SOHO) 거리에 자리한 ‘하우징웍스 북스토어 앤 카페’에 들어서니, 유럽 오래된 대저택 안의 서재에 들어온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어두운 색 목조로 서점 내부 인테리어가 돼 있었고, 복층 구조로 설계돼 있어 압도감을 준다. 그리고 감각을 자극한 것은 바로 어딘지 모르게 코에 배어나는 ‘꿉꿉하고 눅눅한 냄새’였다.
하우징웍스에는 새 책이 없고, 모두 시민들로부터 기증받은 헌 책만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나는 냄새란 걸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우징웍스’는 뉴욕을 기반으로 에이즈와 노숙 문제를 해결하는 비영리 단체이자 중고서점이다.
1990년 5명의 에이즈 퇴치 활동가 그룹인 ACT UP의 다섯 멤버(Keith Cylar, Charles King, Gerri Wells, Eric Sawyer, Virginia Shubert)가 뉴욕시에서 에이즈에 노출된 수만명의 노숙자들을 위해 이 공간을 만들었다.
이들이 ‘하우징웍스’(Housing works)라고 공간의 이름을 지은 것도 “주거공간(보금자리)은 효과가 있다”란 뜻에서다. 즉, 하우징웍스는 소외된 이들에게 주거공간을 제공해, 에이즈의 위험성으로부터 구해내는 것을 최종 목표로 운영된다.
하우징웍스는 큰 규모와 높은 천장, 2층으로 이어지는 나무 계단과 희귀본들을 위한 유리 책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책, 아카이브 자료, 음식 등 모든 것들은 이곳의 운영을 위해 기부된 것이라는 점이 눈여겨볼 만 하다.
입구에 들어서면 시민들로부터 ‘기부’(Donation)를 받는 공간이 바로 보이는데, 당일 새로 들어온 책들로 가득 차 있었다.
또한 1달러에 판매하는 책들을 따로 모아놓은 공간이 있다. 누구나 이곳에서 책을 쉽게 읽고, 아주 싼 값에 중고 책들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시민들이 마음을 모아 보내주는 기증서적으로 책이 진열됨에도, 이곳의 책 큐레이션은 여타 서점에 뒤지지 않는다. 소설부터 에세이, 인문학, 경제·경영, 어린이 등 일반 서점의 책 분류 방식에 입각하는 책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
계단을 따라 복층 구조의 위쪽으로 올라가면 기존 서점에서는 볼 수 없었던 뉴에이지, 오컬트, 신화학, 민속학 서가가 마련돼 있어 눈길을 끈다.
시민들의 서재에 잠들어 있었던 책이 하우징웍스를 통해 새로운 분류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이다. 특히 어디서도 만날 수 없었던 귀한 책을 발견할 수 있는 보물창고 같은 매력이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이곳은 후원을 최대한 받지 않고, 자립하기 위해 서점을 비롯, 뉴욕시 전체에 14곳의 지점을 두고 있다.
서점은 후원만으로 자금을 조달하며, 온·오프라인으로 중고 책을 판매한다. 중고 물품샵, 식사 제공, 스크린 인쇄사업 등 사회적 기업의 수익으로 운영된다.
하우징웍스 북스토어 앤 카페 입구에 마련된 책과 중고물품의 기
부를 받는 공간(사진 위)과 단돈 ‘1달러’에 구매할 수 있는 책을 펼
쳐놓은 매대.
노숙인과 장애인, 에이즈 환자를 위한 주거 공간 지원·연계, 직업교육, 헬스케어와 법률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실제로 이곳은 뉴욕 소호에 위치한 ‘마을회관’과 같은 영향력을 뽐내고 있었다. 어린이들부터 20-30대 젊은이들, 노인, 노숙자, 장애인 할 것 없이 자유롭게 이 공간을 활용하고 있었다.
서점의 전반적인 관리도 자원봉사자들이 진행한다. 직원은 최소한으로 2명만 두고, 6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급여 없이 격주 교대로 계산원, 음료 제조, 물건 정리 등의 일을 한다.
뉴욕의 소외된 사람들의 현실적인 문제 뿐 아니라, 문화 향유를 위한 장도 정기적으로 마련해 준다.
무료로 티켓팅이 가능한 행사들은 평일 저녁이면 거의 매일 진행되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콘서트나 라이브 스토리텔링(live storytelling) 행사를 열고, 매주 정기적으로 출판회를 갖기도 한다.
공적인 목적의 프로그램 뿐 아니라 꽤 사적인 파티도 이곳에서 열 수 있다.
행사 오프닝을 위한 자리부터, 가족을 위한 노래 행사, 중년층의 북클럽, 라이브 코미디 프로그램, 유명한 작가나 신진 작가들을 위한 문학 행사 등은 물론 결혼식도 이곳에서 열린다.
이처럼 하우징웍스는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역할이 주를 이루지만, 때로는 대관 사업을 통해 톡톡한 이윤을 남기는 등 영리하게 운영되고 있는 사례로도 평가 받는다.
하우징웍스 관계자 애슐리 레이크(Ashley Lake)는 “뉴욕은 빈부격차가 심한 곳 중 하나다. 우리는 소외계층이 건강 문제, 사회적 혜택 등에 있어 차별 없는 대우를 받을 수 있게 해주기 위해 존재한다”며 “위생에 있어 예방 가능한 질병을 접종하고 응급상황을 줄이는 데에 최선을 다한다”고 밝혔다. /뉴욕=정겨울 기자
출처 : http://www.kjdaily.com/read.php3?aid=1571130043486645036
나의견해 : ‘하우징웍스 북스토어 앤 카페’는 노숙자와 장애인, 에이즈 환자의 주거 공간 지원을 위해 마련된 비영리 단체이자 중고서점, 카페다. 아날로그 감성을 충기며 뉴요커들의 사랑방으로 자리잡은 하우징웍스는 굉장히 매력적인 장소인 것 같다. 그들은 소외계층이 차별 대우를 받지 않도록 지원해 주는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역할도 하지만 때로는 대관 사업을 통해 이윤을 남기기도 한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영리하게 운영되고 있는 독립 서점, 하우징웍스의 노력은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댓글 우리도 비슷한게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