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마주 보기》(함영연, 고래책빵)을 읽고/ 이초아
우리는 모두 서로 다르다는 걸 알지만, 다름을 인정하기는 산 넘어 산을 넘는 것처럼 어렵고 힘들다. 이 책은 뇌성마비를 앓은 동생을 돌보는 형규와 엄마의 불안 장애로 힘들어하는 선미의 응어리진 마음이 담긴 이야기이다. 각자 힘든 사연을 품고 사는 두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다른 듯 보이지만 아픔이라는 공통분모를 보면서 독자인 우리 자신의 아픔을 떠올려 보게 된다.
“지호가 병을 앓은 뒤로 나는 어깨를 활짝 펴본 적이 없어요. 바보 동생이라고 놀림을 받을까 봐 얼마나 몸을 사렸는지 몰라요. 모서리에 심하게 부딪힌 것처럼 가슴이 아려서 두 팔로 감쌌어요.”(18쪽)
장애를 지닌 동생을 돌보는 형규의 아픈 마음이 위의 문장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
“엄마, 엄마만 가슴이 아파? 나도 아파. 나도 불안하고 아프다고. 엄마는 왜 엄마마나 생각해? 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거야? 나도 구급차 소리 나면 심장이 마구 뛰어서 숨이 막혀. 나도 아빠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71쪽)
선미는 예민한 엄마를 향해 그동안 억눌러 참고 있던 감정을 터트린다.
힘든 상황에 처한 아이들은 각자 삶의 무게를 견뎌내려고 애쓰고 있다. 하지만 아직 성장 중인 아이들은 모두 보살핌이 필요하다. 물질적인 풍요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처투성이인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주고 보살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이야기가 장애 인식 개선 및 행동 변화에 영향을 주면 좋겠다는 함영연 작가님의 바람이 실현되어, 나만 아프고 힘든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아픔도 이해하고 공감하면 우리가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