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 횡천에 가면 있습니다.
요즘, 그 집 수박이 제일 맛있습니다.
그 사람을 처음 본 게 3년 전. 지역을 바꾸겠다며 제도권 진입을 시도했죠.
다 지난 일이지만 최석봉 후보의 선거 운동원이 되어 하동 구석 구석 다녔죠.
그 때 친구라며 소개한 이였는데 ...
농사일은 아예 모를 것 같은 예쁜 각시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뜨거운 비닐 하우스 안에서 복합영농과 유기농에 희망에 있다는 그가 참 굳세 보였습니다.
묵묵히 열심인 남편을 바라보는 아내의 미소도 참 좋았습니다.
며칠 전 수박을 사러 그 집엘 갔습니다.
한참만입니다
어머니가 아파, 그가 농장을 자주 비웠는데다 나 역시 이 일 저 일로 갈 여가가 없었죠.
그리고 도농교류, 악양의 다양한 생산물을 공동출하 하는 방법,
도시의 가정을 연결해 건강한 농꾼들이 사는 방법, 그의 어머니가 입원했다 퇴원하는 날 전화로
그 병원과 우리들이 자매 결연을 맺어 구체적인 생활교류를 나눌 수 있도록 해 보자는 제안도 했습니다.
그 제안은 제가 몇 차례 약속만 해 놓고 생각만하고 구체적인 기획을 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농부가 농사만 짓고는 살 수 없는 세상이다 보니 이것저것 궁리를 해야하고
더욱이 뜻으로 농사를 짓는 사람에겐 이 땅이 참 팍팍합니다.
한참만에 본 그 사람은 나를 놓아 주지 않고 두서 없는 말을 시킵니다.
아이들 교육문제, 의료문제, 지역공존 등 농사로 사는 사람의 고민들이 쏟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저 역시 문제의 본질을 해결할 방안들을 찾으려 할 뿐 특별한 대책이 있을 수 없겠죠.
섬진강과 지리산 사람들 이야기, 동네 밴드 이야기, 그리고 풍악재와 아이들이 만들어 갈 동네 친구들...
이야기를 하다 답이 아닌 답들을 찾기도 합니다.
결국 우린 우리를 가두고 있는 현실에 날마다 대응하다 지치는 거 아닌가?
그래서 지역 삶의 자족을 찾는 게 좋을 것 같다.
부모들이 먼저 이 땅에서 안빈낙도한다면 아이들도 저절로 잘 자랄 것이다.
늘 말은 옳지만 욕망은 또 다른 재미를 찾습니다.
평생 농업의 가치를 지키고 농꾼으로 행복하길 바라는 그 사람이 행복해졌으면 참 좋겠습니다.
"뜻을 함께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됩니까"
그의 질문이다. 뜻을 나누는 사람이 많다면 행복하겠지만 모두가 한 생각을 갖고 살 필요는 없겠죠.
다만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소중하고 귀한 존재. 모두를 긍휼히 여기려는 마음 가짐이 참 많은 깨달음입니다.
첫댓글 순수하기도 하고 때로는 텁텁한 막걸리와도 같은 의지의 사나이 조승현. 참 좋은 사내입니다. 올 해 수박은 정말 대박나게 맞있더군요. 고맙게 먹었습니다.
수박 진짜 달더라구요.안심먹거리를 제공받는 우리는 행복한 사람~
수박진짜로 커요 지금 먹고 있답니다
이번 비로 수박 농사와 고추농사 망쳤답니다. 물에 잠긴 농작물들을 두고 이웃집 치우고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