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근무하는 보호관찰소는 본소급이고 기관평가 순위 상위권인 곳에서 가장 일 많다고 하는 부서입니다.(일 많다는 뜻)
1. 밑의 글에 검찰, 법원에서 보호직 직원을 우습게 안다는 글이 있는데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검찰, 법원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보호관찰소가 뭐하는 곳인지 모르고 보호관찰소에서 보낸 서류 처리 잘못하면
무능한 직원입니다. 거기 입장에서 우리는 자주 상대하는 기관 중 하나입니다.
보호관찰소 직원이 검찰, 법원에 갈 일은 구인, 유치, 처분변경 등을 신청할 때의 일이 대부분인데
검사나 검찰 수사관 얼굴을 오래 볼 일도 없고(사건계는 도장만 찍어주면 됨) 말 붙일 일도 없습니다.
신청서 내밀면서 검사 갖다주라고 하거나 도장 찍어달라는 것 외에는요. 그럼 거기서도 사무적으로 도장만 찍어줍니다.
법원도 마찬가지로, 접수 직원에게 서류 주고 판사 갖다달라고 하면 됩니다. 역시 사무적으로 도장만 찍어줍니다.
수시로 경찰, 특사경, 보호관찰소, 교정, 변호사, 사건 당사자 등이 오는데 그 사람들 정신 없어서 타 기관 직원
평가니 무시니 할 시간도 없고 일선 직원끼리 그런 거 따져봤자 도토리 키재기입니다.
우리도 검사, 판사 도장 받으러 온 거고 도장 받으려고 검사, 판사 모시는 일선 직원에게 서류 준 겁니다.
그럼에도 우습게 안다고 느낀 건 개인적으로 업무 미숙 등 무슨 실수를 했거나 자격지심이 아닌가 합니다.
2. 새벽에 전자발찌 비상은 예전에는 있었는데 전담 부서 생기고 그 부서 직원 아닌데 전자발찌로 비상 나가는 일은
없습니다. 과거완료입니다.
3. 저는 재택 당직 서는데 전화 받는 게 대부분이고 정해진 시간 되면 집에 갑니다.
(가끔 대상자 잡히면 000 서류 팩스 보내던 것도 지금은 안해도 됩니다. 현직 분들은 무슨 뜻인지 아시죠?)
구인 등 업무 때문에 초저녁에 검찰, 법원 가보면 저야 외부 직원이니가 피상적으로나 보겠지만
보호관찰소 당직과 검찰 당직 비교하면 천지차이입니다. 난이도로 치면 검찰 당직 >>> 법원 당직 >> 보호관찰소 당직인 듯
4. 검사문화? 무슨 문화인지 모릅니다. 범정국 조직에 검사는 국, 과장급인데 몇 명된다고 검사문화가 있다는 건지...
보호관찰소 입장에서는 소년원 문화가 들어왔다고 투덜대는 건 들어봤어도 검사문화는 뭔지 모르겠네요.
5. 지역을 그렇게 심하게 이동하지는 않습니다. 음주운전 등 물의를 일으켰으면 징계성으로 멀리 보내는 경우는
있고 일반적인 경우 서울에서 부산, 춘천에서 해남으로 가는 식의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승진, 징계, 본인이 원해서 가는 거 아니면 드물다고 보시면 됩니다.
6. 밑의 글에 기관장이 오면 일자로 서서 맞이한다는 글은 생소하네요. 소년원 문화인지 그냥 구 문화인지 모르겠으나
보호관찰소에서 그런 건 못봤습니다.
7. 이번에 승진 가지고 내부에서도 말이 많았는데 인사는 내일을 알 수 없는 일이라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2000년대 중반 보호관찰+소년보호가 되면서 진급 적체가 본격화되었다고 말들 합니다.
보호관찰소 오면, 이런 경우를 보게 됩니다.
8급 이하 주임은 보호관찰만 해왔는데 6~7급 계장이 소년보호에서 막 보호관찰로 넘어와
6급은 짬밥 무시 못해서 그런 경우가 거의 없지만 오히려 7급 계장인데도 8급 이하보다 헤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직 직렬 통합이 10년이 채 되지 않아 조직 문화에서의 충돌도 아직은 남아 있는 게 있습니다.
(보호관찰이 약간 더 개인적입니다. 이게 9급 출신에게는 여러 모로 낫습니다. 계장이 일(대상자 카드 등)을 넘겨도
주임이 지침 들고 와서 못 받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호관찰은 진급이 빨랐던 곳이고 소년보호는 진급이 느리기로 유명했던 곳입니다. 당연히 지금 진급이 느려졌는데,
직렬 통합되고 적체가 심한 층은 7급 계장(주로 30후반~40대)입니다. 지금 당장 적체가 심해지기는 했는데 그렇다고
20~30년 이상 막힐 거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변수로 언급되기로는 보호관찰 대상자가 줄어 조직 성장이 정체되지는 않을까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인사는 발표 전에는 다 카더라입니다. 인사철 때마다 공직생활 하실 만큼 하신 분들이 말 함부로 하고 처신 잘못 해서
소 전체에서 씹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수험생 때부터 (어차피 현직 들어와도 인사에 영향 행사할 수 없는 입장임에도)
발령이 어떻고 승진이 어떻고 하다가 현직 들어와서도 말 실수, 처신 잘못으로 먹지 않아도 되는 욕 먹을 수 있습니다.
승진은 8급이 빨라도 7급이 느리면 허당이고 7급까지 빨라도 6급이 느리면 역시 허당입니다. 2~30년을 내다볼 혜안이
있으면 공무원 말고 사업을 해야 떼돈을 벌고 이익을 얻습니다. 이해관계자가 셀 수 없이 많은데 발령이니 승진이니
따지는 게 마치 수험생이 시험도 보지 않고 내 점수는 몇 점대 나오겠지 지레 짐작하는 꼴 밖에 안됩니다.
8. 저는 사회생활 좀 하다가 나이 먹고 온 케이스이지만 공무원 시험이 대학 입시랑은 많이 다릅니다.
물론 불합격자보다는 시험을 잘봐서 들어온 거지만 그 외에 아무 것도 검증되지 않은, 배경지식 0의 낯선 사람입니다.
나이나 학력, 경력 다 안 보고 채용 과정만 거쳐서 들어오는 시험이니까요,
수 백개 되는 대학 줄세우 듯이 직렬 줄 세워도 어딜 가나 막상 들어오면 9급 최말단 직원입니다.
최말단 직원이 웰빙이니 9 to 6니 하고 싶은 것 다하고 편의 다 누릴 수 있는 곳은 몇 안됩니다.
가끔 현직 게시판에 (직렬은 모르겠지만) 선배 직원들이 일 안알려주고 유세 떤다는 글을 보는데 선배 직원도 일과 시간
중 바쁜 사람들입니다.
정 물어볼 게 있으면 지침 먼저 찾아보고 남들이 한 업무 (보호관찰 기록은 직원 누구나 쉽게 열람 가능) 검색도 했는데도
안나오면 물어보는 게 순서고 길게 설명 들어야 하고 실습도 해봐야 하는 어려운 업무들이면 (신규 입장에서는 제재 등)
일과 이후 남은 직원에게 물어보는게 경우가 아닌가 합니다.
보호직 관심 가지시는 경로는 다양할 겁니다. 더 선망하는 직렬이 있는데 점수대는 안 되고 수험 기간은 길어지는데
공무원은 되어야겠고 관심 없었고 배경지식도 없었는데 좀 알아보니 인터넷에서 힘들다니까 겁나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관심은 있었는데 정보는 없어 답답하고 뉴스에 전자발찌가 종종 나오니까 걱정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어떤 경로로 들어왔든 근무하시다가 여러 여건이 안 맞아서 불만족스럽다한들 현직이라도 수 천 직원을 대표해서 이 직렬은
이렇다 저렇다 단정지을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저도 보호직 홍보대사도 아니고 어쩌다 보니 마치 직렬을 옹호하는 듯한 경우가 있는데 저도 짜증나고 이직 생각나고 했던
경우가 종종 있고 솔직히 이 직렬에서 정년 채울지 말지 모릅니다.(수험생들이 그리는 꿈의 공무원 자리가 있으면 수험생들
뿐만 아니고 당장 그 직렬이 아닌 타 직렬 현직들부터가 다시 책을 집어들겁니다.)
아직 근무 연수가 많이 남았고 공무원 바닥이라는 게 사고라도 나면 윗사람들이 모양새는 보여야 하니까 일선 직원 입장에서
본의 아니게 책임질 일이 예기치 못하게 있으니까요. 생각보다 공무원 바닥이 안정적이고 철밥통인 것만은 아닙니다.
(얼마 전 인터넷 뉴스 보니까 모 도시에서 물 공급이 안되서 난리가 났는데 시장이 한다는 소리가 관련 공무원 문책한다는군요.
그게 솔직히 그 직원 잘못인가요. 공무원 바닥이 그렇습니다. 사고나면 윗선은 빠지고 일선 직원이 피를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열심히 한다고 하니 과장 등 윗사람들이 믿는다는 소리 하는데 직장생활 버티는 게 그런 게 아닌가 합니다.
제가 공직 오기 전 처음 직장생활 시작했을 때 사수가 한다는 소리가 2년 미만 신입사원은 돈까먹는 귀신이라고 하더군요.
수험생 분들이 어려운 경쟁 뚫고 여기 와도 대단한 인재는 아닙니다. 더구나 9급 최말단 직원이 말이죠.
과장, 계장, 주임 할 것 없이 속으로 한숨 쉽니다. 그런데 앞날을 염두에 두고 일원으로 받아들이려고 나름 노력합니다.
직장생활 해보신 들은 무슨 뜻인지 아실 거고, 안 해보신 분들은 직장생활이란 게 그렇습니다.
거저 주는 돈 없고, 자신이 생각보다 조직에 기여하는 바가 크지 않다는 거지요.
누군가가(주로 선배들이) 알게 모르게 내 빵구를 막아주는 겁니다.
아무튼 필기 시험하고 면접까지 끝난 것 같은데 여기말고도 좋은 여건의 자리도 많고 들어오기까지는 본인의 노력,
선택에 따라 오거나 다른 곳 가기도 하지만 국장이나 소장이 제발 여기 와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직렬에 대한 극단적인 평가는 적절히 가려서 판단하는 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ㅋㅋ 먼 뉴비도아니고 지방직도 못가는공시생들이 가는곳 ㅋㅋ
님 합격생들이 다350대인가요? 어처구니가 없어서 보호직합격못하고 지방직일행합격한사람이 내주위에 2명일단있네요 좀생각좀하고 삽시다
거저주는 돈 없고 본인이 조직에 기여 별로 못한다는 말이 와닿네요
웬만하면 병먹금 주읜데 리뚜님 댓글이 "세무직이랑 보호직 중에 뭘 선택할까요?"라는 질문 이후에 본 가장 한심한 글이네요. 본인이 직렬 선택을 대학 눈치 지원하듯 하는 사람이어서 상상이 안 되나 본데, 하고 싶은 일, 사명감 같은 걸 가지고 직업을 선택하는 사람도 세상에 존재한답니다. ^^
"관찰하며 삽니다"님, 보호직 정보가 워낙 없는데, 님께서 상세하게 적어주신 글이 몇 개 있어 도움 많이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보호직이 힘들다, 안힘들다 이런 말은 7년 하다가 나온 입장에서 보면 솔직히 힘듭니다. 젊을때야 돌아다니는게 좋지 몸은 늙어가는데 뺑뺑이 인사에~~ 매일 야근에..조금 편할까 해서 겨우 겨우 들어간 소년원은 당직땜에 죽어나고..~~물론 충청도 한적한곳 같은곳은 조금 편하겠지만.. 얼마 못가서 또 발령난다는거..
하지만 선택해서 들어갈 수 없다면 들어가서 느끼는게 낫겠죠~~그러나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조금 더 공부해서 편한데 가는게 지금 당장은 모르겠지만 몇년 후 정신건강에 이롭다는거..
근데 여기서 답다시는 분들에게 넘 의존하지는 마세요 거의 신출내기 아니면 관두고 딴데 간사람들 둘 중에 하나니까~~
화장실 갈시간도 없이 일하는 직원이 여기 와서 답글 달고 그러진 않겠죠~ 여기 댓글 다는 신출내기 직원도 몇년 후에는 거의 안들어온다는거~~ 사는게 하루하루가 바쁜데 이런데 신경쓸 시간도 없겠죠
@고노디 ㅎㅎ 그냥 웃지요~~가능하시면 둘다 경험해 보세요
가장 실질적인 답변이시네요ㅎ 많이참고하세요 그리고 여러분이 생각하시는거보다 어렵거나 힘들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기업만큼은 절대 안합니다ㅋ 공무원 일처리만 열심히하면 웰빙가능해요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