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옥상에서 바라본 밤 풍경)
세상은 요지경이다. 천당과 지옥이 이웃하고, 선과 악이 공존한다. 천사와 악마도 우리 곁에 상존한다. 개인에게도 국가에도 해당되는 말이다. 한생애를 살면서 천당 같은 환경에서 천사 같은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선하게 살고 싶은 것이 보통 사람들의 바램이다. 하지만 사람의 운명이란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어서 개인의 불행이나 국가적 재난은 활화산의 폭발이나 지진처럼 불시에 엄습하기도 한다.
국내적으로는 이태원 압사사고와 채상병 사망사건으로 온나라가 시끄럽더니 국외적으로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온세계가 혼란에 빠졌다. 포성도 들리지 않는 먼나라의 일이지만 남의 나라 일 같지가 않다. 남북이 휴전상태로 대치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라 더욱 우려가 되고 경계하는 바가 크고 중하다. 무고한 인명들이 극소수 전쟁광들의 자기식 신념과 판단에 의해 무자비하게 희생되니 천인공노할 일이다.
인류 역사는 전쟁의 역사로 점철되어 왔는데 전쟁을 통해 얻은 것이 무엇인가 묻고 싶다. 세상에 생명보다 더 소중하고 가치있는 것은 없다. 무엇무엇 때문에 전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외치는 자들의 주장은 모두 궤변이고 망상이다. 코로나와 같은 질병을 이겨내기 위해 온 국가와 국민이 노력을 아끼지 않았듯이 사람의 생명을 파리 목숨처럼 여기고 살육을 서슴치 않는 악의 무리들을 제어하고 제거하는 데도 선량한 자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
오늘 사직벌에는 롯데가 이기고 있는지 함성소리가 여러 번 밤하늘에 울려퍼졌다. 롯데를 응원하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고 가슴속은 보름달처럼 밝아졌을 것이다. 잠시나마 천국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며 삶의 희열을 느꼈을 것이다. 반면에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나라의 선량한 민초들은 지옥문의 입구에 내몰린 듯한 상황속에서 극도의 공포감을 느끼며 전전긍긍하고 있을 것이다. 악마들에게는 저주를, 선량한 민초들에게는 신의 가호가 내리기를 바라는 절대다수 사람들의 기도가 실현되면 얼마나 좋을까? 전쟁과 살인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며 아픈 마음을 달래본다.
오늘은 9명의 회원이 수요훈련에 나왔다. 회장님, 꾸니, 라지에로, 아자아자, 달리마, 태암, 이종철, 참전용사, 정동일 샘 등이다. 공기는 달리기를 하기에 최적의 상태였다. 지난 토요일에 장안천 강화훈련에 참가했던 4명 회원님들(회장님, 이종철 샘, 아자아자 샘, 라지에로 샘)이 강훈의 효력을 발휘하며 기운차게 쌩쌩 달렸다. 꾸니 샘도 기운을 차리고 운동장의 주인이 되었다. 감기로 컨디션이 부실한 나도 선선한 날씨에 편승하여 속도감 있게 5km(32분)를 달렸다. 식사는 <동해>에서 김치찌개로 맛있게 먹었다. 밥이 떨어져 문을 닫으려는 중이었는데 단골의 힘으로 마지막 손님이 되었다. 대신 밥은 햇반으로 만족해야 했다. 곽태환 샘이 계산을 하셨다.
지구촌의 대다수 선량한 사람들의 마음이 편치 않을 밤이다. 우리는 각기 떨어진 개인이지만 공기처럼 연결되어 있어 남의 아픔이 곧 나의 아픔이 된다. 80억 인구는 거대한 산처럼 한몸이다. 우리들의 몸과 마음이 상처 받고 죽어가는 아픔이 심해지고 있다. 지구촌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과 분쟁의 종식을 기원한다.
無星秋夜
蟋蟀鳴聲不眠夜
獨登屋亭仰望空
人家房窓燈光明
無邊廣天一星無
中東狂戰天亦怒
週末連日驚失色
殺育砲彈霹靂落
地獄戰爭人燈消
별이 없는 가을밤
귀뚜라미 울음소리에
잠못 드는 밤
홀로 옥상 정자에 올라
밤하늘을 올려다 본다.
사람 사는 집의 방 창마다
등불 빛이 밝은데
가없이 넓은 하늘에
별 하나 없구나.
중동의 미친 전쟁에
하늘도 노한 걸까
주말 연일
크게 놀라 얼굴빛을 잃었구나.
살육의 포탄이
벼락처럼 쏟아지는
지옥같은 전쟁에
사람등이 꺼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