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금방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가을이죠. 깊어진 가을입니다.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지고 또 삼한사온이잖아요.
조금 더 포근해졌다가 다시 가을비가 내리면 또 더 추워지고 또 괜찮아졌다가 또 더 추워지고 이렇게 겨울이 다가오고, 깊어지는데 오늘이 10월 상달 초하루입니다.
날씨가 쌀쌀하더라도 부지런히 움직이는 달이에요. 해(亥)월입니다.
자축인묘(子丑寅卯) 진사오미(辰巳午未) 신유술해(申酉戌亥) 그리고 자축(子丑).
해자축(亥子丑)이 동안거(冬安居) 기간이잖아요.
겨울에 진입하는 그런 달인데 해(亥)는 활동을 하고 이동하는 시즌이에요.
동안거를 하기 위해서 그리고 집집마다 겨울을 나기 위해서 모으고 쌓고 또 비축하는 것이죠.
그리고 바깥에서 겨울을 나게 되면 너무 추워서 상하게 되거나 얼어 붙어버리면 안 될 것들은 실내로 이동시키는 옮기는 그런 달이 10월입니다.
그래서 모으는 달입니다.
논밭에 있던 것들도 이제 다 모아야 됩니다.
추수를 해서 차곡차곡 창고에 쌓아둔 것도 있지만 아직 논밭에 있던 것들은 자투리까지 다. 그리고 옛날에 출가해서 수행하시는 분들은 추워지기 전에 집마다 돌면서 공양미를 탁발을 하는 그런 기간입니다.
그래서 그 모습이 그대로 10월 한 달을 나타내는 이미지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여러분들도 지금까지 마음에 농사도 지었고 사람 농사도 지었고 또 실제 경제활동을 해서 돈도 많이 벌었습니다.
그런 것들을 다 차곡차곡 모아서 비축하는 그런 계절이에요.
우리들이 대비주 수행 10년 결사하는 것도 흩어져 있는 것들을 지금 다 모아서 비축하고, 쌓아둘 때는 정리 정돈을 잘해야 돼요.
정리 정돈을 잘하게 되면 뭐가 어디 있는지 아주 편안하게 효율적으로 잘 쓸 수 있잖아요.
그런데 정리 정돈이 어설프면 있는데도 썩어 없어지고 새롭게 또 만들어야 됩니다. 새로 사야 되기도 하고. 옷도 그렇고 양식도 그렇고, 그리고 우리가 머무는데 집에 관련된 여러 가지 용품들도 그렇습니다.
정리 정돈을 잘해서 쌓는 그런 기간인데 날씨가 쌀쌀했기 때문에 움츠러들기가 쉽습니다.
그렇지만 부지런히 움직여야 돼요. 해월에 활발하게 움직이고 또 이사할 분들은 이 기간에 이사를 많이 하는 시즌이거든요.
그리고 화분 같은 것들도 바깥에 있으면 얼어 죽잖아요.
그러니까 이사시켜야 됩니다. 보온도 잘하고 월동 준비를 하는 그런 기간입니다.
그런데 이사하실 분들은 이 생애에서 다음 생으로 이사하기도 하고 또 이 집에서 다른 집으로 이사하기도 하고 이 직장에서 다른 직장으로 이직을 하기도 하잖아요.
그럴 때 어떻게 하는가 하면요 이사를 잘해야 돼요.
우리가 사실은 어제로부터 오늘로 이사를 했거든요.
오늘로부터 내일로 이사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사를 잘해야 됩니다.
지금까지 한철 잘 살다가 이번 동안거 기간에는 다른 수행 처소로 옮겨서 수행을 하겠다. 또 공부를 하겠다. 또 삶을 살겠다 하잖아요.
집을 옮겨 이사할 때도 그렇고 이번 생애에서 다음 생애로 옮겨갈 때도 그렇고 또 다음 장소로 가서 다른 학교로 가서 전학을 가거나 상급학교로 진학해서 옮겨가서 공부하는 그런 일이 우리의 삶입니다.
그럴 때 지혜로운 삶, 정말 일이 잘 풀리는 분들은 어떻게 하는가 하면요, 이제 내일모레면 10월 보름날 동안거 결재가 되기 때문에 한 10월 13일 14일쯤에는 가서 새로운 수행 처소에 방문을 들여서 거기에서 수행을 시작할 때는 어떻게 해야 되는가 하면요, 여기에 있을 때 누렸던 것을 이제 뭐 필요 없으니까 나는 떠나버리니까 그냥 소홀하게 보존하고 정리 정돈을 제대로 하지 않고 떠나기가 쉬워요.
왜냐하면 나는 이제는 끝났으니까, 여기하고 인연이 끝났으니까.
그런데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미리 그쪽에 가서 로비도 하고 또 미리 그쪽에 가서 또 용품도 미리 준비를 해놓고 이렇게 준비하는 것도 물론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살았던 장소를 잘 보존할 수 있도록 하고, 지금 나는 떠나지만, 다음에 내 후임으로 여기 와서 근무하거나 여기 와서 수행하는 분을 위해서 겨울 양식을, 탁발을 잘해서 창고에 그득하게 쌓아두는 것이 지금 할 일입니다.
그리고 이사할 때도 깨끗하게 정리 정돈을 잘하고 또 수리해야 할 것이 만약에 있다면 수리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깨끗하게 해주고 다음 집으로 이사를 가잖아요.
그럼 어떻게 되는가 하면요, 거기 가서 마치 양식을 미리 누가 와서 쌓아둔 것처럼 양식이 아주 그득한 그런 처소에 가서 한겨울을 날 수 있는 일이 벌어집니다.
여기에서 쌓아뒀는데 여기에 쌓아두고 떠났는데 거기 가니까 이미 쌓여 있다 이 말입니다.
그래서 여기에서 함부로 살고 여기에서 소홀하게 살고 여기에서 낭비하잖아요. 왜냐하면 나는 이제는 뭐, 다 떠날 집이니까.
그래서 여기에는 그냥 창고가 비어도 지금 탁발하는 기간에 탁발도 안 해놓고 가잖아요.
그리고 또 나는 이제 옮겨서 살 거니까 여기는 누구 와서 어떻게 하겠지. 하고 장작도 한겨울 날 수 있는 땔나무도 준비해 놓지 않고 그냥 떠나버리잖아요.
그렇게 되면 다음에 가서 살 때 장작도 없는 곳에 갑니다.
장작도 쌓여 있지 않은 곳에 가고 양식도 쌓여 있지 않은 곳에 가게 된다. 이 말이에요.
이것이 우리의 삶이에요.
우리가 이제 과거 생으로부터 이번 생, 다음 생에 태어났었잖아요.
그리고 지금 생을 살고 또 다음 생에 또 태어나게 됩니다.
극락 가기도 하고 혹은 다시 사람 몸 받아서 태어나기도 하고 할 거잖아요.
그럴 때 부잣집에 태어날 것인가? 아니면 가난한 집에 태어날 것인가?
어떻게 여러분이 장담할 수 있습니까? 바로 여기서 사는 고대로입니다.
여기서 사는 고대로.
일일 일야 만생만사(一日一夜 萬生萬死)라는 말이 있죠.
여러분들이 하룻밤 푹 자고 일어나면 그다음 날이 있거든요.
하룻밤 푹 자고 있는 것은 그 전생 일입니다.
이미 그다음 날 눈 뜨는 것은 새로운 생에 태어난 거예요.
그러니까 그 전날 집을 막 설거지도 안 해놓고 집 청소도 안 해놓고 자고 일어났어.
그러면 어떻게 되어 있을까요?
누가 무슨 우렁각시가 와서 깨끗하게 설거지도 해놓고 먹을 것도 막 준비해 놓고 이렇게 하지 않죠. 전날 어떻게 했느냐를 고대로 만나는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가 10월 한 달은 그러한 마음으로 살아야 해요.
그래서 특히 우리들의 양식은, 가장 중요한 양식 오래오래 가는 양식이 있잖아요.
그것이 바로 법식입니다. 법식. 수행 공덕을 짓는 거란 말입니다.
기도하고 대비주 외우고 그리고 복 짓는 것이 장작이고 이것이 탁발한 공양미이고 이것이 창고에 수북하게 쌓이게 되는 눈에 보이지 않게 쌓이는 이게 생명의 양식이고 영원한 양식입니다.
그리고 우리들이 다른 비유로 이야기하자면 이 몸을 가지고 이번 생에 살면서 대비주를 많이 하잖아요. 그죠? 복 많이 짓잖아요. 공부 많이 하잖아요. 그럼 죽을 때는 전혀 못 가져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이미 극락세계는 다 쌓여 있어요. 다 쌓여 있어요.
그게 어디서 한 겁니까? 지금 이번 생에서 우리가 이 몸을 가지고 살아가면서 한 것들이에요.
그리고 그것을 삶에 적용시킨다면 다음 처소로 옮기기 전에 내가 머물던 곳의 창고에 양식을 수북하게 쌓아놓고 가라 이 말입니다.
직장 옮겨도 마찬가지예요. 직장을 옮길 때에도 이제 나는 다른 직장을 옮기기 때문에 이 직장에 소홀한 것이 아니라 이 직장에서 잘 지내고 이 직장에 도움 되는 일을 함으로써 복을 짓고 떠나게 되면 후임이 내 자리를 맡아서 또 일을 하잖아요.
그 후임이 아주 편하게 효율적으로 이 회사를 위해서 일을 잘할 수 있도록 해놓고 가게 되면 옮겨가는 그 자리에도 또 그렇게 해놓고 갔어. 참 묘하죠. 그죠? 이게 정확한 인과 법칙입니다.
그런데 아직 길이 나지 않고 아직 과거에 쌓여 있던 업장이 남아 있는 경우에는 나는 그렇게 해놓고 갔는데 그쪽에 가니까 안 해놓고 갔거든.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참 좋은 일입니다. 이거 빚 갚는 거예요.
내가 새로 가서 하는 거예요.
몇 번만 하다 보면 과거의 업장이 다 소멸되고 복으로 쌓이고 복으로 쌓이게 되면요, 이제는 가는 곳마다 양식이 그득하고 가는 곳마다 길이 열려 있는 그런 곳으로 옮겨가게 되는 거예요.
우리가 미래를 생각할 때 사실은 없습니다. 그죠? 미래는 오늘 사는 그대로가 미래의 길이 되니까. 그래서 오늘 이번 10월 한 달을 그렇게 사십시다.
그리고 추수를 해서 창고에 저장할 때는요. 그 마음이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래서 10월에는 추수 감사제를 지내는 거예요.
옛날부터 삼국시대 때는 제천 의식을 했고 고려시대 때는 팔관제 때 그렇게 했고 조선시대 때는 종묘에서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감사한 마음이에요.
감사는 좋은 것을 더하는 마음의 작복이에요.
그런데 불평과 원망은 내 마음에 안 드는 것들을 더하는 이 마음의 작법입니다.
오히려 불편한 것이 많아져요. 감사하는 것도 많아지고 불편한 것도 많아집니다.
그래서 이 10월 한 달 동안 수행하고 작복하는 마음의 중심 마음은 감사입니다.
추수 감사제 그죠? 감사하는 마음으로 신중기도를 합니다.
그리고 겨울 양식뿐만 아니라 우리가 다음 생의 양식 세세생생 양식으로 비축할 수 있는 그러한 기회가 지금 다가오고 있습니다. 음력 10월 한 달 동안에.
내일모레 양력 15일부터 7일 기도가 있고 또 양력으로 12월 1일부터 7일 기도가 있습니다. 이것이 다 10월 한 달 중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이 기간에는 시간 되실 때마다 오시고 특별한 기도를 하실 분들은 다 오는 것도 좋지만 이어서 3일 정도 오는 게 좋아요. 이어서.
첫날은 워밍업을 하는 그런 날이 된다면 두 번째는 깊이 들어갑니다. 깊이.
세 번째는 아주 결실이 맺히는 우리의 마음 작용을 이야기하는 거예요.
그래서 한 3일 동안 이어서 하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10월 한 달 최고로 좋은 상달입니다.
기도하기 좋고 복 짓기 좋고 또 학생들은 공부하기 좋고 두루두루 상달입니다.
이 상달 한 달 건강 관리도 잘하세요.
환절기 맞이해서 건강하게 감사한 마음으로 10월 한 달 동안 원을 성취하는 한 달이 되도록 하십시다.
감사합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