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산행을 마치고 아파트 로비에 들어서는데
로비 밖의 불이 켜져 있어 무심코 옆을 보았는데 매화꽃이 활짝 핀 것을 보았습니다.
로비 밖의 불은 밤새 켜져 있다가
새벽 6시쯤 경비원이 불을 끄는데 오늘은 산에서 좀 더 일찍 내려왔는지.....
로비의 전깃불로 아파트 조경수 매화꽃이 피었는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쓰레기를 버리려고 나갔는데 비가 많이 와서
오늘이 2 월의 마지막 날이라 우산들고 아파트 조경을 따라 산책을 즐겼습니다.
아파트 조경수는 상록수가 많아
겨울인데도 늘 푸른 활력으로 넘쳤습니다.
아왜나무를 비롯해서 은목서와 회양목과 주목과 동백나무와 소나무 등
아파트 동마다 조경수로 심어져 있습니다.
그 가운데 이름모를 상록 활엽수가 있어
나무의 이름을 알기 위해 아파트 동마다 그 나무 이름이 적힌 팻말을 찾았습니다.
대부분의 나무는 같은 종류의 수 많은 나무 가운데
오직 한 나무에만 이름의 팻말이 있었습니다.
드디어 그 나무의 팻말이 적힌 나무를 찾았고
그 나무의 이름은 "가시나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산촌에서 자랐지만 상록수는 소나무와 잣나무 밖에 알지 못하였는데
테크노폴리스의 조경수는 이곳에 와서 처음 알게 된 늘 푸른 상록수가 훨씬 더 많았습니다.
아왜나무를 비롯해서 은목서와 회양목과 주목과 동백나무는 모두 상록수였고
대부분의 활엽수는 가을에 낙엽이 지는데 우리 아파트의 상록 활엽수는 그 이름도 생소한 가시나무였습니다.
흔히들 탱자와 귤과 조각자와 아카시아 등 가시가 달린 나무를 가시나무나고 하는데
상록활엽수 가시나무는 가시가 없는 가시나무요, 또 도토리와 비슷한 식용 가능한 열매를 맺습니다.
알고보니 동백나무처럼 해변의 계곡에 많이 자생하고
전라남도를 비롯해서 경남 해안가와 제주도에 분포하는 나무였습니다.
경상도 내륙에는 상록 활엽수의 가시나무가 없는데
테크노폴리스는 대부분 전라도 업체가 건축한 아파트라 전라도에 자생하는 조경수가 대부분입니다.
비 오는 날의 산책으로 상록 활엽수 가시나무의 발견은
비에 젖은 매화꽃을 비롯해서 동백꽃과 산수유와 함께 봄비의 감동을 선사하였습니다.
생각보다 동백꽃이 핀 동백나무가 많이 심겨져 있었고
매화꽃과 산수유를 3월이 아닌 2월의 마지막날 보게 되어 행복하였습니다.
다양한 조경수를 살피며 산책하는 중 비가 많이 와서
잠시 팔각정에 비를 피하였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팔각정의 운치가 아주 멋스러웠습니다.
여덟개의 나무 가둥으로 세워진 팔각정은 바닥의 나무도 팔각이었고
전형적인 한옥 정자의 운치가 돋보였습니다.
팔각정 주위에는 여덟 그루의 노송이 팔각정의 운치를 더하였고
아름드리 소나무 둘레에는 남천나무가 심겨져 있었습니다.
팔각정 밖으로 나와 한옥기와를 자세히 보았는데
처마 끝의 기와는 무궁화 문양이 새겨져 있었고 모서리는 작은 봉황이 새겨져 있었으며
망와는 큰 봉황이 쌍으로 새겨져 있었습니다.
지붕의 기와는 전형적인 한옥 기와였는데
기와의 문양을 비롯해서 그 쌓은 솜씨가 전통적인 전문가의 솜씨였습니다.
팔각정을 나와 지난 11월에 사진을 찍은 울창한 피라칸사스 나무가 있는 곳으로 갔는데
그 울창한 나무는 전지를 당하여 앙상한 가지만 몇 개 남았습니다.
다른 나무도 보았는데 모두 가지치기를 하여
올 해는 피라칸사스의 열매를 볼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몇 년 전에도 피라칸사스 나무를 전지하여
몇 년 동안 파라칸사스의 붉은 열매를 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은목서 나무를 감고 올라간 이엽우피소가 있던 곳으로 가보았는데
줄기는 잘라져 있었고 씨방이 아직 나무를 감고 있어 모두 날려주었습니다.
아파트의 조경수를 따라 비 오는 날의 산책은
오후 1시에 나왔는데 집에 돌아와 보니 벌써 4시가 넘었습니다.
비록 카메라는 들고 나오지 않았지만 조경수를 비 오는 날의 서정으로 살피며
비에 젖은 매화꽃과 동백꽃과 산수유를 마음의 렌즈로 소담스럽게 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