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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실 귀신 자고)
자고신은 원래 7세기 후반, 산동성에 살았던 하미(何媚)라는 여성이었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책읽기를 좋아했을 뿐만 아니라 대단히 현명했다고 한다.
자라나면서 타고난 아름다움이 점차 살아나 주변에 미모에 대한 평판이 자자했다.
686년, 산서성 수양현의 지사였던 이경(李景)이 하미를 보고 한눈에 반해 그녀를 첩실로 맞아들였다.
지사는 미모와 함께 문학적 소양까지 갖춘 그녀에게 푹 빠져 낮이나 밤이나 잠시도 서로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이런 모습을 본 본처인 조(曹) 부인이 노하지 않을 리 없었다.
음력 1월 15일, 이경이 외출한 틈을 타 조 부인은 하미를 없애버릴 계략을 꾸몄다.
그녀는 하미가 화장실에 갈 때 따라가서 아무도 몰래 죽여버렸다.
(전통적인 중국화장실)
하미는 화장실에서 죽었기 때문에 아무도 장례를 치러주지 않았다.
그녀의 혼은 화장실을 떠나지 못하고 계속 머물러 있으면서, 밤마다 구슬프게 울다가 때로는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리고 자주 신비스러운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앞날의 일을 예언하기도 하고, 고민스러운 일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던 것이다.
이런 일들이 계기가 되어 조 부인의 범행이 낱낱이 드러나고 말았다.
사건의 전모를 알게 된 사람들은 하미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녀를 화장실의 신으로 모시게 되었다.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