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23일(목) 오후 8시
부산 해운대
젊음의 탄생
2주 동안의 짧은 방학 아닌 방학의 시간을 보냈다. 센터장님과 통화를 하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경찰서에도 가야 했고, 법원에도 가야했고, 가장 큰 문제는 한 녀석의 배신, 겉으로는 센터 아이들을 잘 지도해 주는 큰 형과 같은 역할을 하는척 하며 뒤로는 아이들을 학대하고 센터에 이런 저런 피해를 입혔다. 이런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그것을 처리하기 위해 경철서와 법원으로 뛰어다녀야 하고, 또 센터 아이들을 다시 지도해야 하니, 생각만 해도 지난 2주 동안이 참 어렵고 힘든 시간이었을 것이다.
2주만에 다시 만난 아이들. 그동안 보였던 얼굴들 중에 몇 명이 보이지 않는다. 가슴이 아프다. 굉장히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수업 분위기를 주도해 가던 녀석인데, 왜 그런 일을 벌였을까?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하지만 남은 녀석들은 크게 티를 내지 않는다. 여전히 다들 밝고 명랑하다. 더불어 2명의 신입생들이 보인다. 아직 어리고 녀석들이다. 모든 것이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시작할 수 없어 정직하고 솔직하게 녀석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이런 일들이 없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발생한 이상 숨기거나 없었던 것처럼 지내는 것이 아니라, 그런 상황 속에서 어떤 선택과 과정들을 거치느냐, 그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리고 드디어 책의 끝 부분을 나누었다. 녀석들은 지금까지 해 오던 방식대로 자신들이 읽고 좋았던 부분들을 발췌하였고, 그것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과 느낌들을 써 왔다. 새로운 2명의 신입생도 생소한 가운데서도 아주 잘 글을 요약해 왔다. 대신 오늘 수업은 서로 자신들의 피드백을 나누는 대신, 내가 아이들의 글과 그 외에 여러 가지 좋은 점들을 칭찬해 주고 격려해 주는 것으로 이야기를 진행해 갔다. 나름 녀석들의 마음을 풀어줘야겠다는 나의 생각이었다. 겉으론 웃으며 괜찮은 것처럼 보이려는 녀석들의 긴장된 마음을 풀어주고 다시 열심히 해 보자는 이야기도 계속 나누어 주었다. 아무튼 빨리 이런 문제에서 벗어나 다시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아가길 간절히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