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주제는 경쟁과 평등의 가치에 대한 견해를 논하라(75) 하이닉스반도체이천공장부지건설에 대한 정부의 비승인에 대해서 300자 논평을 하라(25) 정확하지는 않지만 두가지 모두 다분히 경제단체 냄새가 물씬 나는 주제였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한시정도였기 때문에 3500원짜리 식권이 지급되었습니다.
며칠 후 갑자기 합격통지가 날아왔고 이틀후에 바로 1차면접을 보러오라고 했습니다.
1차면접은 프레젠테이션과 영어면접이었습니다. 아홉시부터 여섯시까지 5명이 조를 이루어 12조까지 있었나요. 제가 7조였는데 뒤로 10조까지 있는 것은 확인했습니다. 아마 12-13조까지 있었을겝니다. 60명정도 시험을 본 셈입니다.
PT를 먼저하고 영어했습니다. PT주제는 두개, 그자리에서 주제를 주고 2가지 중에 택일하여 40분간 정해진 폼으로 A4한장으로 발표내용을 요약하고 3분간 발표합니다. 5명이 차례로 한명씨 들어가면 단상에서 6명 심사위원(6명 맞는거 같죠?) 앞에서 발표합니다.
PT작성 시간안배를 잘해야할 것 같습니다. 우리 조에 어떤 분은 택일인줄 모르고 두개 다 하시다가 시간부족해서 당황하시다 작성한 내용까지 다 날리신 것 같더라구요. 주제는 샌드위치 위기론과 자본시장통합법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대체로 모자라지는 않았습니다.
PT 분위기는 경직적이라기 보다 회색빛이었습니다. 면접관들은 점수를 매기는 건지 따분하고 지루한 얼굴들이셨습니다. 돌아오면서 생각했는데 분위기를 깨는 유머를 하나 했으면 당장 합격했을 것 같단 생각이 들더라구여. 그치만 분위기 봐서 하셔야 합니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자나여. 무표정에 무감각한 표정을 이겨내야 했습니다. 오랜시간 똑같은 PT를 들어서 지친 건이 원래 그런건지 알수가 없습니다.
마지막 분이 끝내고 나서 바로 영어면접으로 들어갔습니다. 순서대로 앉으면 차례대로 질문합니다. 면접관은 세분. 두분은 2세로보이는 젊은 분이었는데 동시통역하시는 분들이라고 합니다. 한사람씩 차례대로 너다섯개 질문을 던집니다. 질문은... 점심먹었냐, 저녁은 뭐 먹을꺼냐, 제일 잘하는게 뭐냐, 외국어디갔었냐, 6개월이상 체류한 곳이 있냐, 아르헨티나 같이 머나먼 곳에 3년간 가족도 없이 보내지면 어떡할꺼냐, 내가 한나라의 왕이라면.. 뭐랬더라.. 뭐 이런 질문들로 경직적이지 않은 분위기에서 기본적인 회화수준을 체크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제 앞에 분은 좀 오래하시고 저는 빨리 끝나길래 벌써 끝나냐 그랬더니 더 하고 싶냐 그러더라구요. 그런건 아니지만 생각햇던 것보다 빨리 끝난 것 같다 그랬더니, 황사에 대해서 물었습니다. 황사에 대해서 깊이 없는 얘기 몇마디 주고 받고 넘어갔습니다.
면접비 2만원. 건물이 마음에 들어서 일하고 싶더라구요. 채용인원이 너무 적어서 최종까지 갈 지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