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맞아 유리애 사모님과 식사를 하기로 했다. 아저씨께 여러 메뉴를 보여드리고, 가장 반응이 큰 곳으로 식당을 정했다. 국밥을 좋아하시는 것 같았는데, 사모님께 대접하기로 해서 그런지 코지하우스로 가고 싶다고 하셨다. 작은 선물도 준비했다. 아저씨는 음료를 선물하고 싶다고 하셨지만, 사모님께는 꽃이 어울릴 것 같아서 꽃다발을 권유했다. 다행히 아저씨도 좋다고 하셔서 꽃을 샀다.
식당에서 만나 추석 인사를 미리 나눴다. 아저씨가 준비한 꽃다발을 거듭 손으로 가리키셨다.
“사호 성도님이 준비하신 거예요? 예뻐요. 감사합니다.”
유리애 사모님이 기뻐하며 말씀하셨다.
“꽃을 좋아하시나요? 아저씨가 준비하셨어요.”
“그럼요, 꽃 좋아하죠. 오랜만에 꽃 선물 받는 것 같아요.”
아저씨도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뿌듯해하셨다.
식사하는 동안 아저씨의 교회 생활 이야기를 나눴다. 아저씨가 신앙생활 같이 할 수 있는 분을 교회에서 만났으면 좋겠는데, 남자 성도들이 직장 생활로 바빠서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아쉬워하셨다. 예배를 볼 때 졸리면 같이 사탕을 드시는 이야기도 하고, 아저씨의 건강 이야기도 나눴다. 익상편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계셨다며, 교회 계단이 가파르니까 다른 집사님께라도 부탁드려서 내려올 때는 잘 살펴주시겠다 하셨다.
“아저씨가 교회 가실 때마다 마음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저씨를 대신해 인사를 전했다.
“저는 하는 것도 없는데 이렇게 밥을 사 주신다고 하셔서….”
“이성열 집사님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는데…. 다들 하는 일이 없다고 하시네요.”
“네. 사호 성도님 교회 오시면, 제가 오히려 더 힘을 받을 때가 많아요.”
‘하는 일이 없다’고 하신다. 오랜 시간 교회를 다니며 그 일이 당연한 일이 되어서 그런 것 같았다. 소리 없는 손길. 감사한 일이다.
식사를 마치고 가는 길에도 식사와 꽃 선물 고맙다며 거듭 인사하신다. 추석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차에 탈 때까지는 아무 말씀 없던 아저씨가 차를 타자마자 ‘응’ 하며 엄지손가락을 들었다가 내리신다.
“아저씨, 유리애 사모님이 좋아하셔서 기쁘세요?”
“응. 허허.”
기분 좋게 돌아오는 길, 유리애 사모님께 문자가 와서 아저씨께 전해드렸다.
아저씨께서 한참을 보시더니 씨익 웃으셨다. 선물을 준비한 사람도, 받는 사람도 기쁜 시간이다.
2024년 9월 9일 월요일, 구주영
명절 맞아 감사인사 드릴 수 있게 거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신아름
유리애 사모님, 평소 서사호 아저씨 살피며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명절 앞에 이렇게 명절 인사 할 수 있어서, 서사호 아저씨 상황을 생각하면, 참 고맙습니다. 아저씨, 성도분들께 명절 인사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월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