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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치의 엘라트레체 박사
미 프로야구(MLB) LA 다저스의 투수 류현진(28)이 어깨 수술을 받는다.
LA 다저스는 21일 "류현진이 지난 3월부터 통증을 느껴왔던 왼쪽 어깨에 관절경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2004년 동산고 2학년 때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그는 선수 인생 두 번째로 수술대에 오른다. 22일 진행될 수술은 다저스의 주치의 닐 엘라트레체 박사가 집도한다. 엘라트레체 박사는 미국 정형외과 최고 권위자로, '수퍼 서전(Super Surgeon)'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그는 최근 복서 매니 파퀴아오의 어깨 수술을 맡았다.
류현진의 수술은 우선 어깨에 최소 3개의 구멍을 낸 뒤 관절경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가장 먼저 진행되는 시술은 초소형 카메라가 달려 있는 장비인 관절경을 통해 손상 부위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다. 손상 정도가 경미한 걸로 나타나면 일명 '클린업(clean up·어깨 청소)'으로 불리는 변연절제술(debridement)을 통해 치료한다. 만약 연골과 힘줄이 찢어졌으면 봉합 수술을 한다. 관절경 시술이 어려울 정도로 크게 다쳤을 경우엔 어깨를 절개해 수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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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까진 1년+α보통 일반인이 어깨 관절경 수술을 받으면 6개월 정도의 회복기를 거친다. 야구에서도 야수의 경우엔 그라운드 복귀까지 비슷한 시간이 걸린다. 지난 2013년 말 관절와순과 회전근개 손상으로 어깨 수술을 받은 한화의 중견수 이용규는 지난해 중반 돌아와 예전과 다름없는 기량을 뽐내고 있다. 하지만 강한 어깨 회전운동으로 공을 던지는 투수는 다르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도 정확한 복귀 시점을 장담할 순 없다.
수술 부위가 아물 때까지 과정은 다른 이들과 같다. 상처가 덧나지 않도록 한 달가량 휴식을 취한다. 만약 연골이나 힘줄이 파열돼 봉합 수술을 하면 꿰맨 부분이 완벽하게 자리 잡는 데 시간이 좀 더 소요된다.
문제는 재활 과정이다. 상·하·좌·우 360도로 움직일 수 있는 어깨는 다른 곳보다 복잡한 관절 구조로 되어 있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던질 정도로 만들려면 최소 6개월은 어깨 근육을 단련해야 한다. 이 과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야 공을 잡고 피칭 훈련에 돌입할 수 있다.
류현진의 경우 수술한 부위의 손상이 심하지 않고, 재활까지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2016시즌엔 마운드에 설 수 있다. 한화 시절 류현진의 몸 상태를 관리했던 조대현 NC 트레이너(전 한화 트레이너)는 "류현진은 근육이 유연한 편이라 충분히 예전 기량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04년 류현진의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담당했던 김진섭 정형외과 원장은 "어깨 수술은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받는 게 좋다"며 "류현진도 아직 젊은 나이라 회복이 빠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수술 이후에도 원인 모를 통증에 시달리면서 제 기량을 되찾지 못하는 것이다. 한경진 선수촌병원 재활원장은 "근력이 정상이라도 부상 부위가 마음에 걸려 100%의 힘을 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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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아프다'다저스는 류현진의 수술이 결정되자 바로 그를 대체할 선발 투수 자원을 찾는 데 돌입했다. 돈 매팅리 감독은 이날 "류현진이 올 시즌에는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다양한 무기 중 하나를 잃었으니 다른 걸로 대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의 부상이 다저스 멤버들만큼이나 가슴 아픈 이들이 국내에도 있다. MLB 국내 중계권을 가진 MBC스포츠플러스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잃었다. 류현진의 등판 경기는 그간 매번 2억~3억원의 광고 수익을 올렸던 걸로 알려졌다. 올해 류현진 등판 경기를 관전하는 프로그램과 연계한 여행 상품을 내놨던 하나투어, 그를 라면 광고 모델로 내세웠던 오뚜기 등도 타격을 입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