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文科) 초시(初試) 일소(一所)에서 ‘황조(皇朝)의 독수(督帥) 원숭환(袁崇煥)이 모문룡(毛文龍)을 멋대로 죽인 죄를 다스리지 않고 오히려 장유(奬諭)를 내림에 대하여 감사해 한 일을 논하라.’는 것을 표제(表題)로 출제하였습니다.
이것은 비록 시관(試官)이 무의식적으로 취한 일이기는 하나 중국 조정의 경략(經略)을 대접해야 하는 우리 나라의 입장에서 보건대 ‘황조의 독수’라면 동쪽의 군무(軍務)를 총괄하는 신분으로서 이제 막 모수(毛帥)를 복주(伏誅)하여 그 위엄이 천하를 진동시키고 있는 인물인데, 그 막중한 체면을 생각할 때 어떻게 되겠습니까. 번방(藩邦)의 배신(陪臣)이 경략의 성명을 거론하면서 ‘멋대로 죽였다.’는 등의 말을 사용하여 과장(科場)에 출제했으니, 만약 이 말이 멀리까지 전파되어 경략이 듣기라도 하면 그 마음이 편하겠습니까? 중국 조정과 관계된 일이니 출제해서는 안 됩니다.
선묘조(宣廟朝) 때에 ‘가슴을 열어젖히고 화살을 받았다.’는 것으로 시험 제목을 낸 일이 있었는데, 선조께서 황상(皇上)과 관계된는 일이라 하여 시관을 파직시킨 예가 있습니다. 이번 일은 우리 나라에서 사대(事大)하는 의리로 비추어 볼 때 크게 손상되는 일인데, 대신이나 간관들 모두가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선묘조의 고사에 따라 속히 출제한 시관을 다스리소서."하니,
상이 이르기를,
"이번의 표제(表題)로 낸 일은 선조(先朝) 때의 일과는 상당히 다르고 대단하게 잘못한 것도 없으니, 놔 두라."
하였다.
첫댓글 모문룡 죽였을때 고름을 터뜨린것 같아 속시원하다는 입장 아니였나요?
그놈이 개새끼인건 맞는데, 죽이는 건 황제의 권한인데 이걸 침해한게 문제가 되는 거죠.
일종의 계획된 사적 제재인 셈인데, 왕조 국가에서 이걸 좋게 볼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