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불어 마른 잎 구르며 날리는데 (늦가을 이야기)

[박점분(55회)]

쌀쌀한 늦가을 바람이 불어
산자락에 마른 잎이 떨어지며
바닥에 쌓인다.

아니 거리에 바스러 지며
발자욱에 밟히며 바람에 쓸려 간다.

휘리릭 바람이 불어 오면
커다란 플라타나스 마른 잎이
뱅그르르 돌며 거리 위로 굴러 간다.

나는 바라본다.
예년처럼
또 다시 찾아 오는 겨울 바람.
떨어져 뒹구는 마른 나무 잎사귀들.

무심한 거리에
바람이 불어 온다.
건널목 연석 위에서 기다린다.

신호등이 바뀔 때를.
아주 짧은 때. 길게 느껴져
조바심이 나는 동안을
견디어 낸다.

바람이 불어
마른 잎이 구르는
그 시점이다.

[송경희 47]

박점분 후배님!
바람에 나르는 바사삭 마른 나뭇잎을보니
더 추워집니다.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