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전
지금으로부터 서너달 전쯤인 것 같습니다.
제가 최근에 뛰었던 바다하프(2시간21분)와 경주 동마(2시간11분)를 돌아보니 조금 한심한 생각도 들고, 저희 클럽에서 씨름부로 바꿔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해서 좀 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봐야겠다고 생각을 했읍니다.
그러던 중 어느 술자리에서 강,신,김 선배님과 의기 투합하여 지금부터 준비해 서울동아 마라톤에서 자웅을 겨루어 보기로 하였읍니다.
저와 신선배님과 강, 김 선배님과의 팀플레이를 하기로 하고 나름 준비를 시작하였읍니다
요~ 팀플레이가 상당히 재미있었읍니다
서로 훈련했던 부분을 공유하고 잘못된 부분들도 지적하며, 한편으로는 서로를 견제하고 약간의 약올림을 가미하며, 연습을 시작했읍니다.
영하 10도를 밑도는 기온에서도 과감히 LSD를 하신 강정수선배님, 매주 월,목요일은 빡세게 달려야 한다며 수많은 술자리를 과감히 피하신 신종철 선배님, 그리고 별로 훈련을 안하시고 출장만 다니신 김호진 선배님.
저도 연습을 하면서 느낀거지만, 이번 겨울은 징그럽게 추웠던 것 같습니다.
대회 1주일전 마지막 알콜로딩을 해야 한다고 모여 서로의 훈련과정을 얘기하며, 다들 건전하게 다음날 우유랑 같이 집에 들어갔습니다.
이후 부터 대회일까지는 술먹으면 안된다는 신종철 선배님의 말씀을 듣고 많은 약속을 보류하며 금주와 금연을 하고, 서울로 출발하는 날 만나보니 저 혼자 금주를 했더군요...ㅠㅠ
서울로 오던중 저희 바로 앞에서 터널 내 차량 화재로 인해 1시간 정도 지체하게 되었읍니다.
차주인 김여사는 터널 밖으로 나와서 한마디하시더군요..."기름 만땅 너나서 잘 탈끼다" 차보다는 기름이 더 아까운듯합니다.
서울에 도착해 굳이 막걸리를 한잔해야 되다는 강모선배님 덕에 마지막으로 알콜로딩과 카보로딩을하였읍니다.
서울 어머니 댁에 도착해 하루를 자고 5시 기상해 밥을 든든히 먹고 대회장으로 향했읍니다.(역시 마누라보단 엄니가 났네요)
대회중
아침에 적지않은 비가 내리고 기온 또한 만만치가 않습니다.
비옷을 구입하고 옷을 갈아입고, 생리적 현상을 처리한 뒤에 출발선상으로 도착하니 살짝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출발선상에서는 완주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됩니다.
드디어 출발!
김성환 선배님의 덕택으로 A조에서 출발하게 된 저는 조금이나마 좋았던 것 같습니다.
무지막지하게 달려나가는 A조 선수들!
부럽기보다는 걱정이 앞섭니다. 저러다 죽지 않을까?
제일 후미에서 천천히 뛰기 시작하니 잠시 후 김호진 선배님이 지나 갑니다.
너무 빨리 지나가기에 천천히 뛰는 듯한 생각이 들어 속도를 높일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이내 포기하고 제 페이스 대로 뛰어 갔읍니다.
앞에 걸리적 거리는 사람도 없고 저를 추월해간 사람이 작게 잡아도 2000명은 되는 것 같습니다.
물을 많이 먹은 때문인지 기온이 낮아서인지 10키로를 지나니 방광이 터질 듯한 느낌이 듭니다.
잠시후 만나는 주유소 화장실로 들어가니 몇분이 이미 기다리고 있고, 변기 하나에 2인1조로 하여 빠르게 용무를 마쳤지만 2분이상 흘러 버리고 같이가던 3시간 40분 풍선은 이미 사라져버렸읍니다.
항상 30키로에서가 문제였는 데, 괜찮은 느낌에 4시간안에는 무난히 들어가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35키로를 지나면서 마음속으로 36,36,36을 되뇌이다 이미 36키로를 지난줄 알고 37푯말을 기대하다 갑자기 36을 보니 힘이 쫙 빠지는 듯한 느낌입니다. (다들 이런 경험 한 번쯤은 있으시죠?--저만 그런가?)
10키로를 남겨두고 시간을 체크하니 잘하면 4자보기가 가능할 것 같았읍니다.
38키로 지점에서 썹-3 최재호씨가 힘을 외치고 앞서 나갑니다. 진짜 그 소리에 이상하게 힘이 납니다.
이미 힘은 떨어졌어도 그 놈의 기록이 뭔지 쎄빠지게 뛰어 40키로를 통과하고 나니 다리가 잘펴지지도 않는 것 같고, 정신도 이상해지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속으로 숫자를 세어 보기도 하고, 생각나지도 않는 군가를 불러보기도 하고.....
드디어 골인!---3시간 48분 46초(개인 최고 기록입니다^^)
뛸때는 그나마 좀 나았는 데 들어와서보니 걷기가 힘들어 집니다.
괜찮은 장소를 골라 잠시 누웠다가 칩을 제거하고 천천히 다리를 절며 걸어 가니, 신종철 선배님이 저를 부르십니다.
'괜찮아'하며 안부를 먼저 물을 줄 알았는 데, 첫마디가 '기록은'이었읍니다....ㅋㅋ
잠시 후 강정수 선배님도 도착을 하시고, 장현수,최재호 회원님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잠실 운동장을 뒤로 하였읍니다.
대회 후
4명이서 다시 차로 돌아와 주변 식당에서 간단히 밥을 먹고,(어제의 순대와 더불어 순두부....개맛도 없었읍니다) 사우나 후 부산으로 향하였읍니다.
저를 제외하고 세분이서 돌아가며 운전을 하셨읍니다.(쬐끔 죄송하더라고요...)
부산에 도착해서 회 한 접시와 소주한 잔을 곁들이고, 세븐에서 가볍게 맥주 한잔 하면서 그 동안의 일들을 얘기하면서 기나긴 레이스를 마쳤읍니다.
이번 동마에서 달리신 분들 모두 수고하셨읍니다....
PS. 달리기는 발로 했는 데 웃으면 왜이리 뱃가죽이 아플까요......
첫댓글 인생무상을 새삼 실감, 스모선수가 SUB4 라니..아무튼 서브4 등극을 축하축하^^^
헐~이 양반이 누구신가...우리 효마클 썹쓰리 1호님이... 백만년만에 나타나셨네....
서로 얼굴이나 좀 보고 삽시다....
욱준씨 축하합니다. 대회 전날 막걸리만 안마셨으도 3자보기 하는 긴데...
몸 무거운게 혹시 전날마신 막걸리가 문제였나?
전날 서로 알콜로 조질라 했나보네..
큰 키, 잘 생긴얼굴, 잘 달리는 체력, 잡기의 제왕 욱준 뭘 더 바라겠소..단지 언제 4자턱을 내는지가 궁금할 뿐이지
그리고 조금 편한 대회같으면 3.5도 눈앞에 잡힐것도 같은데...축하축하 합니다
후기제목으로 "나는 마라토너다!" -- 강추 ㅋ ㅋ 회복잘하시고, 밥한번 합시다.
욱준후배님! 비오는 날 개인최고 기록... 축하드립니다. 수고 많이 하셨고 결산은 언제, 어디서 합니까??? ㅋㅋ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더 많은 1인...ㅎㅎ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네요. 그리고 강정수 선배님은 늦게 들어오셨는데 기록도 늦은가요?(우려가 현실로?)
모처럼 맛보는 대회후기 힘들었겠지만 생생하니 감칠맛납니다,준족에 신기록, 쪼께이마 더하모 같이가겠네~최욱준! 힘!!
욱준아~수고했다. 날잡아 단둘이 바둑이나 한판 두고 소주 한잔 땡기자...
욱준아~수고했다. 날잡아 단둘이 당구나 한게임하고 소주 한잔 땡기자...
욱준아~수고했다. 날잡아 몇이 모여서 당구나 한 게임할까?
욱준씨 수고 마이 하셨습니다..그리고 부럽슴다..^^
축하하요 완주도 부러운데 기록까정.....
축하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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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준아! 이렇게까지 이야기 하는데, 차~암나? 존심도 없고 배알도 없나?
그래 니 잘났다, 니 팔뚝 굵다... 됐냐?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뚜껑은 열어봐야 알수 있고 욱준이의 약점인 종반 퍼지기를 내심 기대하면서 황사비 맞아가면서 대회에 임했지만 이미 결론은 나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 그나저나 아그들 당분간 껄떡거리면서 들이댈낀데 어데 잠시 피했다가 와야돼나 우째야돼노.....
비 속을 남들보다 더 오래 버틸 수 있는 체력이 더 부럽습니다. 오래 버틴 분에게 상 줘야 합니다. 강회장님 홧띵!~
축하합니다. 그래 오늘 화요일 아침 기분은 어떤교? 뽈떼기 살찌우는데는 뽈살이 최곤데...수달와서 뽈떼기나 한 뽈따구 하소. 존경합니다.
각고의 노력으로 이룬 섭4 축하합니다. 회복 잘 하시길...
감동입니다. 전전목달님의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수고하셨어요 ^^
욱준후배님! 진짜 수고했네요..내가 은근히 좀 미워했는데 (나는 구박하고 신모씨만 너무 좋아해서리)이제부터 그맘 확실히 바꿔질것같습니다.
대단하십니다 추운데서
2천명 지나갈때 잘 참았네요 최고 기록 축하 합니다. 내 이름 나오길래 깜짝 놀랐네 ..ㅎㅎ
늦었지만 욱준후배 축하합니다. 강선배 기죽어서 이제 토달이 조용~~해 지겠네요ㅋㅋ
카페에 오랜만에 나온 대회후기네요, 늦었지만 기록갱신 축하합니다. 나도 이런후기 한번 쓰면 좋겠네,.
욱준씨 개인 최고 기록 달성을 위한 뼈를 깎는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