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마누라가 퇴근하면서 서동 시장에서 마늘 10kg 한 쪼래기와 양파 한 쪼래기를 사왔다.
여자 혼자서 들고 옮기기에는 좀 버거워서 아파트 현관에선 나보고 들고 옮기라고 해서
들어다 아파트 베란다에 보티러 놓았다. 요즘 날이 더워 베란다에 두워도 손을 보지 않으면
상한다고 한다. 마늘은 오래 보관하려면 6월에 나온 마늘을 사다가 뿌리를 쪼개어 바람이 잘 통하도록
해 놓아야 된다고 마늘을 파는 상인 아주머니가 예전에 내게 일러주었다.
국내 마늘 산지로는 남해와 의성이 있다. 의성마늘은 6쪽 마늘이라 하여 뿌리가 6쪽이 붙어 있고
크기가 일정하고 10쪽 내외가 붙은 것보다 씨알이 굵어 값이 비싸다.
요즘은 마늘이 슈퍼푸드라 하여 양념재료로 분만 아니라 제약원료나 건강식품으로 많이 팔려나가
값이 많이 올랐다.
나는 육고기나 회를 먹을 때에도 꼭 생마늘을 찾는다. 생마늘 조각을 막장에 푹 찍어 씹어 먹어야만
입 안이 개운해지기 때문이다. 10KG짜리 한 팩이면 우리집은 식구가 없어 겨울 김장할 때까지 간다.
어제부터 베란다에 있던 마늘 팩을 거실로 끌어들여 뿌리와 가운데 있는 마른 마늘 대를 제거하고
한데 붙어 있는 뿌리를 조가조각 따로 떼어낸다. 한뿌리에서 났다고 그런지 칼을 대어도 잘 떨어지지 않게
야무지게 붙어 있다.
칼을 홈이 진 곳을 찔러 넣어 반으로 쪼개면 맨 가운데는 마른 줄기대가 있고 그 주변으로 쪽마늘이
옹기종기 붙어 있다. 마늘 뿌리가 여물기 전까지는 잎과 줄기 그리고 뿌리에서 영양분을 빨아들여
쪽을 키워서 여물게 해야 한다. 가을에 마늘을 심으면 촉이 올라와 추운 겨울을 지나고 봄이 되면
본격적으로 성장하여 5~6월이 되면 캐게 된다. 마늘을 캘 때가 되면 잎과 줄기는 누렇게 말라버리고
뿌리도 이제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진다. 잎 줄기 뿌리는 새로운 세대를 탄생시키고 사라지는 게 자연의
섭리인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