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신랑은 육남매의 막내...늦둥이로 태어났습니다.
강원도 시골 ,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다보니 어릴적부터 먹을게 많이 부족했다고 합니다.
학교 다닐때 친구들 도시락에 빼꼼히 고개 내밀던...
빨간 소세지 반찬이 그렇게도 먹고 싶었다고 하더군요.
도시락 쌀 형편도 되지 않아 숟가락만 들고 다니면서 얻어 먹었다고 합니다.
학교 다닐때 개구쟁이 친구들은 수저만 들고 다니며 뺏아 먹던 기억도 납니다.
하지만 , 신랑은 정말 형편이 어려워서...
그 후 부산으로 대학교를 오면서 큰 누나집에서 살았는데..
소세지에 얽힌 , 도시락에 얽힌 마음 아픈 동생의 맘을 아는지라
큰 누나는 꼭 빨간 소세지를 하나 가득 구워서
조카(자식)들 한 접시 따로, 동생 (신랑) 한 접시 따로 꼭 담아주셨다고 합니다.
어린 마음에 조카가 많이 속상했을것 같아요. ㅎㅎ
함께 마트에 갈때면 빨간 소세지를 꼭 카트기에 담는 신랑~
맛있고 몸에 좋은게 이렇게나 많은데...
꼭 저 빨간소세지를 먹어야 되는가?? 라는 부분 때문에 첨엔 정말 옥신각신 했습니다.
뒤늦게 소세지에 대한 사연을 듣고 난 후
제가 먼저 소세지를 조용히 카트기에 담습니다.
재료
호박(가지런한게 좋아요)반개, 소세지 반개, 밀가루, 계란1개, 포도씨유 조금
주의사항
호박은 가늘게 썰어주셔야 소세지가 도망 안갑니다
만들기순서
난이도 ★
2인분
소요시간 10분
1. 호박 양쪽에 나무젓가락을 두시고 얇게 잘라주세요.
전 칼질이 서툴러 쪼매 두껍습니다.
넘 두껍게 자르시면 호박집이 싫다고 소세지들이 다 도망갑니다.
호박 두개가 한셋트가 되도록..
햄버거 빵 처럼
2. 호박 (1,200원) 반개를 자르니 11개가 나오네요. 갯수에 맞쳐 소세지도 잘라주세요.
빨간소세지는 넘 커서 양이 많은것 같아 오늘은 900원짜리
맛있는? 소세지 반개를 사용했습니다.
3. 호박을 벌리고 소세지를 쏙 끼워주세요.
4.밀가루를 소세지까지 골고루 묻혀주세요
5. 풀어놓은 계란 물 입혀서
6. 팬에 기름 두르고 구워주심 됩니다.
약한 불에서 은근히 구워주세요. 그래야 호박 속까지 익어요.
얼려뒀던 빨간 땡초 송송 썰어 고명으로 올렸어요.
호박의 말캉한 맛과 소세지의 짭쪼름함이 잘 어울립니다.
야채 싫어하는 신랑을 위해
호박에 좋아하는 소세지를 끼워서 주는 센스~~
제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소세지만 그냥 구워주지? 난 그게 좋은데..."
에고고...6남매 막둥이 아니랄까봐
서른 중반이 넘어가는 나이에 아직 식성은 어린아이 입니다.
조금은 특별한 소세지 반찬을 해주고 싶으실 때
1000원으로 충분히 솜씨 뽐내실수 있습니다. ㅎㅎ
추운 날씨 감기 조심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