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돌이엄마 소꼬리입니다.
임보일기 써 본 지가 어언... 10년?? (소울이는 잘 살고 있는지 문득 궁금하네요. 보고파라ㅜ)
로이 슬개골 수술한 지 벌써 2주 됐네요. 제가 병원과 가까이에 살았으면 지난 주에 퇴원하고 중간에 병원 방문해서 드레싱해도 됐을 텐데, 멀리 전남 지역에 살다보니 왔다갔다 이동을 최소화하도록 운영진측에서 배려해주셔서 로이는 병원에서 2주간 지냈어요. 입원비 많이 나왔을 텐데ㅜ 제가 꼭! 바자 올려서 병원비 메꾸는 데 일조할게요.
또 하나.
제가 병원으로 로이를 데리러 갔어야 하는 게 맞는데, 저는 천식환자고 남편은 폐 절제 수술 이력이 있는 기저질환자라서 요즘같은 코로나 시국에 구로 병원에 들르는 게 좀 조심스럽더라고요. 그런 저희 부부를 위해 감사하게도 아토엄마님이 도와주시기로 하고 망향휴게소에서 만나뵈었습니다. 로이 퇴원시켜주시고 쉼터에서 당장 필요한 물건들 챙겨서 한 시간 반 거리를 달려와주신 아토엄마님 진짜 고맙습니다!
^_^
이제 로이 만나서 집에 도착한 이야기 들려드릴게요 :)
아토엄마님이 쉼터에서 가져오신 켄넬이 로이한테 너무 작더라고요 ㅋㅋ 허리 한 번 못 펴고 왔을 로이 고생했지? 자, 넉넉한 켄넬이다!
10년 전 한돌찬성이 입양할 때 애들 데려오려고 샀던 주책맞게 큰 켄넬, 그때 한 번 쓰고 여태 쓸 일이 없었는데, 오늘에서야 이렇게 유용하게 사용합니다. 이거 나중에 쉼터에 후원할게요!
개님한테 전혀 관심없는 한돌이는 로이를 보고도 역시나 시큰둥합니다.
두 시간 반쯤 달려서 집에 도착해 차에서 내렸어요.
두리번두리번. 여기가 어디냐. 날 왜 이 곳으로 끌고 온 거냐.
6주간은 운동금지령이 내렸으므로 혹시나 켄넬 밖으로 나와 뛸까봐 켄넬 문 살짝 열고 잽싸게 가슴줄부터 채웠어요. 밖에 나오니 좋은지 킁킁 냄새맡고 흥분해서 여기저기 신나게 탐색하더라고요. 줄 꽉 쥐고 많이 못 걷게 했는데, 이 아가씨 힘이 장사시더군요.
마당 탐색전을 끝내고는 다시 켄넬에 넣어 집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마당에서 현관까지 계단이 20개 남짓이나 있거든요. 앞으로 마당에 나갈 때마다 안고 댕겨야 할 텐데, 로이야 네 덕분에 언니 팔 좀 튼튼해지겠어!
아토엄마님이 쉼터에 있는 울타리도 가져와주셨어요. 뚝딱뚝딱 조립해서 이렇게 로이가 지낼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찬성이가 쓰던 배변판 버릴까 말까 하다가 갖고 있던 건데, 이렇게 쓰일 줄 몰랐죠. 위에 배변패드 깔아서 화장실 마련. 그 옆에는 역시 한돌찬성이 쓰라고 사 준 집이었는데 둘 다 한 번도 안 들어가서 찬밥신세였던 하우스. 방석에 베게커버 새로 씌워서 울타리 안에서 쉴 공간으로 마련해줬어요. 마룻바닥이 미끄러워서 광주 아파트에서 쓰는 매트 세 장 싣고 와서 깔아줬고요.
동영상을 엄청 많이 찍었는데, 한 개밖에 안 올라가니 아쉽지만 요거 하나만 보시죠 :)
어리둥절한 채로 울타리 안을 여기저기 탐색하네요. 하우스엔 안 들어가고 자꾸 배변판에 앉아있더라고요;; 힝. 로이한테도 이 하우스는 실패인가보다 했는데,
로이 만난다는 생각에 간밤에 잠을 설쳤는지, 너무 피곤해서 잠시 소파에서 눈 붙이고 있는데 남편이 “어, 로이 집에 들어갔다!” 하는 소리에 뛰어가 봤더니 이렇게 예쁘게 들어가있네요. :)
혹시나 출출할까 싶어 준 쫀드기도 이렇게 잘 먹고요. (가슴줄을 안 푼 거 보니 사진이 뒤죽박죽인 것 같은데, 편집 귀찮으니 그냥 올립니다 ㅋㅋ)
저녁 때가 되니 한돌이가 배가 고픈지 여기 앉아 밥 내놓으라고 시위를 하길래 건진 투샷.
로이 먹을 밥이에요.
한돌이가 먹는 화식이랑 관절사료를 나눠 먹이려고 로이 것까지 넉넉히 주문했습니다. 저희 한돌이가 한 때 고관절 문제인지 슬개골 문제인지, 산책 나가면 다리를 조금씩 끌거나 가끔 들고 걷기도 했는데, 이 관절사료 먹이면서 그런 증상이 말끔히 사라졌거든요. 그 이후로 제가 엄청 신뢰하며 벌써 몇 년째 꾸준히 먹이는 사료입니다. 로이야, 너도 이거 먹고 얼른 슬개골 걱정 날려버리자! 다만 로이는 다이어트가 필요하다고 해서 다이어트 사료도 추가로 준비했어요. 공고에는 8킬로라고 적혀있던데 그건 처음 쉼터에 왔을 때 몸무게고 현재는 9.5킬로라고 하네요. 7.5킬로까지 빼야 한다고... 켁! 내 몸뚱이에서 2킬로 빼기도 쉽지 않은데, 9.5킬로 아이의 몸에서 2킬로는 대체 어떻게 덜어내야 하는 거죠 -_-;; 그래도 로이야, 화..화..화이팅!!
한돌이는 화식이랑 사료랑 걍 다 섞어주는데, 혹시라도 다 섞어놨다가 약 냄새 때문에 몽땅 안 먹진 않을까 싶어 일단 화식에 따뜻한 물 붓고 약 섞어서 줘봤어요. 쓴 약 냄새가 확 올라오길래 망했다, 클났다 걱정했는데......
그런 게 어딨어. 싹싹 설거지까지 해주네요. 아이 예뻐.
그래서 바로 사료도 급여. 관절사료랑 다이어트 사료 섞어서 줬는데 킁킁킁 냄새 한 번 맡더니,
요렇게 앉아 또 오도독 오도독 예쁘게 먹습니다.
아이 맛있어!
그리고 다시 집에 들어가 휴식.
한돌이가 마당에서 쉬를 하는데, 늘 밥 먹고 나면 쉬 마렵다고 문 열어달라고 짖어요. 한돌이오빠 쉬하는 김에 너도 나가서 쉬하고 응가하자, 로이야.
밤이라 그런가 왜 다 심령사진이냐멍.
아토엄마님이랑 만나서부터 이때까지 한 번도 쉬를 안 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마당에서 킁킁킁 냄새맡고 돌아댕기면서 시원하게 쉬하더라고요. 응가는 아직 안 하네요.
로이야, 이제 잘 준비할까?
양치는 좀 나중에 적응하고나서 시도해보고 일단 덴탈츄 먹어보자~
두 손으로 꼭 잡고 먹게 만든 토이츄인데, 간식 먹을 때 손 쓸 줄 모르는 한돌이는 사줘봐야 소용이 없었고, 로이는 잘 써주려나 싶어서 껌 사면서 같이 사봤어요. (쉼터일지 보니까 로이도 손 안 쓰고 간식 먹는다고 적혀있던데..??)
역시나 이러고 드시는군요 허허허.
나중에 조금 남아있는 거 안 빠지니까 저한테 빼달라고 빤히 쳐다보더라고요 ㅎㅎㅎ
한돌이는 저 위에서, 로이는 여기서. 둘 다 손 안 쓰고 힘들게 먹는 바부팅이들 ㅎ
모처럼 집에 개가 두마리 있으니 신경 쓸 것도 두 배지만 그만큼 행복도 두 배네요 :)
로이는 정말 얌전하고 조용한 아가씨예요. 물론 첫날이라 조심스러워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천성이 딱 차분한 요조숙녀 같아요. 순둥순둥 사람 정말 좋아하고 눈만 마주쳐도 꼬리는 여지없이 붕붕붕. 그게 너무 예뻐요.
다만, 첫날이라 그런지, 한돌이가 울타리 앞에서 로이를 바라볼 때마다 로이가 경계를 하는지 으르렁거리네요. 로이야, 그러믄 안 돼. 우리집에서 그 오빠가 실세야. 오빠한테 잘 보여야 한다구. :)
로이는 지금 하우스에서 편히 쉬고 있고요, 이따가 잘 때는 켄넬에 넣어 제 침대 옆에 두고 재우려고요. 아침까지 잠 설치지 말고 잘 자주면 좋겠어요!
이렇게, 로이가 한돌이네 집에서 지낸 첫 날이 저물어갑니다.
오늘 제 생일인데, 오래도록 잊지 못할 생일선물이 될 것 같아요. :)
로이 소식 자주 전해드리겠습니다.
해레 이모삼촌들, 편안한 주말밤 보내시고 또 봬요. 뿅!
첫댓글 으힝 로이다아 ㅠㅇㅠ
로이 잘 내려갔구낭~
순딩순딩이라 별탈없이 잘내려갔나부네용
가서 적응잘하궁 오빠야한테 그르디마 세상 순딩이가 왜 그랭
배변패드위를 좋아하는건 여전하구나ㅎㅎ
쉼터 거실 배변패드 자리보면 로이 앉아있던 생각이 많이나요
거기서 다요트도 잘하구 다리두 죠아지구
사랑두 이쁨두 마니 받구!!!
아, 로이가 원래 배변패드 위에 앉아있기를 좋아했군요! 몰랐네요 ㅎㅎㅎ
네, 차 타고 내려오는 내내 낑 소리 한 번을 안 내고 정말 얌전히 잘 왔어요. 어찌나 고맙던지.
세상 순딩이는 맞아요. 근데 한돌이한테만 그러더라고요 ㅋㅋ
저희집에 있는 동안 다여트 열심히 시켜볼게요. 또 많이 예뻐해주고요 :)
감동으로 글을 읽었습니다;;
먼길 로이가 잘 가고 두분 사랑으로 크게 낯설지 않고 적응하고 있어서 너무 좋네요
찬성이 이름만 나와도 그때 급박했던 상황이 떠올라서 마음이 아픈데 찬성이 쓰던 배변판으로 로이를 챙겨 주셨다니 보관하시길 잘하셨네요;;
로이를 위해 여러모로 신경써서 준비해 주신것 너무 감사합니다~^^
한돌이도 듬직해서 로이 회복에 도움을 줄거라 생각하니 참 고맙습니다~
언제나 고마우신 코코방울맘님. 급박했던 그 당시에 발빠르게 도움 주신 마음 언제나 잊지 않고 있어요. 맘이 아파 잘 못 보지만 가끔 큰 맘 먹고 돌려보는 찬성이 동영상 속에 코코방울맘님이 보내주신 북어 오도독 씹어먹는 모습은 아직도 제 마음에 각인돼 있지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
근데, 한돌이가 듬직해서 로이 회복에 도움을 줄 거라곤 생각지 않아요 ㅋㅋㅋㅋㅋㅋㅋ
조만간 쫀드기 한 번 주문해야 할 것 같아요. 둘이 먹으니 금세 없어질 것 같네요.
건강 잘 챙기시고요 :)
어머 생일이셨어요?? 미리 알았다면 축하말씀이라도 전하고 올걸요ㅠㅠ 오늘 너무 고생하셨구, 집은 언제봐도 예쁘고!!! 로이는 왠지 복받은거같구~~~
전 소꼬리님 덕분에 이것저것 맛난것도 많이 먹었습니당ㅋㅋㅋ
저 “로이” 임보일기 잘 적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토엄마님이야말로 오늘 진짜 고생 많으셨어요. 정말정말 고맙습니다! 다만, 아토를 못 봐서 아쉽네요 히잉.
로이는 데리고 있는 동안 걱정 안 하시도록 제가 잘 보살필게요. :)
역시 소꼬리님댁은 언제봐도 저의 로망~
로이가 처음간곳이라 낯선데 아직 다리까지 완전하지 않아서 첨 보는 개린이를 경계한건 아닐까싶어요~
병원에서 처음보는 개린이도 별로 경계하지 않고 얌전했었거든요~ㅎㅎ
먼길 너무 고생하셨구요
두녀석이라 힘은 두배가 들겠지만
기쁨은 10배가 될꺼예요~
중형견이라긴엔 티컵인 9킬로 로이~(미달인 16킬로거든요 ㅋ)잘 부탁드립니다^^
네, 어제 낯설어서 그랬나봐요. 오늘은 한돌이한테 으르렁 안 하고 잘 있어요 :)
16킬로 ㅎㄷㄷㄷ 미달이 덩치가 만만치 않군요. 면이님 존경합니다 😂
로이 임보일기 올라 왔나~하고 슬쩍 들어와봤어요 ㅋㅋㅋㅋㅋ완젼 꼼꼼히 써주셨네요~>.< 또순이도 아토님이 직접 저희 인천 집까지 데려다 주셨는데 로이도 도와 주셨네요 ㅜㅜ 아토님이 또순이 데려와줘서 인연이 시작됬는데....생각할수록 감사하네요~한돌이도 엄청 귀엽네요 로이랑 친해지면 좋겠어요 ㅋㅋㅋㅋ보살핌이 필요한 로이를 위해 보금자리 마련해 주시고 너무 감사합니다!!소꼬리님 복 마니마니 받으세요!!
한돌이는 워낙 개한테 관심없는 아이인데다 로이가 한 달 반은 울타리 속에서 생활해야 하는지라 별로 친해질 거란 기대는 안 해요. 걍 싸우거나 으르렁대지 않고 데면데면 지낼 수만 있어도 땡큐죠 ㅎㅎㅎ 저는 복 안 받아도 되고요, 로이에게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나주면 그걸로 충분할 것 같아요 :)
믿고 보는 소꼬리님댁 일기^^ 역시나 꼼꼼하고 재밌네요~~
이동시간이 정말 길었네요...
볕좋은 곳에 가서 산책많이 하면 좋을텐데 운동제한이라 아쉽네요..
로이 회복 잘하구 다이어트도 잘 하구 입양까지 이어지길 바랍니다.
소꼬리님 감사합니다.
그러게말예요, 딱 날씨좋은 봄이라 산책 나가면 신나게 다닐 수 있을 텐데 하필 운동제한을 해야할 때라 그게 많이 아쉬워요ㅠ 다시 쉼터로 돌아가는 일 없이 바로 입양이 어렵다면 장기임보처라도 이어지길 고대합니다 🙏🙏🙏
아웅 잘됐다 흐뭇하게 읽다가
로이야
으르르 뭐야
아 로이 눈치 진짜 없떠😁😁😁
ㅋㅋㅋ 첫날이라 낯설어서 맘이 불편했나봐요. 오늘은 아직 로이 으르렁 소리 못 들었어요 😆
^-^ 로이가 새로운 칭구와 함께
아빠엄마와 함께❤ 잘 적응하고
예쁘게 잘 있어주기를...!! 바래보아요^.*
소꼬리님😁✌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네, 저희집에 있는 동안 맘 편히 지내며 얼른 회복하도록 잘 돌볼게요. 고맙습니다! :)
@소꼬리(이수연) 소꼬리님의 정성가득 임보일기!! 👍❤
꺅 로이 이쁜 집이 생겼네요😍😍
로이한테 찰떡 사이즌데여!!
로이 9.5키로라니 그럴줄알았어!ㅋㅋㅋ
우리 같이 열심히 다엿트 해보쟈~~
로이 소꼬리님 집에 가서 아주 금방금방 회복하겠어요♥️♥️
그럴 줄 아..아셨나요;;; 저는 어제 그 얘기 듣고 살짝 당황했어요 ㅋㅋㅋㅋ
로이 얼른 회복하고 저랑 산책 다닐 수 있으면 좋겠어요! :)
토요일에 병원갔다가 로이 소식들었어요 저 가기전에 나갔다구...
로이 돌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관절사료 이름 알수있을까요
제니가 세발로 다니니 혹시 몰라 알고있으려구요....
해피브런치 황준명건강사료예요. 해피브런치 검색해서 사이트 들어가시면 프리미엄 라인에서 찾으실 수 있어요. 이거 정말 추천드려요, 간제비님. 그러고보니 제니한테도 좋겠어요!
그리고, 제가 개 고양이 사료 냄새를 싫어하는데, 여기 사료는 일반적인 사료 냄새 같지 않게 참말로 고소해서 가끔 출출할 때 제가 스낵처럼 집어먹기도 합니다 ㅋㅋ
@소꼬리(이수연) 오오.. 상세설명 감사합니다 :)
토종닭다리 간지는 걱정이 안되는데 제니는 넘 걱정이 되서요,
늦은 생일 축하드립니다~~로이가 소꼬리님집에 있으니 더빛나보이네요~`
글 읽으면서 감동과 소꼬리님의 이쁜마음이 읽어지네요~
감사합니다~~~
별말씀을요;; 생일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헤헤 😊
로이 빨리 울타리 감금 벗어나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마당이나 테라스 돌아댕기면 엄청 신나하는데 아주 잠깐 콧바람 쏘이고 다시 울타리에 넣어두면 아쉬워하는 게 눈에 보이거든요. 근데 또 너무 착해서 싫단 표현도 안 하고 걍 얌전히 들어가는 거 보면 너무 짠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