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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협 주간소식 2012 - 22호 10월 22일(월요일) ~ 28일(일요일)
10월 22일(월요일)
1. 쉼터 [우리집] 이사하는 날 : 올 해 들어 이상하게도 정대협이 날을 잡으면 비가 옵니다. 8월 15일도 하늘에 구멍이 난 듯 물이 쏟아져 내렸고, 이동박물관 지역캠페인 을 할 때도 비가 내리고, 오늘은 정말 좋은 날이라고 잡았는데 비가 내립니다. 빗속에서 트위터 친구들과 뮤지컬 음악감독 구소영 씨와 함께 온 배우 등 25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이삿짐을 싸고, 나르고, 정리하고, 트럭이 서대문 충정로에서 마포 연남동으로 이동하기를 여러 차례 반복했습니다. 노란 우비를 입은 청년들 여럿이 아침 8시부터 나와 힘을 모으니 무거운 장롱도, 냉장고도 빨리 빨리 연남동 새 보금자리로 옮겨져 터를 잡습니다. 텔레비전 화면에서나 보던 여성들도 자원봉사를 하는데, 정말 먼지 속에서도 몸을 아끼지 않고 일을 합니다. 그 모습 자체가 감동입니다. 마지막 짐이 나가는 길에 우리 이삿짐 나르는 트럭이 옆집 승용차를 받아서 모두 잠시 기분이 다운되려 했지만 곧이어 누군가 이것이야말로 길조라며 분위기를 부추깁니다. 늦은 저녁 시간이 되니 할머니들 방방마다 정신없던 살림살이들은 이제 제법 자리를 제대로 잡고 웃고 있었습니다. 이순덕 할머니 방은 빨리 병원에서 퇴원하기를 기다리며 짐들만 그렇게 우뚝 놓여 있었습니다. 미디어 몽구 씨의 트윗으로 여기 저기 쉼터 이사 소식이 트위터에 퍼지고, 이정렬 부장판사가 엘이디(LED) 벽걸이 텔레비전을 보내주셨고,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냉장고를, 공지영 작가와 배우 김여진 씨가 소파를 보내주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홍대 '카페바인' 김삼중 사징님은 카페에서 커피를 만들어 오셔서는 거실입구에 기구를 설치해주고 가셨습니다. 언제든지 커피가 먹고 싶을 때는 뽑아먹을 수 있게. 아... 그 커피향~은 옷에 묻은 비 냄새까지도 제거해줬습니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 직원은 치킨 10마리를 직접 배달해 주었고, 우리 실무자들은 소리소문 없이 나가서는 시장에서 전과 떡볶이, 김밥을 사와 방바닥에 후다닥 저녁식탁을 차렸습니다. 할머니들은 식탁에 앉아서 식사를 하시고, 자원봉사자들과 실무자들은 그렇게 둥그렇게 거실바닥에 둘러앉아 음식을 서로 나눕니다. 술도 한잔 씩 나누며 오늘의 감동과 행복감을 함께 나눕니다. 길원옥 할머니의 18번 매화타령도 듣고, 청춘들의 노래도 답가로 부르며 피곤을 씻습니다. 헤어짐도 아쉬워 인사를 여러분 나눕니다. 연극배우 정재성 님이 뜨거운 손을 건네며 “고맙습니다. 빚을 갚고 싶어 왔는데, 다시 빚을 안고 갑니다. 다시 오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하며 연신 고맙습니다 하는 말을 하며 눈시울을 붉힙니다. 그 분들을 보낸 후 할머니들게 인사드리고 나오며 다짐 또 다짐합니다. 저 순수한 마음들, 열정들을 고이 고이 키우고싶다고...
10월 23일(화요일)
1. 늘 한결같이 쉼터에 농축산물을 보내주는 전국여성농민회 언니네 텃밭 : 언니네텃밭 나주공동체에서 알타리무 김치, 단감, 마늘짱아찌, 꽃상추, 찰보리쌀, 고추, 뿌리배추, 국산콩두부, 방사유정란을 새로운 쉼터로 보내주었습니다.
2. 사무처회의는 오늘 건너뛰었습니다. 쉼터 이사에, 교육활동에 모두 모두 사무실 의자에 앉을 겨를이 없어서...
3.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에서 주최하는 전쟁과 평화 강연회에 윤미향 대표가 참석, [나비의 꿈]이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했습니다. 강의실을 가득 메운 남학생, 여학생들과 함께 약 2시간동안 영상과 PPT 자료 이미지를 활용하며 할머니들의 나비가 꿈꾸는 평화마을 만들기에 청년들이 어떤 위치에서 역할을 해야 할지 등에 대해 함께 토론했습니다.
4. 북측 [조선 일본군성노예 및 강제련행피해자 보상대책위원회](조대위)에서 팩스로 남북여성공동행사를 제안하는 문서가 왔습니다. 조대위는 문서에서 을사5조약(을사늑약) 날조 107년을 계기로 11월 하순경에 과거 일본군성노예범죄 해결을 위한 북남여성단체들의 공동토론회를 개성에서 개최할 것을 제의하고, 공동토론회를 위해, 11월 중순 개성 또는 합의되는 장소에서 실무접촉을 하자고 제의했습니다. 이에 통일부에 사후신고를 하고, 접촉신청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5. 쉼터에 냉장고와 소파가 배달되었습니다. : 미디어몽구의 트위터를 통하여 주진우 시사인 기자께서 냉장고를 선물해 주었습니다. 길원옥 할머니 방에 설치하니, 와~ 방이 더 멋저졌습니다. 할머니께서 아주 기뻐하였습니다. 공지영 작가와 배우 김여진 씨가 보낸 쇼파도 도착하여 1층 거실에 놓이니 쉼터가 훤해지고, 거실이 더 분위기 있어졌습니다. 모두 모두 고맙습니다.
10월 24일(수요일) 1. 제1045차 일본군'위안부'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는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에서 주관을 하였습니다. 일본대사관 앞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를 웃게 만든 것은 평화비의 소녀와 함께 일본대사관을 향해 응시하고 있는 강아지 인형 한 마리였습니다. 많은 것을 상상하게 해주는 모습이었습니다. 변함없이 ING생명 노동조합에서 노동자들이 빨간조끼를 입고 먼저 와서 평화비 둘레에 모여 있었습니다. 노동자들도 강아지를 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김복동 할머니와 길원옥 할머니도 봉고버스에서 내리시더니 평화비를 향해 가시고, 강아지를 보시자마자 “몽실아~ 몽실아~” 부르십니다. 그렇게 하여 소녀와 함께 있는 강아지는 몽실이라 이름 붙여졌습니다. 12시가 되었습니다. 사회자의 시작선언과 함께 ‘바위처럼’ 노랫가락이 울려 퍼지고, 함께 한 학생들이 앞으로 나와 노랫가락에 맞춰 힘찬 몸짓으로 시위에 열정을 더해 줍니다. 첫 순서는 힘찬 목소리로 윤미향 상임대표가 경과보고를 해주었습니다. 이어서 늘 수요시위에 함께 하신 참가단체 소개를 하였습니다. 주관단체인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필리핀 프레다재단에서 활동하시는 셰이 컬린 신부님과 일행, ING생명 노동조합, 성가소비녀회 의정부관구, 극단 고래, 신일본여성회, 스쿠바대학교학생들, 이화여대 이화나비, 안양대학교 학생, 한국외대학생, 도츠카 에츠로 변호사, 고양예술고등학교, 서경대학교 연극영화과 학생들, 김운성 작가, 정대협 실무자들과 자원활동가들 그리고 김복동, 길원옥, 이용수할머니께서 자리를 지키셨습니다. 참가자 발언 순서에는 필리핀 아동성매매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프레다 재단을 운영하시는 셰이 컬린 신부님, 신일본여성회, 이화나비에서 발언을 하였습니다. 이어 이용수 할머니께서 참가자들에게 일본군‘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해 더욱 열심히 연대해줄 것을 당부하셨고 일본정부에 진실한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셨습니다.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활동가가 성명서를 낭독하고 모든 참가자들이 손에 손을 맞잡고 여울물소리 노래를 함께 부르며 제 1045차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를 마쳤습니다.
2. 유엔에서 일본군'위안부'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각국의 목소리가 울려퍼지기를! : 지금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유엔본부에서는 각국의 인권상황을 심의하는 제도인 UPR회의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과 일본 등 14개국이 검토를 받습니다. 일본 심의를 앞두고 정대협이 가만있을 순 없겠지요? 21일 스위스 제네바로 출국한 정대협 국제팀 안선미 팀장과 국제협력위원 이현숙 씨, 자원봉사자 나은경 씨가 스위스 현지에서 로비활동을 왕성하게 전개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약 2주간의 일정 동안 각국 정부 대표부를 만나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질의하거나 권고해 달라고 열심히 로비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일본 심의는 제네바 현지 시간으로 10월 31일 오후에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이 때 다뤄진 내용을 실무보고서로 채택하게 되는데 이것은 11월 2일입니다. 이미 일본 심의를 앞두고 네덜란드는 일본정부에 사전질의를 보내 일본군'위안부' 문제가 일본의 교과서에서 사라지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미래세대에게 일본군성노예 문제를 가르치기 위한 일본정부의 조치를 물었습니다. 심의 당일 일본정부는 이 질문에 답변하게 될텐데요, 모쪼록 더 많은 정부로부터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발언이 이어지기를 기대해봅니다. 길원옥 할머니와 김복동 할머니가 이번 회의를 앞두고 한국에 있는 여러 나라 대사관을 직접 찾아가 호소했으니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으며, 여러분의 많은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려요~!
10월 25일(목요일)
1. 미국 뉴저지주 팰리세이드 파크에 있는 일본군‘위안부’ 기림비에 ‘다케시마 작대기’가 다시 등장했습니다. 서울의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과 [일본대사관 앞 평화비]에 꽂았던 것과 똑 같은 작대기였습니다. 팰리세이드파크시 시장님과 뉴저지 연방 하원의원 등 정치가들은 이러한 일본인의 행위에 경악을 금치 못했으며, 펠리세이드 파크 정부와 경찰국이 사건 경위와 범인확보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기림비를 세우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뉴욕시민참여센터는 기자회견을 개최하여 “팰리세이드 파크에 세운 일본군‘위안부’ 기림비는 평화를 사랑하고 인권을 옹호하는 시민들의 마음과 뜻을 합한 시민들의 재산입니다. 오늘 이와 같은 테러가 발생한 것에 모든 시민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일본군위안부기림비’는 한국계 미국시민을 포함한 전체 미국시민의 소중한 뜻이 담겨있는 펠팍시 정부의 재산입니다. 때문에 그동안 펠팍의 시 당국은 기림비를 훼손하려는 일본 측의 여러 차례의 어떠한 시도에도 아주 단호하고 명백하게 시민들의 뜻을 옹호해 왔고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이러한 말뚝테러를 감행한 것은 펠팍시에게 뿐만 아니라 전체 미국시민들을 향한 야만적인 테러임에 분명합니다.”는 입장을 밝히고, “일본정부 차원에서 이러한 반인권적인 행위를 사전에 방지하도록 자국국민을 교육하지 않은 것에 대한 사과를 할 것”을 강력히 요청했습니다.
2. 국민은행 성산동 지점에서 쉼터 이사선물로 드럼세탁기를 선물로 보내주셨고 지점장님과 부지점장님께서 직접 방문하여 할머니들과 사진도 찍고 담소도 나누었습니다. 비닐팩과 치약선물도 가지고 오셨습니다. 앞으로 정대협 후원도 하시기로 했습니다.
3. 이순덕 할머니, 3개월의 입원생활 마치고, 다시 쉼터로 돌아오셨습니다. : 8월 6일 보라매성모요양병원에 노환으로 입원하셨던 이순덕 할머니께서 퇴원을 하였습니다. 새 쉼터에서 적응이 쉽지 않아 화장실이며 스위치 있는 곳이며, 엘리베이터 타는 법을 가르쳐 드리고 있습니다.
4. 일본 구마모또에서 평화운동을 하고 있는 시민들이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 오셨습니다. 우리 박물관에 아버지의 군일기를 기증해 주셔서 일본군'위안부' 제도의 역사적 진실을 입증하는데 기여해 주신 다나카 노부유키 씨와 그 여동생도 오셨습니다. 반갑게 인사나누고, 관람을 하였습니다.
5.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목요세미나 2012년 종강 : 오늘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님의 강의 “페미니스트의 포르노 그라피 읽기 : 억압과 해방을 넘어”를 마지막으로 2012년도 목요세미나를 종강하였습니다.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주제이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적극적으로 고민하기를 기피해왔던 주제여서 그랬는지, 2시간 30분의 강의가 끝나고서도 참가자들의 토론과 이야기는 끝날 줄 몰랐습니다. 앞으로 더 주제를 세분화하여 세미나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도 제기되었습니다.
6. 이화여대 이화나비 콘서트 준비 모임 : 이화여대 이화나비가 오는 10월 30일, 이화여대에서 나비콘서트를 개최합니다.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과 나비기금을 지원하기 위해 개최하는 콘서트는 학생들이 직접 준비한 공연과 토크콘스트, 페미니스트가수 지현 씨의 노래공연 등으로 진행합니다. 김복동 할머니도 직접 참석해 학생들에게 발언하는 시간도 가지기로 했습니다. 이를 준비하기 위해 이화나비가 박물관에 방문하여 함께 논의했습니다.
10월 26일(금요일) 1.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자원활동가 교육을 위한 금요강좌 마지막 강의를 열었으나, 마지막이 아닌 계속하기로 한 모임 : 오늘은 마지막 금요강좌로 기획된 날입니다. 그래서 윤미향 대표가 직접 강의를 맡았습니다.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 운동의 자리와 활동가와 활동가가 될 우리의 자리”에 대해 22년의 정대협 운동을 토대로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강의가 끝난 후 질문과 답변 순서로 이어졌고, 모두들... “다음 금요일에도 계속하면 좋겠습니다.”로 이어져, 그 열정에 감동하여 종강없이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강좌멤버인 박혜란 선생님이 생일이었습니다. 10.26에 태어났다는 것 때문에 온전히 기쁜 생일을 즐길 수 없었던 상황이었지만, 오늘을 꼭 축하하자며 미리 준비한 케잌에 촛불을 꽂고 “생일 축하합니다.” 노래를 부르며, 함께 축하해주었습니다. 케잌도 맛있었습니다.
10월 27일(토요일)
1. 오늘, 일본에서 우리와 함께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서, 평화를 만들기 위해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정대협의 진행으로 진행하는 '평화기행'에 참여하기 위해 오셨습니다. 첫째 날인 오늘은 먼저, 숙소에 짐을 놓고, 할머니들이 새로 이사한 쉼터 [우리집]에 도착하여 이른 저녁식사를 하며 교류회를 가졌습니다. 3개월 동안 병원에 입원하셨다가 퇴원하신 이순덕 할머니는 오늘, 오래간만에 많은 일본시민들을 만나, 약간의 어리광스런 모습을 보이기도 하셨습니다. 내일은 평택 미군기지를 기행하고, 기지촌언니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는 '햇살센터'를 방문해 햇살 언니들과 교류회를 하고, 그 분들의 활동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갖습니다. 월요일에는 성미산마을을 방문하여 '마을만들기' 활동에 대해 배우고, 교류하며, 오후에는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관람을 합니다. 그리고 월요일 오후에 그 분들과 우리의 작은 워크숍이 있습니다. 기지촌여성인권연대 공동대표 안김정애 선생님의 발표, 성미산마을 주민대표의 발표, 그리고 성매매문제에 대한 대응에 대해 일본 참가자들의 질문과 답변, 제안 등,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2. 스위스 제네바에서 안선미 팀장이 보내온 활동 보고 : 22일 월요일부터 바로 회의가 시작되어 시차에 적응할 틈도 없이 좀비처럼 유엔 회의장 안을 누비기 시작했습니다. 첫날 오전에는 메일을 보내 면담을 요청한 정부 중 답신을 받지 못한 곳에 확인전화를 돌린 후 유엔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각 정부 대표단을 만나 문서를 전달하면서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발언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의회에서 결의안을 채택한 국가나 피해국, 또 관련 있는 곳들을 중심으로 접촉을 시작했고 다행히 회의 중에 발언국 리스트가 정해져서 이를 토대로 우선순위를 조정하면서 계속 접촉해 나갔습니다. UPR은 NGO들에게 정식 발언 기회를 주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회의장 안팎에서 눈치껏 로비를 해야 합니다. 회의 중에 다가가서 각 정부 대표부에 말을 걸기도 하는데, 보안요원들이 회의장 곳곳에서 눈총아닌 눈총을 주기 때문에 요령껏, 눈치껏 그렇게 합니다. 지난번보다 보안이 무지 삼엄해진 것 같은데요. 회의장 안팎에서 보안요원이 몇 명이나 왔다갔다하고, 회의장을 드나들 때도 가방 안까지 다 뒤집니다. 첫 주에는 체코, 아르헨티나, 가봉, 가나, 우크라이나, 과테말라, 베닌, 한국의 심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이 기간 동안 회의장 안 로비활동과 함께 별도로 면담을 잡을 수 있었던 정부 대표단 사무실을 찾아가기도 하고, 유엔 건물과는 좀 떨어진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에 위치한 인권조약기구 담당자를 만나 면담하는 일도 병행했습니다. 로비할 시간이 부족할까봐 고작 세 명인 팀을 쪼개가면서…. 이제 다음 주에는 스위스와 파키스탄의 심의가 남아있고 첫 주에 심의를 받았던 국가들에 대한 실무보고서 채택이 있을 예정입니다. 심의 중 이루어진 발언 내용과 권고, 해당 정부의 답변 등이 문서로 정리되어 채택되는 것입니다. 다음 주에도 역시 로비활동과 함께 인권관련 특별보고관 등을 만날 계획입니다. 일본 심의는 현지 시간 10월 31일 수요일입니다. 일본 심의 때 발언권을 얻은 정부는 모두 83개국. 각 정부마다 고작 1분 27초씩 발언을 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발언을 시작하면 심의국 정부대표단 환영, 잘한 일 칭찬으로 보통 삼분의 일 이상을 날려 버리기도 하니, 대략 난감~~그래도 그 짧은 시간 안에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넣어서 용감하게 발언해 줄 정부가 단 한곳이라도 더 있기를 바라봅니다!
10월 28일(일요일)
1. 쉼터 청소, 할머니들게 따뜻한 선물을 전해 준 트위터 친구들 : 트위터친구들이 방문하여 깨끗하게 쉼터 청소를 하였고 전기선 정리 작업도 마무리 해 주었습니다. 또한 라디오반민특위 박진원 씨는 이다인 씨 편으로 할머니들을 위하여 수면잠옷 8벌과 양말을 보내주었습니다.
2. 일본에서 오신 평화기행팀은 평택방문 : 오늘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의 박정경수 활동가의 안내로 평택 미군기지를 탐방하고, 햇살사회복지센터를 방문하여 햇살센터 우순덕 원장님을 비롯하여 활동가들과 이제 할머니가 되어가고 있는 기지촌언니들과 함께 서로 인사를 나누고, 교류회를 가졌습니다. 이렇게 의미있는 평화기행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많이 받았습니다.
10월 29일(월요일) 박물관휴관, 정대협 업무 휴일이었지만 평화기행 마지막으로 진행한 월요일 일정이어서 22호 소식으로 함께 묶습니다.
1. 평회기행의 마지막일정으로, 한일활동가워크숍이 진행되었습니다. 오전에는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을 관람한 후, 성미산마을의 ‘길눈이’ 님으로부터 성미산 마을의 역사와 활동에 대해 배운 후 직접 안내에 따라 성미산마을을 탐방했습니다. 오후 4시부터 7시까지는 박물관에 다시 모여 “성매매문제에 대한 대응”에 대해 조진경 다시함께센터 전 소장, “기지촌여성인권연대의 출범과 향후 활동”에 대해 안김정애 기지촌여성인권연대 공동대표의 강의를 듣고, 질문과 답변 등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지막으로 평화기행에 함께 하신 일본 시민단체 회원들과 오늘의 워크숍에서 발표를 해주신 선생님들과 기념촬영 한 컷으로 역사의 한 장을 남겼습니다. 원래 1시간 30분 예정이던 워크숍은 3시간동안 진행되었고, 성미산 밥상에서 저녁식사를 하면서도 우리의 이야기는 계속되었습니다. 머리가 무거워진 것을 가열찬 활동으로 말끔히 씻어나가기를 기원하며 평화기행 공식일정을 마쳤습니다.
2. 수요일, 12시, 수요시위 때마다 할머니들 뒤에서, 옆에서 든든하게 연대해 주는 ING생명노조원들이 오늘 박물관을 찾아왔습니다. 휴관인지 모르고 오셔서는 골목길에서 서성대고 있는 노조원 무리들, 골목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누군지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음... 사랑스러웠습니다. 반갑고 고마워서 “어서 들어 오세요” 라고 했더니 고맙답니다. 오히려 제가 고마운걸요. 앞으로 우리도 ING생명 노동조합의 투쟁에 함께 연대할 수 있는 날이 있을 것입니다. 역시 연대는 우리의 희망이고, 변화의 가능성을 확신하게 합니다!!!!
3. 오늘, 사무실로 반가운 국제소포가 배달되어 왔습니다. 오사카의 방청자씨가 보내왔습니다. 지난 6월 10일, 일본군‘위안부’문제해결간사이네트워크가 주최한 행사 보고집과 이쿠노쿠조선초급학교 학생들이 김복동 할머니께 보내는 편지꾸러미였습니다. 할머니께 편지들을 읽어주면서 저도 감동... 벅참... 아...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 ...... 김복동 할머니는 지난 9월 22-25일, 도쿄와 오사카에 정대협 활동으로 함께 다녀오셨습니다. 그 때 이쿠노쿠조선초급학교를 방문했고, 아이들이 공부하는 모습도 보시고, 6학년 학생들과는 간담회도 가졌습니다. 그 때 마침 국어수업중인 6학년 학생들을 만났었는데,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솟은~” “~만큼 넓은 ~” 등... 명사를 꾸며주는 부사(?제가 공부를 한 지 하도 오래 되어서 정확하게 이해를 했는지 잘 모르겠네요.^^)를 공부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간담회를 시작하면서 제가 “하늘을 찌를듯이 높은 우리의 기상” 이라고 아이들의 당당한 기를 칭찬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편지는 아주 예쁜 꽃봉투에 담겨져 있고, 아이들은 “존경하는 김복동 할머님께” “대단한 김복동 할머니께” “경애하는 김복동 할머니께” 라고 부르며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 중 몇 개만 소개합니다. “그리운 김복동 할머님께. 안녕하십니까? 저는 오사카의 이쿠노조선초급학교에 다니는 윤**이예요. 그동안 잘 계셨습니까? 할머님께서는 15살 때 끌려가 8년 동안이나 힘든 생활을 하셨는데, 강한 마음을 가져 살아내었다는 것이 정말 굉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할머님께서 <홍길동기금>에도 해주시고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저희들은 보조금이 안 나오는 조선학교에 다니고 있어 많이 힘들지만 마음을 강하게 가져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이것은 제가 할머님을 만나서 깨닫게 되었던 것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생략) 이제 겨울철이 되면 많이 추워지니 몸건강히 잘계시고, 할머님이랑 윤미향 선생님을 다시 뵐 수 있는 것을 바라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12. 10. 5. 윤** 올림.” 박** 라는 남자 어린이가 보낸 편지는 “많이 배워주셨던 김복동 할머님께” 라고 시작하면서 “나는 지금도 우리말을 잘 쓰고 있습니다. 할머니를 만나서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은 우리 말을 잘 배우고 훌륭한 조선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라고 하고 있습니다. 황**라는 여자 어린이는 “경애하는 김복동 할머님께” 라고 시작하고 있다. “나는 장래 꿈이 외교관이예요. 그러니 지금 영어숙에 다니고 영어공부를 하고 있어요. 외교관이라고 해도 어떤 외교관이 되고 싶은지 잘 몰라 고민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김복동 할머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떤 외교관이 될지 알았어요. 할머님은 훌륭한 조선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셨지요. 그러니 나는 한국말도 하고 영어도 하고 일본말도 하는 훌륭한 조선사람 외교관이 되겠어요. 그러니 할머님도 계속 활동을 잘해주세요” 이 얼마나 기쁘고 가슴벅찬 일인지요? 우리 김복동 할머니, 오늘 밤 잠을 설치실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많은 손주들이 당신을 통해 희망을 가지게 되었으니까요. 다시한 번 깨닫습니다. 우리가 할머니께 해 드릴 수 있는 명예회복의 한 길을... 평생을 가치없는 인생이라 여겼던 피해자들이, 단 하루를 살아도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의 아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삶, 우리 사회 변화에 주역으로 참여한다는 것... 그 보람이 할머니들의 존엄감을, 자긍심을 소중히, 높여줄 것임을 깨닫습니다. 덩달아 저도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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