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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다나매니아 원문보기 글쓴이: [꽁지머리]
가리왕산 보고서
강원도 정선과 평창의 경계에 자리한 가리왕산(해발 1561m)은 한라산,지리산
설악산,덕유산,계방산,함백산,태백산,오대산에 이어 남한에서 아홉번째로 높은 산이다.
중봉(1433m),하봉(1380m)으로 이루어진 주능선과 중왕산(1376m),청옥산(1255m),백석산(1365m)
잠두산(1243m),남병산(1150m)등 1000m 이상의 고산군이 장쾌한 마루금을 형성하고 있다.
이끼계곡으로 널리 알려진 장전계곡을 비롯 막동계곡, 숙암계곡,회동계곡등
수많은 계곡이 원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고
마항치,벽파령,성마령,마전령등 삶의 애환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고갯길등을 품고있는 거대 산군이다.
우리나라 산림은 일제 강점기의 수탈과
한국전쟁이라는 재앙의 역사를 거치면서 거의 모든 산림이 철저하게 파괴되었다.
1970년대 까지만 해도 뻘건 흙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산이 많았고
이후 지속적인 산림녹화사업으로 지금은 토사 드러난 민둥산은 찾아 볼 수 없지만
우리나라 숲이 형성된 시간은 5~60년정도로 지극히 짧다.
그 형성 과정 중에도 가정연료용 채취, 건축자재용 벌목, 산불등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가리왕산은
우리나라 숲의 지난한 역사 속에서 여러 재앙을 피해 용케도 살아남은 천년의 숲이다.
담비,삵등 멸종위기동물들의 서식처 일 뿐만 아니라
산마늘,노랑무늬붓꽃,땃두릅
등칡,백작약,만병초등 희귀식물이 분포하고 있다.
고산지대에 분포하는 사스레나무가 가리왕산에도 나타나는데
다른 고산지대와는 확연히 다른 형태이다.
북방계 사스레나무와 중고산대 거제수나무의 특징을 모두 갖춘 왕사스레나무이다.
가리왕산에만 분포하는 희귀수종이다.
고산 수종인 주목과 분비나무,전나무,하늘매발톱등도 넓게 분포하여
극상림의 요건을 두루 충족하고있다.
다른 곳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거대 교목형태의 사시나무
잣나무,물박달나무,마가목,다릅나무 군들이 하늘을 가려
울창한 원시림을 형성하고 있다.
장정 서너명이 껴안아야 할 만큼 거대한 신갈나무는
설악산 음지백판골에 있는 수령 600여년의 신갈나무 거목이 몇 해전 태풍에 쓰러진 이후
국내최대 신갈나무로 자리하고 있는데, 그 앞에 서면 숙연해질 만큼 위용이 대단하다.
정확한 조사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가리왕산 숙암리계곡의 들메나무 거목 또한 국내 최대규모로 추정된다.
둘레가 3m가 넘는 주목은 수령측정이 불가능 하지만
과학적인 계측으로 짐작하건데 1000년 이상으로 보고있다.
가리왕산에는 둘레 3m넘는 주목이 쉽게 눈에 띄고
허연 비늘 갑옷을 걸친듯한 아름드리 거제수가 하늘을 받치고 있다.
어른 두명이 팔을 벌려도 가늠 안되는 음나무의 자태도 경이로움의 대상이다.
정부는 이러한 산림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가리왕산 일대 2400여 ha(약 726 만평)를 '국가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하였다.
해발 1000m 이상을 중심으로 지정된
여의도 면적의 8배가 넘는 유전자원보호구역이지만
보호구역 이외의 숲 또한 보존가치가 높은 우리나라 산림자원의 보고이자
산림자원의 미래를 연구 할 수 있는 곳이 가리왕산이다.
*가리왕산 중봉 알파인경기장 건설
강원도 평창에서 2018년 02.09 ~ 25 까지 15일간 동계올림픽이 열릴 예정이다.
가리왕산 중봉(1433m),하봉(1380m)일원을 출발점으로 하는
동계올림픽용 알파인활강경기장 이 건설된다. 알파인경기장의 국제규격은 따로 정해진 것이 없고
국제스키연맹(FIS)에서 권장하는 기본적인 메뉴얼은
출발점과 도착점(피니쉬라인)의 표고차 800m이상
코스길이 남자 3Km 이상, 여자 2.5Km이상
코스평균경사도 17도 이상 등 이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평창에서 가까운 곳 중심으로
지도검색을 통해
가리왕산을 알파인경기장후보지로 선정한 후
2012년 6 월 20 일에 최종 결정하였다.
가리왕산의 생태학적 가치를 고려 하지 않은 조직위의 결정에
학계와 환경단체등이 반발하고 나섰다.
조직위도 국가지정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과 경기장 건설지가
상충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환경단체와 학계는 조사팀을 구성하여 만항재, 두위봉,백덕산
박지산,백석산,상원산,백적산등을 대안 후보지로 제시하였다.
현재 우리나라에 국제대회를 치른 알파인활강경기장은 한 군데가 있다.
1997년 무주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때 건설된 덕유산알파인경기장이다. 대회 이후
코스 난이도가 높아 일반인의 이용이 어려워 현재는 방치되고 있다.
조직위에서는 대안 후보지등에 대해 여러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무주 덕유산경기장은 평창과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지원에관한특별법(이하 특별법)이
2012.01.26 에 제정되었다.
중앙정부에서 지원 가능한 재정범위를 75%로 상향조정한 내용이 포함된 특별법에는
동계올림픽을 위해 '국가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을 해제 할 수 있는 조항도 신설되었다.
2013.06.28 에
가리왕산 중봉 알파인경기장건설예정지에 포함되는 국가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
지정해제 되었다.
가리왕산 중봉 알파인경기장건설을 놓고
우리나라의 영향력 있는 환경단체중 한쪽은 조건부 찬성,한쪽은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반대 입장에 있는 단체는 4대강문제라는 거국적 난제를 푸는데만도 인력이 모자라는 실정이다.
영향력 있는 견책세력이 전무한 상태에서
조직위의 일방적 독주체제하에
2013. 11 월 가리왕산 중봉 알파인경기장건설이 시작된다.
산자락에
사형수의 이름표처럼
슬로프예정지리본이 달려있는 1000년 주목이
말없이
운명의 시간을 마주하고 있다.
*외국의 사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인류의 미래를 보장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국제경기대회를 유치한 나라들의 친환경적 노력이 보편화 되고 있다.
1994 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조직위는 철새서식지 보호를 위해
주경기장 후보지를 환경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곳으로 변경하였다.
1998 년.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조직위는 핫포네산의 환경훼손을 피하기 위해
IOC 를 설득하여 경기장 위치를 애초 신청했던 곳이 아닌 곳으로 변경하였다.
2014 년.소치 동계올림픽조직위는 산악지대 보호를 위해 경기장위치를 재조정 하였다.
1976 년.콜로라도주 덴버동계올림픽조직위는 환경문제와 막대한 경기장 건설비용 문제를
주민투표에 부쳤다. 주민 반대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와 조직위는
동계올림픽유치권을 반납 하였다.대회 3년전에 이루어진, 초유의 반납이었다.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서 대신 치르게 되었다.)
*대안은 없는가?
1.무주 덕유산알파인경기장을 활용하자.
조직위는 유치전에서 두번의 실패?를 하게되자,IOC에 최대한 좋은 조건을 제시하게 된다.
여지껏 다른 개최국에서 내세운적 없는 획기적인 조건을 찾던 조직위는
동계올림픽 13 개종목이 열리는 모든 경기장간 이동시간을 30 분 이내로 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한다.
역대 올림픽사상 가장 가깝게 경기장을 배치해 경기력 향상을 꾀하겠다 한다.
/한 종목 선수가 여러 종목에 참가하여 경기장을 순회 하는것이 아닌데,모든 경기장이 가까이 있는 것과
경기력 향상이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가? 어떻게 하든 대회를 유치하겠다는 생각에 굴욕에 가까운 저자세로
임한것은 아닌지? 무주에는 충분한 숙박시설,교통등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고 이미 국제대회를 치른 노하우도
있다. 방치되다 시피 있는 슬로프 조금 보완 하면 사용가능하니, IOC 설득해서 환경파괴없는 대회치르자!
2.가까운 '상원산'에 경기장 건설하자.
가리왕산 인근에 있는 상원산(1421m)은 조직위가 내세우는 경기장간 30분 조건을 우선 충족한다.
출발점과 도착점(피니쉬라인)표고차 881m
슬로프 길이 3100m
평균 경사도 22.8 도 등으로 가리왕산과 조건이 매우 흡사하다.
방향도 북동향으로 ,조직위가 다른 만항재등은 남향이라 눈이 빨리 녹아 부적합하다는 반대
논리로 부터도 자유롭다. 가리왕산에 비해 환경 파괴(주로 식생)도 훨씬 덜해 조직위로서는
굳이 반대할 명분이 없다.
가리왕산경기장 예정지 인근의 토지 및 이용권등에 이해 관계가 얽혀 있다는 소문은
말 그대로 소문으로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3.남북한 공동개최는?
북한은 남한에 비해 산림축적도(산에 나무가 들어 차있는 정도)가 현저히 낮아
스키장 건설에 따른 환경문제가 우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하다.
환경파괴논란의 중심에 있는 '알파인경기장'을 북한과 협의하여 한 종목만
분산개최 하는 것도 고려해 볼 사안이다.
2013 년 8 월에 장웅 북한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이 강원도 원산에 건설중인 마식령스키장을 활용해
올림픽을 분산 개최 할 용의가 있다고 우리측에 타진해 왔다.
마식령 스키장은 북한이 세계 5 대 스키장을 목표로 건설중이며 2013 년 말 완공 예정이다.
우리측 김진선 조직위원장은 '경기의 질'을 내세워 즉각 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유럽의 아시아권 모독적 처사로 인해(아시아가 감히 월드컵을 단독 개최?) 2002 월드컵을 일본과 공동 개최
했던 개운치 않은 추억이 있다. 한 민족 간에 한 종목만 공동 개최 하자는데 말 떨어지기 무섭게 반대 성명
발표하는 처사는 이해 하기 어렵다.
'특별법'에는, "평창동계올림픽지원에 관한 특별법" 에는
<17.대회를 통한 남북화해와 평화증진을 위하여 남북체육교류증진및 남북단일팀 구성등에 관한 규정을 둠.>
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4.동계올림픽 반납하라!
강원도는 10년 넘게 동계올림픽유치에 공을 들였다.
2011.07.07 남아프리카 더반회의에서 3수 끝에 유치에 성공 했다.
강원도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기뻐했다.
열광에 가까운 환영열기 였다. 반대하는 자는 당시 분위기로는 반역에 치부될 상황이었다.
훗날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의당 기쁘고 경하 스러운 사안이다.
꼭, 그렇기만 할까?
3수 하는 동안 강원도는 알펜시아라는 단지를
동계올림픽유치의 시작과 끝으로 인식하고 심혈을 기울여 건설하였다.
건설비용은 1 조원이 들었다.
강원도 2013 년 1년 예산이 3조 조금 넘는다.
10년 에 걸쳐 투자 했다 쳐도 강원도 재정상태에 견줘 보면 알펜시아에 올인을 한 것이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예산은 50 조 가 넘는다.
평창동계올림픽은 10 조 정도라 발표했다.
고속철등 사회기반시설건설 비용도 포함시킨 것이다.
도민의 복지후생을 담보로 알펜시아에 허리띠 졸라매며 올인을 한 강원도는 대회를 치를 경비가 없다.
급기야 '국제대회를 우리가 고생해서 유치 했으니 돈은 중앙정부가 대라'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지자체들이 앞다투어 국제규모의 대회를 경쟁하듯 유치 해놓고
중앙정부에 책임지라 하는데에 넌더리가 난 정부가,
지자체의 국제대회시 소요경비의 30%이상은 지원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것도 10 억원 이하일때로 조건을 붙였다.
평창은 '특별법'적용으로 75% 를 지원 받게 된다.
나머지 25% 및 에스컬레이션비용등은 어떻게 마련 할지 두고 볼 일이다.
현재 조직위가 하는 일은 중앙정부를 상대로 '특별법'에 근거한 경비를 받아내는 일이
초미의 관심사이다. 국가재정부족으로
노인기초연금공약도 후퇴한 마당에, 생색은 강원도가 다 내고 경비는
중앙정부보고 대라 하는 형국이니, 국가도 심기가 불편하다.
지급이 늦어지자 얼마전 강원도의회에서
"중앙정부의 지원이 지지부진 하면 차라리 동계올림픽을 반납하겠다!" 라고 불만을 토로 했다.
엄포성 떼를 쓴 것이겠지만, 모처럼 평창동계올림픽의 현실을 잘 반영한 발언으로 보인다.
중앙정부를 닥달해 어찌 어찌 대회를 치뤘다 하자.
가리왕산 경기장 건설 예산만도 1100 억원 이다.
대회 후 스키장 활용 하겠다는데, 걸어서 오르기도 어려울 정도의 경사로 이루어진
슬로프에서 스키를 탈 수 있는 인구가 우리나라에 몇명이나 있을까?
덕유산 상제리제옆 출발지점 경사를 한번 보신 분들은 짐작이 쉬울 것이다.
활용도 없이 즉, 수입이 없이 유지보수비만 연 수억~수십억이 소요 되는데
그 경비를 조달 할 방법은 강구해 놓으셨는지?
(태백시는 오투 리조트 하나 사들였다가 현재 재정파탄 직전이다.)
나머지 강릉에 건설되는 실내경기장 네곳의 유지비는?
그중 한곳은 원주로 옮겨 재활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사후 유지관리의 책임소재를 놓고
경기장 건설 이전부터 지자체간의 물밑 신경전이 한창이다.
현재 상황만 보더라도
알펜시아의 적자가 눈덩이 처럼 불어나 강원도 재정운용의 발목을 잡고 있다.
스포츠등 국제대회를 무슨 지역경제발전의 계기로 여기는 마인드 또한 문제이다.
대회유치가 모든 것을 정당화 시키지는 않는다.
우리의 지자체장이나 국가는 항상
그들이 하는 사업은 정당하고 이에 반대 하는 것은 이기주의라 치부한다.
실질적 논의 보다 형식적 논의를 앞세워
의사결정은 오직 자신들의 몫이라는 잘못된 신념을 갖고 있다.
필자가 "가리왕산 보고서"를 쓴 이유는
스키장이 환경생태학적 가치가 높은 가리왕산에 들어서서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대회자체를 재정파탄이 불보듯 뻔 하니 그만 두자고 무조건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가리왕산이 아닌 다른 평범한 산에 경기장을 건설한다 해도 필자는 반대한다.
자연과 인간은 지구라는 공간에서 함께 존재한다.
환경을 전혀 파괴하지 않고 인류가 살아 갈 수는 없다.
개발에 앞서 정부와 지자체,전문가,이해당사자간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환경파괴를 최소화 하는 개발이어야 한다는 것이며
공존의 방법을 진지하게 생각하자는 것이며
불필요한 난개발을 하지 말자는 이야기이다.
현재의 지구는 하루가 다르게 기후가 변하고 있다.
속초에서 녹차재배가 이루어 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벌써 눈없는 겨울과 의외의 지역에 내린 폭설을 경험한 우리 아닌가.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5년후,
'강원도여서 2월에 꼬박꼬박 눈이 내린다'고 누가 장담 할 수 있을까?
눈이 많지 않은 나라에서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자체가
모험이며 무리수일 수 있다.
막대한 환경파괴와 재정파탄을 감수하면서까지 치뤄야 할 만큼
동계올림픽이 우리에게 꼭 필요한 행사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역사의 주체는 권력을 가진 이가 아니다.
개발의 주체도 권력을 가진 쪽이 아니다.
역사의 주체가 국민이듯,
결정도 항상
국민의 동의 하에 이루어 져야 한다.
글쓴이:최병학
첫댓글 100% 동감 합니다~!!
달마 뭐하냐~~~~
동감 합니다만, 우리가 지금이라도 뭘 해야 하나요?
많이들 스크랩,복사해서 공유하시어 널리 알려주세요.
개인적인 생각으론 동계올림픽 반납했으면 합니다.
어렵사리 쟁취를 했겠지만 올림픽성공과 활강경기장이 생겨 선수들 훈련도 할수 있겠지만,
그것 보다는 후손에게 떳떳한 선배가 되고싶네요.
그리고 개발하는 비용과 매년 유지보수비까지 하면 선수들 추운나라로 가서 있을만큼 있으면서 훈련하는 비용이 훨 적게들지 않을까요?(계산은 안해 보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