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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어라 금순아] 023
#1. 마루
노소장 정심 앉아있고, 태완 적당히.
금순 맞은 편에 죄인처럼 고개 숙이고 앉아 있다.
정심 : 대답해봐 어디서 온거야?
금순 : .....
정심 : 대답해 보라니까? 왜 대답을 못해?
금순 : .....
노소장 : 대답해봐 어서.....금순아.
금순 : ......그게....
정심 : 그게 뭐어?....얼른 대답 못하니?
금순 : 그게....
정심 : (화나 큰소리) 너 진짜 계속 그게 그게만 할꺼야? 얼른 대답 못해!
금순 : .....경찰서에 있었어요.
정심 : ....뭐?...어디?
태완 : 경찰서라는데요?
노소장 : 경찰서?
<시간 경과>
노소장 정심 놀란 표정으로 금순을 본다. 태완 역시 좀 놀랐다.
정심 : 그래서....그럼 합의까지 다 잘 해결된거야?
금순 : 예...
정심 : 그래....그건 다행이네. (하는데)
노소장 : (버럭) 다행은 뭐가 다행이야.
정심 태완 : .....
금순 : (역시 놀라서)....
노소장 : (화나) 너 그런 일이 있었으면 당장 전화를 했어야지 왜 그러구 미련을 떨구 너혼자 거기서 밤을 새워?
금순 : .....오늘 올라 오신다구 해서.
노소장 : 언제 올라온다구 했든 니가 그런 일을 당했으면 나나 시완이가 당장 달려 올라오지 그게 무슨 말 같잖은 소리야!
금순 : ....걱정하실까봐.
노소장 : 걱정을 하는게 부모지. 그럼 부모가 돼서 자식에게 무슨 일이 있는 지두 모르면 그게 부모야?
금순 : ....
노소장 : 오늘 니가 여러가지루 나를 실망시킨다. 어떻게 그런 일을 겪으면서 전화 할 생각을 안해,
너는 대체 나를 여기 니 어머니를 뭘루 여기구 여태 우리랑 같이 산거냐?
금순 : .....
노소장 : 어, 대답해봐? 너한테 우리가 뭐야!
금순 : (후드득 눈물이 난다)....
정심 : .....
노소장 : 대답하라는데 왜 울어?....너 서러워 우냐? 내가 이러는게 분하구 서러워?
금순 : (놀라서) 아니에요 아니에요 아버님.....좋아서요...너무 좋아서요.
노소장 : .....
정심 태완 : .....
금순 : (뜨거운 눈물 흘리며)....아버님께 혼나니까...진짜 아버지께 혼나는거 같아요.....
아버님이 이렇게 화내주시니까....제가...저두....소중한 사람 같아요..
노소장 : .....
정심 : .....
태완 : ......
금순 : .....고맙습니다 아버님....어젯밤에 혼자서 너무 무서웠어요... 앞으로 다시는 안그럴께요.....고맙습니다....
노소장 정심 : .....
태완 : .....
금순 : ......
#2. 주방
정심 국냄비 불 끄고 국그릇 집어든다. 금순 다가와.
금순 : 제가 할께요 어머니.
정심 : (표정은 쌀쌀맞다) 가 앉어 먹으라니까.
금순 : 예...
금순 식탁으로 다가간다. 식탁에 이미 상 차려져 있다.
노소장 들어온다. 정심 이내 국그릇 들고 다가와 놓는다.
금순 : 고맙습니다 어머니....아버님...어머니 식사 하셨어요?
노소장 : 그럼 지금 시간이 몇신데 먹었지...나 나가.
정심 : 출근하시게요?
노소장 : 해야지 그럼...금순이 밥 많이 먹어라..(나간다)
금순 : 아버님 저 때문에 출근 안하신거에요?..(뒤따라 나간다)
#3. 현관
노소장 나오고, 금순 뒤따라 나온다.
금순 : 다녀오세요!
정심 : (입구에 서서) 다녀와요.
노소장 : 오냐. 가. (나간다)
정심 먼저 주방으로. 금순 뒤따라 주방으로.
#4. 주방
금순 다가와 앉는다. 정심 반찬 하나를 더 가져다 놓는다.
금순 : 잘먹겠습니다 어머니...(먹기 시작한다. 며칠 굶은 사람처럼 열심히)...
정심 : (그런 금순을 슬쩍 본다)......
금순 : (먹다가 정심 시선 느껴서 돌아보고 웃는...계속 먹으면).....
정심 : ....너는 아버지 어머니가 다 언제 돌아가셨니?
금순 : (먹다 보는)....아버지는 저 태어나기 전이라구 들었구요. 엄마는 저 태어나구 몇개월 뒤라구 들었어요...
정심 : 그럼 두분다 얼굴두 모르겠네?
금순 : 예...
정심 : 먹어 얼른.
금순 : 예...
이내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먹는다.
정심 그모습 보다가.
정심 : .....먹구 휘성이 데려와. 나는 잠깐 일 있어 나갔다 와야니까.
금순 : 예. 근데요 어머니...저 오늘 새벽에 못돌린 녹즙 돌리러 잠깐 나갔다 와야 하는데요.
정심 : ....니가 요즘 언제 내 허락 받구 움직였니? 알아서 해...(입구로)
금순 : 고맙습니다 어머니. 금방 다녀올께요....(다시 먹는다)
#5. 숙모네 주방
금아 전화 받고 있고, 할머니 휘성이 데리고, 숙모 옆에서 지켜본다.
금아 : 그랬구나....그럼 다 해결된거야?....할머니 다 잘 해결나구 깨끗하게 끝났대요. 아무 문제 없대.
할머니 : 다친데는 없나 물어봐?
금아 : 할머니 금순이가 사고를 당한게 아니라 사고를 냈다니까.
할머니 : 얼런 물어봐 이년아.
금아 : ....들었지?....없대요.
할머니 : 그려서 시방(하는데)
숙모 : 그럼 빨리 와서 휘성이 데리구 가라구 해. 손바닥만한 집구석에서 이틀 내리 숨이 턱턱 막혀 죽겠으니까.
금아 : (그런 엄마 보다)...금순아(하자)
할머니 : (역시 보다 얼른 수화기 뺐어 들고) 금순아 핼미여...아녀 별 소리 아녀 너 괜찮냐고?
숙모 : .....
할머니 : 이 망헐것아 그란일 있으면 핼미헌테 사실대루 말을 혔어야지 워쩌자구 너혼자 그런 일을 겪어어.....
월매나 무서웠어 그려어?....괜찮긴 뭐가 괜찮여 존 일루두 가 앉었어두
을매나 가심이 벌렁벌렁 오그라붙는 데가 그런 덴디.
#6. 마루
금순 : (수화기 들고) 할머니 나 이제 아침에 배달 못한 녹즙 돌리러 가야거든요.
녹즙 돌리고 오는 길에 휘성이 데리러 가두 될까?....예 고맙습니다 할머니. 최대한 빨리 하구 갈게요.
금순 수화기 내려놓고 얼른 일어나 화장실로 다가가 문 열면, 태완 막 볼일(소변) 마쳤다.
금순 너무 놀라 엄마 외마디 소리를 지르고 얼른 문을 탁 닫는다.
금순 : (아후) 죄송해요...
태완 문 열고 물 내리고 나온다.
태완 : 노크 안하지?
금순 : (너?)....왜 문을 안잠궈요 그러니까?
태완 : 문을 안잠군 내가 잘못이라고?
금순 : (보다 그래 말자).....미안해요.
금순 화장실 포기하고 다가가 마루에 놓인 외투를 집어들어 입구 현관으로.
태완 : 너 어디가 또? 나 점심 안먹었는데.
금순 : (신발 신으면서) 식탁에 차려 놨으니까 밥이랑 국만 퍼서 먹으면 되요...(나간다).....
태완 : 저게 갑자기 왜 저렇게 고분고분해졌지...(부엌으로 가려다) 근데 왜 꼭 무시당한 기분이 들지?
#7. 원장실
오미자 문 열고 들어오면, 은주 페퍼민트 화분을 창가에 내려놓는다.
오미자 다가와.
오미자 : 뭐야?
은주 : 페퍼민트에요. 향 한번 맡아보실래요?...(화분을 들어 흔들어준다)
오미자 : 어머 프레쉬해라! 내가 허브 중에 젤 좋아하는 게 이 페퍼민트잖아.
은주 : 머리 아플 때마다 이 페퍼민트 잎을 몇잎 따서 우려먹으면 머리가 맑아지구 좋대요.
원장님 요즘 자주 머리 아프다구 하셔서요.
오미자 : 어쩌면 그런걸 기억하구 있었어?...이게 딸과 아들의 차인가봐....
(자리로 가며) 니 엄마는 세상에 부러울게 없겠다. 그렇게 자상한 남편에 이렇게 이쁘고 다정한 딸에.
은주 : .....제가 딸 할께요 그럼 원장님!
오미자 : (웃는) 좋지 나야.
은주 : (다가와 파일 놓는다) 그동안 시장 조사와 고객 설문 조사를 한 데이터에요. 제가 지금 그 데이터 가지구
저희 샵의 전체적 운영 상황과 매출부진의 원인을 분석 검토 중이에요. 곧 결과물 보여드릴게요.
오미자 : 음....기대할게.
은주 : (목례하고 나가려면)....
오미자 : 은주야.
은주 : (돌아본다).....
오미자 : 어제 우리 재희랑...데이트 했니?
은주 : (보다)....예....
오미자 : ....역시 그랬구나....그런거 같길래....언제부터 우리 재희 만났어?
은주 : (보다)....어제가 처음이었어요....오빠가 먼저 데이트 신청했었다구 말씀 드리구 싶은데
사실은 제가 먼저 오빠한테 데이트 신청했어요.
오미자 : .....
은주 : ....저 오빠 많이 좋아해요 원장님...저 오빠 좋아해두 되죠?
오미자 : (느닷없고 당돌한 고백에 애매한 미소 지으며).....그러엄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데 왜 안되겠어....
#8. 병원 일각
재희 수련의2와 같이 걸어온다. 재희 걸어오다 보면,
저만큼 수련의1이 링거 지지대 밀고 나와 앉아있는 할머니에게 돈을 주고 있다.
수련의1 : 그동안 할머니 드신 녹즙값이라구 그 아가씨가 전해 달랬어요.
할머니 : (놀라서) 이걸 왜 도루 줘?
재희 : (다가오며 본다).....
수련의1 : 할머니한테 억지루 팔려구 한거 아닌데 할머니가 그렇게 생각하셨다면 죄송하다구 돌려 드리구 싶대요...
빨리 건강해지셨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꼭 드려 달랬어요.
할머니 : 아이구 이걸 왜 받았어? 이러면 내가 너무 못된 망구가 되는건데. 왜 받았어 이돈을 아이구.
재희 : (멈춰서 본다).....
금순E : 안믿으셔두 되는데요...저 그래두 사람 건강이랑 돈을 맞바꾸지는 않아요.
재희 연신 어뜩해 어이구 후회하는 할머니쪽 보며 잠시...
수련의1 돌아서다 재희를 보고 얼른 후다닥 다가온다. 수련의1 다가오면.
재희 : ...가자....(다시 걷는다).....
#9. 병원 복도
재희 수련의1.2를 걸어오다 보면, 저만큼 영옥이 걸어오고 있다.
재희 멈춰선다. 수련의1.2도 뒤따라 멈춰선다.
영옥 다가오다 역시 재희를 본다. 재희 목례를 한다. 영옥 목례 받고 다가와 멈춘다.
영옥 : 걷는게 좀 불편해 보여요?
재희 : 예 조금...곧 좋아질꺼에요...오늘 정기검진 받으시는 날이세요?
영옥 : 아니에요. 이이 잠깐 만나러 온거에요. (하는데)
장박 : (다가오며) 왔어.
영옥 : (돌아보고) 예...
재희 : 선생님. 금요일 컨퍼런스 초안 방에 갔다 놨습니다.
장박 : 봤어...다시 작성해.
재희 : (보는)....
장박 : 무슨 보고서를 그따위로 너덜너덜 안일하게 작성해.
재희 : (무안하다)......
장박 : 그 자리에 간경화 환자 수술시 간부전증으로 사망 가능성 있다는거 모르는 사람 있나?
뭘 그리 주절주절 설명해 놓구 도표는 또 왜 그리 복잡해.
슬라이드만 봐두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일목요연하게 다시 정리해봐.
재희 : 예...
수련의1.2 : ....
영옥 : .....
장박 : 그리구 오늘 아침엔 핑크북두 어딨는지 찾을 수가 없었어.
손가락 다쳐 수술방에 못들어와두 그런 건 사전에 다 체크해 놔야할꺼 아냐?
재희 : 죄송합니다....
장박 : 가지...(앞선다).....
영옥 : (무안해 하는 재희 느껴져)....또 봐요.
재희 목례한다. 수련의1.2도 따라서 목례한다.
영옥 장박을 따라 간다.
재희 : (장박에게 처음으로 당한 듯 무안하고 정신없다).....
수련의1.2 : (숨도 못쉬고)....
재희 : (느껴서 돌아본다) 아침에 핑크북 누가 안챙긴거야?
#10. 장박 연구실
장박 들어서고 영옥 뒤따라 들어선다. 영옥 문 닫고 돌아서서.
영옥 : 여보....
장박 : 왜? 앉어...(앉는다)
영옥 : (따라 앉는다).....내가 잘못 느낀건가?...당신 재희한테 좀 감정 있어 보이든데?
장박 : 무슨 소리야. 당연히 지적 받아야 할꺼 지적한거 뿐이야.
영옥 : (힐끔)...조금 전 뿐 아니라 나는 사실 어젯밤에 은주랑 같이 마주쳤을 때두 그런거 느꼈었는데...
장박 : .....
영옥 : 아니에요?....당신 재희한테 느닷없이 뻑뻑했진거 맞죠?....은주 때문이에요?
장박 : 가져 왔어?
영옥 : (가방 열어서 서류 봉투 꺼내 놓는다)....여기요.
장박 : (집어들어 열어서 인쇄물들 꺼내 보는 척)....
영옥 : .....나는....당신이 뭘 염려하는지는 알겠는데 그렇게 걱정 안해두 될꺼 같은데...
그리구 무엇보다 은주가 재희를 많이 좋아하잖아요.
장박 : 재희는 은주 아니라구 했다잖아. 지까짓 놈이 뭐라구 우리 은주를 마다해.
영옥 : 그건 또 무슨 소리야...당신이 원하는거 아녜요?
장박 : 원하는 거는 원하는 거고....우리 은주가 어디가 어때서 마다는거야.
영옥 : .....
장박 : (다시 보는척)....
#11. 몽따지
대리점 - 점장에게 연신 고개를 꾸벅 숙이며 죄송하다고 사과말씀 드리는 금순.
아파트 현관 - 문 열리고 주인 나온다. 금순 꾸벅 사과 인사하고 녹즙을 내민다.
주택가 대문앞 - 금순 대문에 대고, ‘죄송합니다. 급한 사정으로 배달이 늦었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의 마지막 내용을 막 적는다. 접어서 녹즙과 함께 우유봉투에 넣고 다시 달려간다.
숙모네 가는 언덕길 - 금순 길가의 과일 노점에서 막 과일봉투를 받아들고 삼천원을 내민다.
금순 인사하고 다시 언덕을 올라간다.
#12. 숙모네 집
금아 문 열고, 금순 들어선다. 숙모 할머니 분위기 썰렁하게 거의 등 돌리고 앉아 있다.
금순 : 할머니....짝은엄마 저 왔어요.
할머니 : 어여 와.
금순 : 휘성이는?
금아 : (방 고개짓) 자....앉어.
금순 : (금아 표정이며 공기 싸한거 느껴져)....귤이에요...(과일봉투 내려놓고 앉으며)
짝은엄마 어제 오늘 휘성이 때문에 힘드셨죠?
숙모 : 아니 다행이다.
금순 : 죄송해요.
할머니 : .....
숙모 : 나는 젤루 이해가 안가는게 니 시어머니두 안봐주는 애를
왜 한치 두치두 다 건너 세치 반쯤 되는 내가 니 애를 봐줘야 하는지.
할머니 : 니가 휘성이 봤냐? 내가 봤지?
숙모 : 어머님 그렇게 말씀 하시면 안되시죠? 어머니 집 밖에서 휘성이 보셨어요?
할머니 : 뭐셔.
금아 : 엄마.
금순 : 할머니.
숙모 : 우리가 지금 형편이 좋은 것두 아니구 간신히 이 손바닥만한 집 하나 얻어
어뜩하든 이 암담한 현실을 잊어보겠다구 아등바등 힘겹게 살아가구 있는데.
할머니 : 니 손바닥은 참말 크기두 허다. 니가 원제는 을매나 대궐 같은 집 구석서 살었다구 말끝마다 손바닥 발바닥 했쌌냐?
금순 : 할머니이.
숙모 : 집에 와서만이라두 편하게 조용히 쉬구 싶다구요. 제가 제집에서 그것두 못합니까?
할머니 : 편하게 쉬어 누가 너 서서 벌스라구 혔나? 춤을 추라구 혔나?
숙모 : 어머니 진짜 그렇게 말씀 하시는거 아니시죠? 누가 내집서 떡 허니 버티구 있는데 어떻게 편하게 쉬어요 어떻게.
할머니 : ....
숙모 : 금순이 너 한번 대답해봐라. 내말이 틀리구 무리가 있니?
금순 : 아니요. 휘성이 있으면 당연히 힘들구 피곤하시죠.
숙모 : 그리구.
할머니 : 아이구 일절만 혀. 여기 귓구멍 막힌 사람 없구 머리통 돌팍인 사람두 없어. 다 알어 들어.
숙모 :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할께요...우리 금아는 수험생이다 너. 알지?
할머니 : .....
금순 : ....예...죄송해요 짝은엄마....금아야 미안해.
금아 : 아니야 나는 괜찮아...
숙모 : ......
할머니 : ....
#13. 숙모네 대문 밖
금순이 나온다. 할머니 따라나온다.
금순이 : 할머니 나올꺼 없다니까. 추운데 얼른 들어가세요.
할머니 : .....
금순이 : 짝은엄마한테 너무 뭐라구 하지 말구 응 할머니? 짝은엄마 말두 틀린거는 하나 없어.
할머니 : .....그려. 가 걱정말고....(하다) 참말로 니 시엄씨는 고약허기두 허다. 워쩌 하나밖에 없는 손주를 다 못봐주겠다는겨.
하는 일두 없이 집구석서 먹구 놀믄서.
금순이 : .....
할머니 : ....가....금아에미 말 개의허지 말고 정 급하믄 언제든 휘성이 델꾸 오구.
금순이 : 예....가요 할머니. 얼른 들어가세요.
금순이 애써 웃어 보이고 손 흔들며 밝은 표정 짓고 간다.
할머니 가는 금순을 보며 속상하다.
할머니 : ......웃지나 말지 이런 띠. 그라구 웃구 가믄 핼미 속이 을매나 애린 지두 모르구.....
밤새도록 혼자서 을매나 속을 끓이구 죽을 똥을 쌌나 하룻밤새 얼굴이 탕끼 대추씨가 됐어....
(속상해서).....(돌아서며 눈물 핑 돈다)....참말로 워쩌 그런 시엄씨가 있어...
#14. 언덕길
금순 휘성을 업고 언덕을 내려온다. 이제 휘성이를 맡길 곳도 없고....금순 시무룩 어쩔 수 없이 풀이 죽는다.
금순 : ....휘성아....이제 우리 어뜩하지? 이제 짝은엄마 때문에 할머니께 너 맡기지두 못하겠구...
진짜 경찰서에서 밤새 생각한 데루 해야하나.....3월인데 아직두 왜 이렇게 춥냐....봄은 안오나...
(문득 하늘 본다)....오빠 거기두 아직 이렇게 추워?.....(코끝이 시큰하다)
금순 다시 걷는다.
#15. 거리
정심 걸어온다....정심 걸어와 지나치다 문득 멈춰선다.
정심 돌아보면, 휴대폰 대리점 앞이다. 내부에 여러 휴대폰 들이 전시되어 있고, 가격표들도 어지럽게 붙어 있다.
정심 보며 갈등되고 망설여지는.....결국 문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16. 대리점 안
정심 문 열고 들어온다. 여자1 어서 오세요 인사한다.
정심 카운터 앞으로 다가와.
정심 : 휴대폰...너무 최신형으루 비싼거 말구요 기본 기능정도 되는 저렴한 거는 얼마나 해요?
#17. 마루
노소장 태완 앉아있고, 금순 다가와 앉는다.
노소장 : (보다 바닥에 가지고 있던 핸드폰 내민다)...자 니꺼다.
금순 : (놀라서) 아버님.
노소장 : 니가 집에만 있을 때는 모르겠드니 니가 이게 없으니까 우리가 보통 아쉬운게 아냐.
몇 번이나 사준다 사준다 하다 이제 맘 먹었다...받어 어서.
금순 : 아버님.....(보다 받는다)....고맙습니다.
태완 : (힐끔 보고) 아부지 아들 핸드폰두 3년전꺼라 바꿔야 하는데.
노소장 : 너두 금순이처럼 새벽 일찍 일어나서 녹즙 배달하구 열심히 살어봐...그럼 내 당장 핸드폰 최신식으로 하나 사주께.
태완 : ......
정심 들어서다 금순 손에 들린 핸드폰 보고 주춤 선다.
노소장 : 맘에 드냐?
금순 : (감격해 핸드폰 만지작 거린다).....예 그럼요....너무 감사해요 아버님.
태완 : 오버는. 완전 구닥다리구만.
노소장 : (본다)....
태완 : 이왕 쓰는 김에 좀 팍팍 쓰지 그랬어요. 요즘 누가 이런 구식 모델 쓴다구...(그러다 정심 본다) 엄마.
정심 : (황당하고 어이없어 금순 손에 핸드폰 본다).....
금순 : (얼른 일어나) 어머니 다녀오셨어요?....어머니 아버님께서 제게 핸드폰 사주셨어요. 이쁘죠?
정심 : .....
노소장 : 오늘 아침에 이게 너무 아쉽드라구....어디서 오는거야? 늦었네?
그러는데 태완 일어나 정심 손에 들린 소핑백을 빼내서.
태완 : 이건 뭐야 엄마?
정심 : (당황해 얼른 다시 뺐는다) 안돼 이리 내놔.
정심 안방으로. 가족들 그런 정심을 본다.
#18. 안방
정심 문 닫고 들어서 기막힌데, 노소장 들어선다.
정심 옷장으로 다가가 옷장문 열고 핸드폰 넣고 문 닫는다.
노소장 : 그게 뭐야?
정심 : 아무것두 아녜요...(표정에) 아무것도 아니라구요.
노소장 : ....그래....핸드폰 그렇게 비싼거 아냐.
정심 : (보는)....누가 뭐래요?
노소장 : 그냥 그렇다구...당신한테 미리 상의 않구 샀다구 화난거 같어서?
정심 외투 벗어 옷장에 건다. 정심 다시 나간다.
노소장 정심 나가면, 옷장 문을 열어본다. 문 살피고 쇼핑백을 열어보면, 핸드폰 박스다.
노소장 : (이런)......
#19. 마루 (밤)
노소장 정심 앉아있다. 정심 과일을 깎고 있다.
금순 쟁반에 찻잔을 들고 나온다. 금순 다가와 앉아 테이블에 내려놓는다.
금순 : ....드세요....아버님 어머님....드릴 말씀이 있어요.
노소장 : (보는)....얘기해봐.
금순 : 어머니 그동안 속 썩여드려 죄송해요....당분간은 어머니 말씀대루 할께요.
정심 : .....
금순 : 어머니 말씀대루 휘성이 일년만 더 키우구 미용실에 취직할께요....대신 하루에 몇시간이니까 배달은 계속하게 해주세요?
내년에 놀이방 보낼려면 돈 모아야잖아요. 휴대폰두 생겼으니까 사용료두 내야하구요.
정심 : .....
노소장 : ....왜 갑자기 생각을 바꿨어?
금순 : .....제일 큰 이유는 휘성이 때문이구요....미용실두 이력서 낸데 다 떨어졌어요.....
그리구 사고 나구 나니까..그동안 어머니 속 썩혀서 벌 받았나 그런 생각두 들구요....
정심 노소장 : .....
금순 : .....어머니....그동안 속상하게 해드린거 죄송해요. 저 이제 말 잘 들을 께요. 용서해 주세요.
정심 : .....미용실은 왜 다 떨어졌어?
금순 : 모르겠어요...나이 탓 같기구 하구 아닌거 같기두 하구....물어보러 가다 사고 나서 못 갔어요.
노소장 : 나이 탓이면....내년이면 더 힘들꺼 아냐?
금순 : ....만약 그렇다면 그렇겠지만....정확한 거는 모르니까요...(물 끓는 삐삐 주전자 소리) 보리차 올려놨거든요.
금순 애써 속상한 맘 감추고 일어나 주방으로.
정심 노소장 금순 보다 서로 눈이 마주친다.
정심 : .....왜요?
노소장 : .....나 아무말 안했어.
#20. 주방 (밤)
금순 다가와 주전자 올려진 가스불 끈다. 금순 가스불 끄고 그제야 많이 속상하다.
금순 : ......(눈물이 다 난다).....
정심 들어선다.
정심 : 보리차 끓었으면 한컵만 줘.
금순 : 예...(얼른 등 돌리고 돌아서 눈물 닦고 얼굴 수습하고 컵 꺼낸다).....
정심 : (그모습 본다).....
#21. 카페 (밤)
성란 들어선다. 직원 인사하고 뭐라 묻고 성란 답하면, 직원 안내한다.
성란 직원의 안내를 받아 다가가면, 세쌍의 남녀 커플이 앉아 있다.
여자들 성란을 향해 반갑게 손을 든다. 성란도 반갑게 표정으로 인사하고 다가가 선다.
친구(가끔 등장 예정) : 어서와 성란아.
성란 : 미안 좀 늦었어.....(친구 옆의 남자에게) 안녕하세요 하성란입니다.... 축하드립니다.
남자 : 고맙습니다.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성란 : 현식씨 성수씨 오랜만이에요.
여자1 : 앉기나 해.
여자2 : 근데 넌 왜 혼자야. (직원 다가와 와인잔 놓고 따른다)
친구 : 그래 왜 혼자니? 길가는 남자 헌팅이라두 해서 데려온다드니?
성란 : (앉는다) 그러게 말야. 그럴려구 어제는 하루종일 거리를 헤매구 다니면서 꽃미남을 찾아 다녔는데
왜 다들 나만 보면 기겁을 하니?
친구 : 왜?
성란 : 글쎄 나두 이유를 모르다가 화장실 가서 알았지. 거울 보구 기절했잖아. 왜 늙은 아줌마가 한사람 거깄는거니?
다들 : (웃는다)....
성란 : 제가요 매일 사무실서 젊구 이쁜 직원들하구만 마주하다 저두 아직 그런지 알았다니까요.
그래서 사람은 가끔 거울을 봐줘야 돼. 처절한 현실을 두눈 똑바루 뜨구 봐야한다니까.
남자 : 성란씨 아직 젊구 이쁘세요.
성란 : 어머 옆구리 찔러 절 받는거지만 그래두 기분은 좋네요 감사합니다.
자 우리 민영이의 결혼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일단 건배!
성란의 제안에 다들 와인잔을 들어 올린다. 다들 가볍게 잔 부딪히고 마신다.
성란 짐짓 웃으면서 건배하고 와인을 마시지만, 마음은 밝지않다.
<시간 경과>
성란 화장실 문을 열고 나온다. 와인을 서나잔 마신 취기가 좀 오른다.
성란 자리로 다가가다 보면, 세쌍의 커플들 자기들끼리 다정하게 얘기하고 있다.
각각의 쌍쌍들 뭐가 그리 좋은지 서로 다정하게 얘기한다.
그중 결혼을 앞둔 친구커플은 거의 머리를 맞댈 지경이다. 세쌍 모두 행복한 표정들이다.
성란 그모습 보면서 저도 모르게 주춤선다.
성란 : .....
성란 다가간다. 커플들 성란이 다가와 앉아 이내 지들끼리의 다정한 분위기에서 벗어난다.
친구 : 지금 니 얘기하던 중이야. 우리 지웅씨가 너 진짜 남자없냐구 자기 친구 소개시켜 준다는데?
성란 : (짐짓 밝게) 정말요. 좋죠. 어떤 남잔데요?
#22. 카페 앞 거리 (밤)
성란과 세쌍의 남녀 나온다.
친구 : (남자1.2에게) 오늘 정말 감사했습니다.
여자1 : 다시 한번 축하해.
여자2 : 성란아 우리 대리 불렀어 가다 내려줄께 같이 가자.
성란 : 아냐 됐어. 사무실 바룬데 정신나게 걸어갈래. 가서 또 일해야 돼.
친구 : 무슨 일이야 또. 타구 가. 너 와인 제법 했잖아.
성란 : 내일까지 해야하는 일이 있어. 가세요. 가...(친구에게) 얼른 가 너두. 다시 한번 축하드려요. 결혼식날 뵈요.
그말에 다들 그래 가자 등등 반갑게 서로에게 손 흔들고 쌍쌍이 흩어진다.
팔을 끼고 다정하게 걸어가는 세쌍의 커플들. 성란 그모습 보다 희미한 미소...돌아서 걷는다...
혼자서 거리를 걷는 성란. 와인 탓인지 외롭다.
성란 : .....(그러다 멈춰선다. 주머니의 핸드폰 꺼내 들여다본다)...
#23. 시완방 (밤)
시완 책상에서 책을 보는데 핸드폰 울린다. 시완 무심히 받는다.
시완 : 여보세요...(반가운)...성란아!....아냐 지금 통화 가능해....어디야? 밖인 거 같다.
#24. 카페 앞 거리 (밤)
성란 : 어 거리야. 거리 한복판에서 갑자기 니 생각 나드라....나 커피 한잔만 사줄래?
#25. 시완방 (밤)
시완 : (좋은)....그럼 물론이지...어디니? 바루 나갈께.
#26. 커피전문점 (밤)
시완 저만큼 빠르게 다가온다. 시완 다가오다 보면, 야외 테라스에 성란 혼자 앉아 있다.
시완 : (반가운).....
시완 다가간다. 성란도 시완을 본다. 성란 역시 어? 빙그레...반갑게 손 흔들고 일어선다.
시완 웃으며 다가가려면, 성란 그냥 거기 있으라고 내가 간다고... 성란 가방 들고 시완에게 다가온다..
성란 : (다가와선다).....
시완 : ....왜? 커피 마시구 싶다드니?
성란 : (빙그레).....내가 변덕이 심하거든.
시완 : 너....술 마셨구나?
성란 : 어 어떻게 알았어?....술냄새 나니?
시완 : 아니 보면 알지.
성란 : (다시 빙그레) 그래서 걷구 싶어졌어. 술두 깰 겸 밤기운두 좋구.
시완 : 좋지.
시완 성란 마주보고 빙그레...나란히 걷는다
#27. 거리 (밤)
성란 시완 나란히 걸어온다.
성란 : 아직두 밤으로는 좀 쌀쌀하긴 해두 공기가 달라...봄이 오긴 오나봐...
시완 : 그럼...성질 급한 개나리들은 벌써 몇 애가 나와 있든데....동창 모임 있다드니 거기서 마셨어?
성란 : 응...친한 친구 하나가 곧 결혼해. 친구들한테 남자 소개하는 자리였어. 말하자면 댕기풀이?
시완 : 아...
성란 : 근데 다들 쌍쌍으루 왔드라구. 나만 외로운 씽글이었어.
시완 : 에이 그럼 나를 부르지 그랬어.
성란 : 그럴걸 그랬나?
시완 : 그럴걸 그랬어야지.
성란 : (웃는)....
시완 : (역시 빙그레 웃다).....너 그거 알어?
성란 : 뭐?
시완 : 모르지 너는?...너 술만 먹으면 자꾸 살살 웃는거?
성란 : 내가? 내가 그렇다구?
시완 : 그래....대학 다닐 때두....봐 바루 그렇게 웃는다니까....그래서 내가 너 술만 먹으면 얼마나 불안했는데...
성란 : (보는).....
시완 : 그렇게 자꾸 웃어대면 남자들 헷갈리거든. 그당시 너 땜에 헷갈린 남자들 많았다....너 몰랐지?
성란 : (웃는)....
시완 : 진짜야...그중에 나두 있었는데.
성란 : (웃다가....보는)......
시완 : .....봄이 오니까 하는 말이데....
성란 : ......
시완 : ......니가 내 첫사랑이었다....
성란 : ......
시완 : ......
성란 보다 시선 돌리고 다시 걷는다. 시완 보다 뒤따른다....
시완 다가가 슬그머니 성란 옆에 나란히 서서 성란의 손을 잡고 싶어서....잡을까 말까....잡을까.....
그러다 성란의 새끼 손가락에 시완의 검지가 살짝 부딪힌다....시완 당황스러운...
성란 슬쩍 돌아보면, 시완 시선은 피한 채....결국 성란의 손을 잡는다.
성란 : ......
시완 : ......
시완 먼저 걷는다...성란 따라 걷는다...
두사람 그렇게 손을 잡고 걷는다...빙그레 두사람 얼굴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 23부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