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ㅇ 년 ㅇ 월 ㅇ 일 ) 지난주에는 안양에 있는 수리산으로 등산을 갔습니다. 요즘 우리사회의 화두는 온통 '웰빙'이란 단어로 넘쳐 나는데... 산에서 내려와 촐촐한 배를 채우려고 식당을 찾으면, 무슨 산나물 음식이나 유기농 채소로 만든 음식점이 늘 붐비더군요. 그래서 저도 친구 3명이 함께 '두부'집으로... 순수 우리콩으로 만든다는... 산비탈에 조그만 집인데... 중년 여인 세 자매가 운영(?)하고 있어요. 그 세 아줌마 이야기는 아니고... 그 막내 아줌마의 딸 이야기에요. 산에서 내려와 큰 길 산비탈에 자리한 두부집 입구에,.. 조그만 테이블위에 깨스래인지를 놓고 , 갈아 놓은 콩을 재료로 빈대떡보다는 작고 동그랑땡 보다는 좀 크게 부침(부치개가 맞나..?)을 만드는 아가씨... 프라이팬을 제법 숙련된 폼으로 운전(?) .. 폴짝 폴짝 뒤집으며, "아저씨~, 드셔보고 가세요~^^" 라고 소리치며 손님을 유인하고 있었어요..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예쁜 아가씨... 아줌마들이 하는 그집으로 빨려 들어 가지요..(흐흐흐...남정네들 ..) 막걸리에 두부김치를 먹으면서.. 아줌마에게 물었습니다. " 입구에 저 아가씨는...알바이트생인가요 ?" "호호호.. 제 딸이에요..." " 귀국한지 얼마 안되었어요.." " 네 ? 귀국이라니...중국 갔다 왔나요 ?" 이야기를 들어보니...캐나다 벵쿠버 어느 대학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하고 졸업하자 마자 귀국 한지 얼마 안되었단다. 요즘 저 또래의 아가씨들.. 창피 하다고 안할텐데.. 무엇이 저렇게 밝은 미소로, 즐겁게, 저런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걸까... "자신감" 일까... 아님, 뒷바라지 한 엄마에 대한 효심일까.... 이 다음에도 또 거기에 가서 점심 사 먹어야지... 즐거운 마음이 되어 돌아왔지요. 산행이 주는 즐거움인지, 살맛 나는 여인들과의 만남때문인지... 휘파람 불며...^^ ( ㅇ 년 ㅇ 월 ㅇ 일) 휴일만 오면 함께 그 산에 다니던 친구 하나가(Kim c.b) 저 세상으로 먼저 떠나버린 후... 한동안 그 산에 가질 않았다. 그때 함께 다니던 친구 3명중 둘이서 .. 참으로 오랜만에 안양 수리산에 오르다. 약속 시간에 맞춰 전철로 안양역에 내렸다. 산행철이라서인지 역 광장의 버스,택시 승강장은 등산복 차림의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그런데 유난히 길게 줄을 서서 차를 기다리고 있는 젊은 여성들이 눈에 띄었다. 날씬한 종아리를 한껏 자랑이라도 하려는듯 짧은 바지, 꼭 끼어 보이는 스키니진.. 거기에 아슬아슬 높은 구두 ... 킬.힐이라든가 ? 어깨에 둘러 맨 명품 브랜드 백... 나는 어느 회사 통근 버스를 기다리는 여직원들쯤으로 생각 했다. 그러나 잠시 후 대형 버스가 도착 했는데.... 버스에는 " ㅇㅇㅇㅇ 대학 " 이라는 글씨가 ...... 헉 ! 왜 갑자기 쓸쓸하고 우울 해 지는걸까... 은퇴한 늙은이들은 사소한 일에도 늘 이렇게 Melancholy 해지는 걸까.. ? ^^ 허긴 우리사회가 그렇게 만드는것일게다. 뭐, 취직난은 새삼스런 이야기이고... 저렇게 첨단의 패션으로 흔들거리며 다니다가 운좋게 연예인으로 .. 소위 길거리 캐스팅이라도 될줄...누가 알아..? ㅋㅋ 왜 이런 쓸데 없는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마도 오래 전에 보았던 이 두부집 딸이 생각 났기 때문인가보다. 그 예쁘고 착하고 ...그러나 당당하던 그 아가씨는 거기 없었다. 세월은 뭐든 변하게 하지... 카나다 교포와 결혼 해서 그곳에서 잘 살고 있단다. "아저씨들.. 참 오랜만에 오셨네요... 어머나, 어쩜, 더 젊어 지셨네요..?!" 제법 상업용 멘트도 날릴 줄 알게된 아주머니... 멀리 날아가 버린 딸 이야기를 하던 그 아주머니 눈 주위에 주름살이 보였다. "아주머니도 그대로이네요, ㅎㅎㅎ" 카나다에 시집간 딸이 한국에 놀러와 외손자를 앉고 있는... 행복한 모습의 아주머니 모습을 다음에.. 또 언제나 볼 수 있을런지.... '병목안'으로부터 흘러 내리는 계곡물이 맑게 흐르고.... 세월도 거기 흐르고 있었다. 오랜만의 산행으로 시큰 거리는 무릎을 주물러 본다. That's a sign of our getting old....^^ ( 우리가 늙어 가는 징조야... ^^) 늙음 때문이 아니고... 운동 부족 탓일꺼야, 아마....ㅋㅋ poet and I
첫댓글 늘...밝고 즐겁게 사시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저희들이 형님 연세가 되었을 때...그런 밝음으로 살고 싶네요....좋은 글 감사합니다...^^
시인과 나, 1980년 전후에 많이 듣던노래, 그때가 아련히 떠오릅니다. 이 노래 듣고 싶으면 방문해야 하겠습니다.
첫댓글 늘...밝고 즐겁게 사시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저희들이 형님 연세가 되었을 때...그런 밝음으로 살고 싶네요....좋은 글 감사합니다...^^
시인과 나, 1980년 전후에 많이 듣던노래, 그때가 아련히 떠오릅니다. 이 노래 듣고 싶으면 방문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