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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잘츠부르크 모차르트잘>
=== 프로덕션 노트 ===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집(1~10번)
Thomas Albertus Irnberger 토마스 알베르투스 이른베르거(바이올린)
Michael Korstick 미하엘 코르슈틱(피아노)
Violin Sonatas Nos. 1-10 (Complete)
Rondo for Piano and Violin in G major, WoO 41
German Dances (6), WoO 42
Variations (12) for piano & violin in F major on Mozart's 'Se vuol'ballare', WoO 40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를 위한 젊은 혁명
풍부한 감성과 최고의 사운드를 자랑하는 그래몰라 시리즈에서 토마스 이른베르거는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1~10번)을 녹음하여 4장의 CD로 출반(Gramola 99106 SACD)한 바 있다. 형식적인 완성도와 낭만의 자유로움이 어우러진 걸작의 녹음을 통해 그들의 연주 모습과 영상이 아쉬웠다면 이 전집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이다. 영상물은 2장의 DVD와 2장의 블루레이로 되어 있다. 1DVD(1Blu-ray)에 베토벤 소나타 1~5번, 2DVD(2Blu-ray)에 소나타 6~10번이 담겨 있다. 옛 거장을 연상케 하는 이른베르거의 깔끔한 음색, 미하엘 코르슈틱의 섬세한 피아노 연주. 바이올린과 피아노 모두 대만족이다.
독일에 그라모폰이 있다면 오스트리아에는 그래몰라(Gramola)가 있다. 그래몰라 시리즈는 풍부한 감성과 최고의 사운드로 깊은 감동을 준다.
1985년 태생의 토마스 이른베르거는 9살에 모차르테움 음악원에 입학. 이후 린루크너 대학에서 수학 후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젊은 바이올리니스트로 각광 받고 있다. 이른베르거는 그래몰라에서 베토벤(1770-1827)의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1-10번)을 녹음하여 4장의 CD로 출반(Gramola 99106 SACD)하기도 했다. 형식적인 완성도와 낭만의 자유로움이 어우러진 걸작의 녹음을 통해 그들의 연주 모습과 영상이 아쉬웠다면 이 영상물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이다.
이 영상물의 특징이라면 적극적인 클로즈-업 기법을 통해 바이올리니스트와 피아니스트의 표정과 연주를 섬세하고 집중적으로 잡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독특하게 2장의 DVD와 2장의 블루레이로 되어 있다. 1DVD(1Blu-ray)에 소나타 1-5번, 2DVD(2Blu-ray)에 소나타 6-10번이 수록되었다. 부클릿은 독일어와 영어.
이른베르거는 옛 거장을 연상케 하는 깔끔한 음색과 자신감 있는 유연한 보잉을 자랑한다. 이른베르거의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에 함께 했던 미하엘 코르슈틱의 피아노는 굳이 바이올린의 팬이 아니어도 이 영상물을 선택하게 한다. 섬세하고, 때로는 바이올린을 능가하는 선율미가 압도적이다. 녹음의 포커스는 두 사람의 또랑또랑한 선율선을 담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 작품 해설 === <다음 클래식 백과 / 하지숙 글>
바이올린 소나타 1번 D장조 Op.12-1
루트비히 판 베토벤
베토벤이 27-28세 때인 1797~1798년 사이에 작곡한 〈세 개의 바이올린 소나타〉 Op.12 중 첫 번째 곡으로, 1799년 출판된 세 곡은 스승이었던 작곡가 살리에리(Antonio Salieri, 1750~1825)에게 헌정됐다. 독주 악기로서의 바이올린에 대한 베토벤의 관심을 나타내는 곡이다.
고통을 창작의 원동력으로
기록에 의하면 베토벤은 초창기 작품인 〈피아노 트리오〉 Op.1를 작곡한 1794년부터 이미 귀의 이상을 느꼈고, 1802년에는 하일리겐슈타트 유서를 작성했을 정도로 고통의 시기를 겪었던 것으로 보아, 〈바이올린 소나타 1번〉을 작곡할 무렵에는 베토벤의 청력이 급속히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토벤은 본격적인 창작의 산물을 쏟아내기 시작했고, 그는 마지막 바이올린 소나타를 완성하기까지 약 15년 동안 열 편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작곡했다.
반주악기에서 독주악기로
18세기 후반, 바이올린은 보조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악기에 지나지 않았다. 심지어 건반악기와 이중주를 연주할 때도 주로 바이올린은 전체 조화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반주의 음형을 첨가하거나 3도나 6도 아래의 선율을 연주해 화음을 보강하고, 건반악기와의 유니즌을 연주하며 포르테 악상을 강화하는 역할만 했다.
하지만 1780년대부터 몇몇 작곡가들이 바이올린을 건반악기와 대등하게 연주하도록 하는 방식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모차르트가 그 중 하나인데, 그는 바이올린 소나타를 통해서 건반악기와는 다른 바이올린의 특성과 역할을 부각시켜, 바이올린의 역할에 대한 변화를 주도한 선구적인 작곡가였다고 할 수 있다. 베토벤은 1789년, 궁정극장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리니스트로 일하면서, 하나밖에 없는 바이올린 협주곡을 구상했을 정도로 독주 악기로서의 바이올린에 관심을 가졌고, 그런 관심이 깊어지면서 바이올린 소나타를 연달아 작곡하게 된 것으로 짐작된다. 그 초기 결실인 〈3개의 바이올린 소나타〉 Op. 12의 제1번은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그러나 피아노가 바이올린보다 우위에 있는 설정에 충실하면서도 베토벤이 바이올린 소나타를 얼마만큼 발전시킬 수 있을지를 가늠하게 하는 예고편 같은 작품이다.
악장 구성
1악장 알레그로 콘 브리오(Allegro con brio)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힘찬 유니즌으로 시작한다.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선율을 주고받으며 활기찬 대화를 이어간다.
2악장 테마 콘 바리아지오니: 안단테 콘 모토(Tema con variazioni: Andante con moto)
변주곡 형식으로 돼 있으며, 처음 주제는 피아노가 제시하지만 4번의 변주를 거치면서 선율과 반주의 역할을 서로 바꾸기도 한다. 서정적인 분위기이다.
3악장 론도: 알레그로 비바체(Rondo: Allegro vivace)
톡톡 튀는 리듬이 강조된 동기가 전체 악상을 지배하며 생기 있게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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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해설 === <다음 클래식 백과 / 하지숙 글>
바이올린 소나타 2번 A장조 Op.12-2
루트비히 판 베토벤
1799년 출판, 안토니오 살리에리에게 헌정
베토벤이 초기에 작곡한 〈세 개의 바이올린 소나타〉 Op. 12중 두 번째 곡이다. Op. 12의 나머지 두 곡과 마찬가지로 장조로 작곡돼 2악장을 제외하곤 전체적으로 밝고 경쾌한 분위기이다.
모차르트의 영향이 강한 초기 바이올린 소나타
일반적으로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Op. 12의 세 편은 베토벤이 27~28세 때인 1797~1798년에 작곡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19세기 베토벤 연구의 권위자였던 음악학자 구스타프 노테봄은 베토벤의 스케치를 연구한 결과 작곡연도를 1795년경으로 앞당겨 추정했다. 그 중에서도 〈Op. 12〉의 제2번이 가장 먼저 작곡된 바이올린 소나타일지 모른다는 가정은 음악적으로도 설득력이 있다.
〈Op. 12〉의 제2번의 작곡 연도가 초기 바이올린 소나타 중 가장 앞섰을지도 모른다는 주장은 특히 피아노와 바이올린, 두 악기의 관계를 들여다봤을 때 그렇다. 〈Op. 12〉의 제2번에서는 피아노가 바이올린보다 훨씬 주도적이고 활발하며, 대부분의 바이올린 선율이 피아노 파트에서 파생된 것이지 뚜렷하게 독립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1악장에서 3악장에 이르기까지 바이올린은 일관되게 피아노의 앞선 선율을 메아리처럼 되받아 연주하는 형태를 지속한다. 이렇게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선율을 주고받는 단순한 연주 형태는 베토벤이 바이올린 소나타라는 양식을 실험하고 탐색했던 초기에 작곡된 곡이었음을 뒷받침 하는 근거라고 할 수 있다. 베토벤은 1789년, 궁정극장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리니스트로 일하게 되면서 바이올린의 서법에 대해 더욱 깊은 이해를 갖게 됐을 것이고, 그 후 자연스럽게 소나타 양식을 통해 독주 악기로서의 가능성을 다양하게 모색해 나갔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기자기한 느낌의 주제 선율에서 모차르트의 영향을 강하게 느낄 수 있고, 베토벤 특유의 독창성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보편적인 악기였던 바이올린을 위한 독주곡
18세기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의 중상류층 가정에서는 악기를 배우고 연주하는 문화가 유행했다. 바이올린은 하프시코드 같은 건반악기와 함께 사랑을 받았고, 따라서 바이올린으로 연주할 수 있는 곡이 필요했다. 베토벤 역시 그런 분위기에서 주문을 받아 바이올린 소나타를 쓰기 시작했을 것이고, 따라서 초기의 바이올린 소나타들은 예술적인 완성도보다는 대중적인 요구에 맞춘 작품들이었다.
〈Op. 12〉의 2번은 1번과 3번에 비해 오늘날 자주 연주되지 않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주제 선율과 경쾌한 분위기가 듣는 이에게 친근감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빠른 패시지를 군더더기 없이 민첩하게 연주하기가 쉽지 않아 은근히 까다로운 곡이다. 베토벤은 악장마다 다른 템포 지시어를 썼지만 전체적으로 생동감을 강조했다.
악장 구성
1악장 알레그로 비바체(Allegro vivace)
매우 빠르게. 처음부터 피아노가 활기차게 주도해 나간다.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선율을 주고받는 1악장의 연주 방식이 3악장까지 계속된다.
2악장 안단테 피우 토스토 알레그레토(Andante piu tosto allegretto)
1악장과는 대조적으로 2악장은 a단조의 구슬픈 선율로 시작한다. ‘피우 토스토’(piu tosto)는 ‘그 보다는’이라는 뜻으로, 안단테 피우 토스토 알레그레토(Andante piu tosto allegretto)는 ‘느리지만(Andante) 그 보다는 좀 더 빠르게(Allegretto) 연주하라’는 의미이다.
3악장 알레그로 피아체볼레(Allegro piacevole)
‘피아체볼레’(piacevole)는 ‘즐겁게, 마음에 들게’라는 뜻으로, 피아노와 바이올린은 다시 경쾌한 대화를 주고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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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해설 === <다음 클래식 백과 / 하지숙 글>
바이올린 소나타 3번 Eb장조 Op.12-3
루트비히 판 베토벤
1799년 빈에서 출판된 베토벤의 초기 〈바이올린 소나타〉 Op. 12 중 세 번째 곡이다. Op. 12의 세 곡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웅장하며, 1번과 2번 소나타와 마찬가지로 모차르트 세대의 영향이 큼에도 불구하고 베토벤다운 면모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안토니오 살리에리에게 헌정.
작곡가로서 성장기의 작품
바이올린 소나타 Op. 12가 작곡된 1797년~1798년은 베토벤이 작곡가로서 이제 막 이름을 알리고 한창 성장해가던 시기이다. 1795년에 〈피아노 3중주〉 Op. 1을 출판한 베토벤은 그 후 2~3년 동안 〈피아노 소나타 1~7번〉, 〈첼로 소나타 1~2번〉, 〈트리오 1~3번〉 등을 출판하며 창작에 박차를 가했고, 특히 피아노 음악에서 상당한 진보를 보였다. 그 중 유명한 〈비창 소나타〉 Op. 13이 바이올린 소나타 Op. 12와 비슷한 시기에 작곡된 것을 보면, Op. 12가 초기 작품이라 해도 베토벤의 특징적 서법을 발견하기에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베토벤은 스무 살인 1790년 무렵부터 이미 바이올린과 건반악기를 위한 작품을 썼던 것으로 전해진다. 1792년에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 단편(Hess46)을 쓴 것을 비롯해서 론도 G장조, 여섯 개의 독일 무곡 등 여러 곡을 썼기 때문에,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본격적인 창작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바이올린 소나타〉 Op. 12는 한결 정돈되고 발전된 악상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베토벤의 개성이 드러남
〈Op. 12 No.1~3〉으로 묶여서 출판된 〈바이올린 소나타〉는 베토벤의 초기 바이올린 소나타인 만큼 아직은 바이올린보다는 피아노의 움직임이 훨씬 자유롭고 표현의 폭도 넓다. 그러나 〈Op. 12-3〉의 경우, 피아노에서 바이올린으로 이어지곤 했던 패턴에서 조금 벗어나 바이올린이 선율을 이끌거나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비중이 커졌다.
처음 1악장에서부터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2중주가 한층 역동적이고 입체적으로 들리는데, 그 이유는 각각의 움직임이 훨씬 대담하고 활기차진 까닭이다. 피아노 파트에서는 넓은 음역을 오가는 화려한 패시지로 기교와 터치감을 살렸고, 바이올린 파트에서는 서정적인 선율과 힘찬 보잉으로 현의 다양한 질감을 표현했다.
특히 2악장에서는 바이올린이 피아노보다 주도적이 되고, 피아노는 바이올린에 보조적이 된다. 마치 바이올린 협주곡의 2악장처럼, 바이올린은 피아노의 잔잔한 반주 위에서 진정한 독주악기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3악장에서는 두 악기의 활기찬 이중주를 통해 베토벤 특유의 박력과 기상을 느낄 수 있다. 시원한 피아노의 쾌주는 베토벤이 피아니스트였음을 상기시켜준다.
악장 구성
1악장 알레그로 콘 스피리토(Allegro con spirito)
바이올린보다 피아노의 역할이 좀 더 부각된다. 넓은 음역을 오가는 피아노의 화려하고 적극적인 움직임에 비해서 바이올린은 소극적이면서도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조화를 이룬다.
2악장 아다지오 콘 몰토 에스프레시오네(Adagio con molto espressione)
피아노가 먼저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하고 바이올린이 이어받는다. 바이올린은 피아노의 잔잔한 반주 위에서 독주악기로서의 면모를 마음껏 발휘한다.
3악장 론도. 알레그로 몰토(Rondo. Allegro molto)
경쾌하고 발랄한 피아노 리듬을 도입으로 해서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민첩한 이중주가 시작된다.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대위적인 움직임과 기교적이고 화려한 패시지가 악장에 생기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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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해설 === <다음 클래식 백과 / 하지숙 글>
바이올린 소나타 4번 a단조 Op.23
루트비히 판 베토벤
모차르트의 영향이 짙었던 〈3개의 바이올린 소나타〉 Op.12의 1, 2, 3에 비해, 〈바이올린 소나타 4번〉 Op.23에서부터는 베토벤의 개성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1801년 10월 빈에서 〈바이올린 소나타 5번〉과 함께 출판됐고, 두 곡 모두 모리츠 폰 프리스 백작에게 헌정되었다.
모리츠 폰 프리스 백작에게 헌정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4번〉과 〈5번〉은 모리츠 폰 프리스 백작에게 헌정됐다. 모리츠 폰 프리스 백작은 베토벤에게 절대적인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전해지는데, 바이올린 소나타 4번과 5번을 작곡하던 시기에 베토벤은 백작의 저택에서 열리는 음악회에 자주 초청되곤 했다. 베토벤은 백작에게 훗날 〈교향곡 7번〉도 헌정했다.
첫 번째 단조 소나타
베토벤은 전작인 〈3개의 바이올린 소나타〉 Op.12를 출판하고 1년쯤 뒤에 새로운 바이올린 소나타 작곡에 착수했다. 그리고 1801년에 〈바이올린 소나타 4번〉과 〈5번〉이 완성되어 원래는 Op.23으로 함께 묶여 출판됐다. 하지만 이듬해인 1802년, 베토벤은 두 곡의 성격이 너무 상반돼 같은 작품 번호로 묶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주변의 권유에 따라서 〈바이올린 소나타 4번〉은 Op.23으로, 〈바이올린 소나타 5번〉은 Op.24로 작품번호를 수정해 재출판했다.
Op.12의 세 편이 모두 장조 조성이었던데 반해, 베토벤은 바이올린 소나타로는 처음으로 단조 조성인 a단조를 〈4번〉의 조성으로 선택했다. 달라진 조성에서부터 새로운 시도를 엿볼 수 있는데 1악장부터 긴장감이 감돌고, 전체적으로 어둡고 엄격한 느낌이다. 피아노 파트의 비중이 컸던 Op.12에 비해서 〈바이올린 소나타 4번〉 Op.23에서는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역할이 거의 대등해진 점도 눈에 띈다.
악장 구성
1악장 프레스토
피아노의 도입 없이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동시에 연주를 시작한다. 밝은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던 Op.12와는 대조적으로, 빠른 템포와 긴박감이 느껴지는 주제를 채택한 것이 새롭게 느껴진다.
2악장 안단테 스케르초소, 피우 알레그레토
소나타 형식이며, 스케르초적인 요소를 포함한 알레그레토적 안단테 악장이다. 못갖춘마디의 주제 선율을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주고받으며 평화로운 2중주를 시작한다. 피아노의 오른손과 왼손, 그리고 바이올린이 3성부의 푸가처럼 대위적으로 움직이는 부분이 이어진다.
3악장 알레그로 몰토
자유로운 론도 형식이며, 속도감 있게 휘몰아치는 피아노의 빠른 선율 위로 바이올린의 민첩한 리듬이 더해져 추진력 있게 악상을 끌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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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해설 === <다음 클래식 백과 / 하지숙 글>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 F장조 Op.24
루트비히 판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4번〉과 비슷한 시기에 작곡된 〈바이올린 소나타 5번〉은 1801년에 완성돼 같은 해에 Op.23으로 묶여 함께 출판됐다. 하지만 두 곡의 분위기가 너무 상반된다는 의견에 따라 1802년에 〈바이올린 소나타 4번〉은 Op.23, 〈바이올린 소나타 5번〉은 Op.24로 수정돼 재출판됐다. 바이올린 소나타로서는 4악장으로 구성된 첫 작품이다.
'봄'이라는 부제를 얻게 됨
1799년에 출판된 베토벤의 첫 번째 바이올린 소나타 Op.12는 당시의 비평가들에게 썩 좋은 평을 받지 못했다. 대표적으로 권위있는 음악 전문지인 ‘일반음악신보’에는 “베토벤은 정상적인 화성은 싫어하는지 괴상한 전조만을 고집한다.”는 혹평이 실리기도 했는데, 그 후 얼마 안 있어 출판된 〈바이올린 소나타 4번〉과 〈5번〉은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바이올린 소나타 5번〉은 훨씬 이전인 1794년에서 1795년 사이에 스케치되었다. 즉 완성되기까지 여러 해를 품었던 곡인만큼 욕심을 낸 작품이었다. ‘봄’이라는 별명은 베토벤 자신이 붙인 것은 아니지만 1악장의 밝고 화사한 느낌과 잘 어울려 붙여지게 되었다. 특히 1악장의 서정적인 선율은 1790년에 출판된 클레멘티의 〈피아노 소나타〉 Op.25의 4번과 유사해서 표절 의혹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주제를 발전시키거나 전개해 나가는 방식에서 분명 베토벤의 독창적인 어법을 읽을 수 있다.
봄 같은 신선함과 활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
베토벤은 첫 악장인 알레그로에서 바이올린이 먼저 주제를 제시하도록 함으로써 바이올린의 음색과 목소리를 대등하게 하고자 했던 것 같다. 바이올린에서 흐르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주제 선율은 어느 봄날의 추억과 행복을 떠올리게 한다. 베토벤 역시 이 시기에 편안하고 행복한 한 때를 보냈을 것이다. 1801년 들어 베토벤은 경제적인 안정을 얻게 되는데, 그에게는 작곡 수입이 있었고 게다가 몇 개 출판사들이 베토벤의 작품을 따내려고 경쟁을 할 정도였다. 또 창작에 대한 영감도 풍성해서 ‘월광’ 소나타를 비롯한 여러 작품들을 썼다. 아마도 이런 좋은 분위기가 〈바이올린 소나타 5번〉의 안락하고 행복한 정서를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가혹하게도 베토벤은 이 행복한 시기와 동시에 불행도 견뎌야 했다. 몇 년 전부터 청력에 이상을 느낀 베토벤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꺼려해 집안에만 있으려했고, 심지어 청력 이상을 감추기 위해서 일부러 바보 같은 시늉을 해야 할 때도 많았다. 하지만 〈바이올린 소나타 5번〉에서는 그런 고통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그 어떤 곡보다도 화사하고 밝은 기운으로 넘친다. 그런 이유로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은 오늘날에도 가장 인기 있는 바이올린 소나타 중 한 곡으로 꼽히고 있으며,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처’와 함께 베토벤의 대표작으로 기억되고 있다.
악장 구성
1악장 알레그로
먼저 바이올린이 밝고 화사한 느낌의 1주제를 제시하고 피아노가 이어 받아 연주한다. 선율적인 1주제와 달리 통통 튀는 리듬적 요소가 강한 2주제가 제시되고 코데타로 제시부가 일단락된다. 계속되는 발전부에서는 2주제의 전조를 통해 분위기가 고조되었다가 재현부와 코다로 이어진다.
2악장 알레그로 몰토 에스프레시보
피아노가 아름다운 주제 선율을 제시하고, 이것이 바이올린으로 이어지면서 자유로운 변주곡 형식으로 전개된다.
3악장 알레그로 몰토
피아노에 의해 제시되는 경쾌하고 발랄한 주제를 바이올린이 그대로 반복하며 시작된다. 스케일로 된 새로운 주제가 도입됐다가 다시 처음의 주제를 재현하며 끝난다.
4악장 론도.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
활발한 주제를 피아노에서 바이올린이 받아 연주하는 주제가 계속 변주되며 반복되고, 중간 중간에 삽입된 새로운 주제도 역시 변주를 통해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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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해설 === <다음 클래식 백과 / 하지숙 글>
바이올린 소나타 6번 A장조 Op.30-1
루트비히 판 베토벤
1803년 빈에서 출판된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Op.30은 6번과 7번, 8번, 세 곡으로 구성돼 있다. Op.30은 러시아의 황제 알렉산드르 1세에게 헌정돼 ‘알렉산드르’라는 별명으로도 알려져 있다.
고통과 절망을 딛고 탄생시킨 작품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Op 30의 1, 2, 3인 6번, 7번, 8번은 1801년과 1802년 사이에 작곡돼 1803년 빈에서 출판됐다. 출판을 앞두고 베토벤은 자신의 생애 중 가장 극적인 전환점을 맞았다. 죽음에서 삶으로의 선택이 있었던 바로 그 극적인 순간은 1802년 여름 요양차 떠난 하일리겐슈타트에서 일어났다. 그 도시에서 베토벤은 두 장의 편지를 썼는데, 훗날 ‘하일리겐슈타트 유서’라고 불리게 된 이 편지에는 당시 베토벤이 겪었던 괴로운 심경과 좌절감이 고스란히 적혀있다.
“함께 있는 사람은 멀리서 들려오는 플루트 소리도 들을 수 있는데 내게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들리는 목동의 노랫소리를 나는 전혀 들을 수 없다. 그럴 때면 절망에 빠져 스스로 죽고 싶은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위의 내용에서 느낄 수 있듯이, 베토벤은 음악가임에도 불구하고 들을 수 없게 된 자신의 운명을 내던지고 싶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베토벤은 편지의 말미에 “내가 가진 예술적 재능을 모두 발휘하기 전에는, 설령 내 운명이 아무리 가혹하게 괴롭히더라도 죽고 싶지 않다”라고 쓰며 삶과 창작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베토벤이 나락에 빠져 휘청거렸던 때에 그를 붙잡은 것은 음악이었고, 음악을 향한 열정과 사랑이었다.
이 시기에 작곡된 〈바이올린 소나타〉 Op.30은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 하지만 이 시기에 써진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암울한 시기의 흔적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 중 Op.30-1, 6번 소나타는 장조의 밝고 화창한 분위기가 지배적인데, Op.30의 세 곡 중에는 가장 잘 연주되지 않는 편이다. 멜로디와 반주의 구분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고,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비중이 거의 대등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다.
악장 구성
1악장 알레그로
이전 작품들에 비해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대등하게 2중주를 펼치며, 바이올린은 독주 악기로서의 선율감이 더 뚜렷해졌다. 장조의 편안한 선율이 주를 이룬다.
2악장 아다지오 몰토 에스프레시보
바이올린이 주제 선율을 이끌며 악장이 시작된다.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친밀하고 아름다운 대화가 악장 내내 계속된다.
3악장 알레그레토 콘 바리에치오니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처’의 3악장을 처음에는 Op.30-1의 3악장으로 작곡했다가, 변주곡 형식의 악장을 새로 작곡해 넣었다. 바이올린이 제시한 주제가 6개의 변주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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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해설 === <다음 클래식 백과 / 하지숙 글>
바이올린 소나타 7번 c단조 Op.30-2
루티비히 판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7번〉은 1803년 빈에서 출판된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Op.30의 두 번째 곡으로 4악장으로 구성됐다. Op.30의 세 곡은 러시아의 황제 알렉산드르 1세에게 헌정돼 ‘알렉산드르’라는 별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러시아의 황제 알렉산드르 1세에게 헌정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Op.30은 1801년에 23세의 나이로 러시아의 황제에 오른 알렉산드르 1세에게 헌정됐다. 알렉산드르 1세는 러시아의 황제들 중 가장 이해하기 어렵고 복잡한 인물로 꼽힌다. 그도 그럴 것이 부친인 파벨 1세가 불만을 품은 신하들에 의해 살해됐고, 그 뒤를 이어 아들인 자신이 반란군의 추대를 받아 황제가 되었기 때문에 그의 내면에는 늘 죄의식과 공포가 잠재돼 있었을 것이다. 알렉산드르 1세는 말에서 떨어져 다리를 약간 절었지만 쾌활하고 우아한 말솜씨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정도로 매력이 넘쳤고, 러시아어 못지않게 영어와 불어를 잘 구사했다. 하지만 비현실적이고 비타협적인 기질로 나약함을 드러내기도 했는데, 그런 알렉산드르 1세를 가리켜 나폴레옹은 ‘스핑크스’, ‘북방의 탁마’, ‘교활한 비잔틴’이라고 불렀다. 당시 유럽의 정세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1세와 나폴레옹은 적대적인 관계일 수밖에 없었다. 알렉산드르 1세가 황제로 즉위한 후 러시아와 오스트리아, 영국 등은 빠르게 팽창하는 나폴레옹 세력에 대항해 반(反)프랑스 라인을 형성했다. 하지만 나폴레옹의 기세를 막을 수 없었고, 나폴레옹은 러시아 제국의 광활한 영토까지 욕심을 내 남진해 내려오는 러시아를 힘으로 제압하고자 했다. 그래서 결국 프랑스는 1812년 러시아를 침공했지만 러시아군의 극적인 반격에 의해서 도리어 1814년 파리가 함락되고 나폴레옹은 퇴위됐다. 알렉산드르 1세는 나폴레옹을 격파한 공로를 인정받으며 러시아의 민족적 영웅으로 칭송받았다.
베토벤은 알렉산드르 1세가 황제로 즉위한 지 얼마 안 돼 〈바이올린 소나타〉 Op.30을 헌정했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나폴레옹에 대한 존경심을 담아 〈영웅 교향곡〉을 작곡하기도 했다. 하지만 잘 알려진 것처럼 베토벤은 나폴레옹이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보나파르트’가 적힌 표지를 찢어버렸다.
악장 구성
1악장 알레그로 콘 브리오
다소 어두운 분위기의 1주제와 가벼운 느낌의 2주제가 어우러져 역동적인 악장이 전개된다. 베토벤 특유의 박진감이 넘친다.
2악장 아다지오 칸타빌레
피아노의 감미로운 선율을 이어받아 바이올린이 주제를 연주한다.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조화롭고 아름다운 2중주를 펼친다.
3악장 스케르초. 알레그로
통통튀는 리듬적인 주제가 특징이다. 생동감이 넘친다.
4악장 알레그로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독자적인 음형을 연주하며 대등한 2중주를 펼친다. 바이올린은 더 이상 피아노를 보조하는 부수적인 역할이 아니라 극적인 효과를 강화하는 독립적인 악기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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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해설 === <다음 클래식 백과 / 하지숙 글>
바이올린 소나타 8번 G장조 Op.30-3
루트비히 판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8번〉은 1803년에 출판된 Op.30의 세 번째 곡이다. Op.30의 세 곡인 6, 7, 8번은 모두 러시아의 황제 알렉산드르 1세에게 헌정돼 ‘알렉산드르’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독창적인 바이올린 소나타로 발전
베토벤이 등장하기 전 음악의 표준은 하이든과 모차르트였다. 18세기를 대표하는 음악 브랜드였던 두 사람은 고전주의 시대의 요구를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음악에 스며들게 했고, 보편성과 자연스러움을 화두로 한 고전음악의 틀을 구축했다.
그런 안정적인 기반 위에 등장한 베토벤은 시대에 맞지 않는 부자연스러운 어법을 과감하게 도입해 자기만의 독창성으로 발전시켰다. 규칙적인 리듬을 깨는 불규칙한 악절을 삽입한다든지, 갑작스런 전조로 분위기를 환기시킨다든지, 장조와 단조를 대비시키는 등의 방식을 통해서 베토벤은 익숙한 형식도 새롭고 낯설게 느껴지도록 했다.
베토벤이 독창성을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은 약 15년간에 걸쳐 작곡한 10편의 바이올린 소나타에서도 볼 수 있다. 베토벤이 〈바이올린 소나타〉 Op.30을 완성한 것은 첫 번째 바이올린 소나타인 Op.12를 쓰기 시작한 지 5년 만이었다. 모차르트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졌던 초기의 Op.12에 비해 Op.30에서는 이 시기의 다른 작품들에서처럼 베토벤만의 뚜렷한 개성을 느낄 수 있다. 베토벤은 특히 Op.30의 세 곡을 각기 다른 특성과 분위기로 변화를 주었는데, 그 중 Op.30-3은 생동하는 자연을 묘사한 것처럼 활기차고 신선하다.
특히 바이올린 고유의 서법에 어울리는 악상과 표현이 풍부해진 점이 눈에 띤다. 또 2악장에는 미뉴에트 템포를, 3악장에는 무궁동 성격의 악장을 채택한 점이 특이하다. 무궁동은 짧은 음표를 처음부터 끝까지 쉴 새 없이 빠른 속도로 연주하는 것이 특징으로, 파가니니나 멘델스존, 베버 등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데,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Op.30의 3악장에서 볼 수 있는 무궁동 성격의 빠른 악장은 베토벤이 비슷한 시기에 작곡한 〈피아노 소나타〉 Op.26의 4악장과 흡사하다. 화려한 속주를 뽐내며 연주자의 기교를 과시하는 악장으로서도 효과가 있었다.
악장 구성
1악장 알레그로 아사이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유니즌으로 연주를 시작하고, 밝은 느낌의 1주제와 단조로 된 상반된 느낌의 2주제가 대조를 이룬다.
2악장 템포 디 미뉴에트
미뉴에트풍의 우아하고 귀족적인 분위기가 특징이다.
3악장 알레그로 비바체
무궁동처럼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경쾌한 속주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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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해설 === <다음 클래식 백과 / 하지숙 글>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처' A장조 Op.47
루트비히 판 베토벤
1803년에 완성된 〈바이올린 소나타 9번〉은 베토벤이 남긴 10편의 바이올린 소나타 중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베토벤이 프랑스의 바이올리니스트인 루돌프 크로이처에게 헌정해 ‘크로이처’라는 부제가 붙었다.
소나타를 헌정받은 바이올리니스트 루돌프 크로이처
베토벤이 원래 이 소나타를 헌정하려고 했던 사람은 영국에서 활동했던 바이올리니스트 브리지타워였다. 아프리카와 폴란드 출신의 부모 밑에서 태어난 브리지타워는 9세에 파리에서 데뷔해 일찍이 이름을 떨쳤고, 연주 여행 도중 빈을 방문해 베토벤과 만났다. 브리지타워의 화려하고 기교적인 연주 스타일에 영감을 얻은 베토벤은 그에 어울리는 바이올린 소나타를 헌정할 생각으로 〈바이올린 소나타 9번〉을 작곡했고, 베토벤이 피아노를 맡아 함께 초연했다. 하지만 성격차이를 비롯해 서로 맞지 않아 갈등을 거듭했던 두 사람은 냉랭해지고 말았다. 그러다가 베토벤이 1805년, 〈바이올린 소나타 9번〉을 출판하면서 프랑스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인 루돌프 크로이처에게 헌정했다. 출판 직전 베토벤과 잠시 교류하면서 좋은 연주의 인상을 남긴 크로이처가 결국 〈바이올린 소나타 9번〉을 헌정 받았는데, 정작 크로이처는 독창적인 스타일의 이 곡을 매우 못마땅해 해 단 한 번도 연주하지 않았다고 한다.
"거의 협주곡처럼..."
베토벤은 〈바이올린 소나타 9번〉의 출판을 앞두고 악보에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거의 협주곡처럼, 극히 협주곡과 같은 스타일로 작곡된 바이올린 오블리가토에 의한 피아노 소나타”. 이 말에 자칫 ‘바이올린은 선율을 장식하거나 보조하는 정도이고 피아노가 주가 되는 음악’을 떠올릴 수 있겠지만, 실제 연주를 들어보면 ‘협주곡 같은 스타일’이라는 말의 의미를 곱씹게 된다. 바이올린 솔로의 독백 같은 연주로 시작되는 〈바이올린 소나타 9번〉 1악장은 곧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불꽃 튀는 접전에 돌입한다. 너무나 치열하고 격정적인 두 악기의 2중주는 협주곡의 어원인 ‘콘체르타레(consertare)’를 떠올리게 한다. 베토벤은 경쟁하듯 다투어 연주하는 협주곡처럼 두 악기가 대등하게 맞서는 진정한 의미의 2중주를 의도했던 것이다.
톨스토이의 소설 속의 <크로이처 소나타>
소설 《크로이처 소나타》는 톨스토이가 59세였던 1887년에 집필을 시작해 1890년에 출판됐다. 베토벤의 동명의 소나타 〈크로이처〉가 출판된 지 85년 만이었다. 소설은 아내를 살해한 남자 포즈드니셰프가 기차에서 만난 ‘나’에게 사연을 털어놓으면서 시작된다. 아내를 살해할 정도로 그를 끔찍한 질투에 사로잡히게 한 것은 다름 아닌 〈크로이처 소나타〉이다. 아마추어 피아니스트인 아내가 바이올리니스트 트루하체프스키와 〈크로이처 소나타〉를 연주하는 모습을 보면서, 남자는 음악의 힘이 마치 최면처럼 아내를 지배하고 있다는 생각에 불안했다. 그리고 불안은 곧 증오로 변했고, 모두를 파멸로 이끌었다는 이야기다.
흥미로운 것은 모두를 파멸로 이끈 이 끔찍한 사건의 발단이 된 것이 〈크로이처 소나타〉라는 것이다. “그들은 〈크로이처 소나타〉를 연주했습니다. 처음 나오는 프레스토를 아세요? 이 소나타는 정말 무시무시합니다. 음악이 영혼을 고양시킨다는 건 헛소리이고 거짓말입니다. 음악은 영혼을 자극할 따름입니다. 에너지와 감정을 끌어올려 파멸로 이어지게 합니다.” 톨스토이의 소설 《크로이처 소나타》는 다시 체코의 작곡가인 야나체크에게 영감을 주어 1923년 〈현악 4중주 1번〉 ‘크로이처 소나타’로 재탄생됐다.
악장 구성
1악장 아다지오 소스테누토 - 프레스토
바이올린 솔로의 느린 독백으로 시작해서 빠르고 격정적인 2중주가 펼쳐진다.
2악장 안단테 콘 바리아치오니
1악장과 대조적으로 피아노의 온화한 선율로 시작되는 2악장은 주제와 4개의 변주곡으로 이어진다.
3악장 피날레. 프레스토
원래 이 악장은 〈바이올린 소나타 6번〉 Op.30-1의 3악장으로 작곡됐지만, 9번 ‘크로이처 소나타’에 편성됐다. 휘몰아치는 타란텔라 춤곡 리듬이 특징이고 격렬한 2중주로 끝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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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해설 === <다음 클래식 백과 / 하지숙 글>
바이올린 소나타 10번 G장조 Op.96
루트비히 판 베토벤
1803년에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처’를 완성한 후 9년 만에, 베토벤은 마지막으로 〈바이올린 소나타 10번〉을 작곡했다. 1812년 12월 29일, 바이올리니스트 피에르 로드와 루돌프 대공의 피아노 연주로 초연됐고 1816년에 빈에서 출판됐다. 4악장으로 구성됐다.
'크로이처' 이후 9년 만의 바이올린 소나타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그의 주력 장르로 여겨지는 피아노 소나타, 현악 4중주, 교향곡 등에 비해서는 가치가 다소 낮게 평가된다. 바이올린 소나타가 주로 베토벤이 작곡가로 활동한 초기에 작곡돼 그의 진면목을 담기엔 부족했다는 점이 그 이유이다. 하지만 바이올린이 독립적인 악기로서 충분히 강렬하고 흡입력 있는 연주를 이끌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는 점만으로도,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는 기념비적인 레퍼토리가 아닐 수 없다.
〈바이올린 소나타 10번〉은 ‘크로이처’ 소나타를 완성한 지 9년 만에 작곡한 유일한 바이올린 소나타이자 그의 마지막 바이올린 소나타였다. ‘크로이처’ 소나타를 작곡하고 여한이 없었는지 한동안 바이올린 소나타를 손대지 않았던 베토벤은 빈에 체류중이었던 프랑스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피에르 로드를 염두에 두고 10번 소나타를 작곡했다. 바이올리니스트 피에르 로드와 함께 루돌프 대공이 피아니스트로 초연에 나섰고, 수정을 거쳐 출판됐다.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전작인 ‘크로이처’ 소나타가 극적이고 스케일이 크고 기교적인 화려함과 격정을 느낄 수 있었던 곡인데 반해, 〈바이올린 소나타 10번〉은 힘을 뺀 자연스러운 악상들이 유유히 흘러가고, 가벼우면서도 관조적인 곡이다. 베토벤 특유의 심각함도 느껴지지 않고, 그동안 작곡했던 바이올린 소나타들에 대한 에필로그를 쓰듯 못다한 이야기들을 고즈넉하고 편안하게 담았다.
베토벤은 이 마지막 바이올린 소나타를 작곡한 후, 솔로 바이올린이 들어간 작품을 하나 더 작곡했다. 바로 미사 〈솔렘니스〉인데, 그 중 5곡 베네딕투스를 장식하는 악기가 바이올린이다. 마치 합창과 바이올린이 협연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독특한 편성의 악장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하는 바이올린의 피처링은 매우 중요한 역할과 비중을 차지한다. 만약 베토벤이 10편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작곡하지 않았더라도, 바이올린으로 이런 천상의 선율을 노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을까.
악장 구성
1악장 알레그로 모데라토
여린 바이올린의 트릴로 시작하고,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내밀한 대화가 아름답다.
2악장 아다지오 에스프레시보
피아노가 찬송가 같은 선율을 연주하고 바이올린이 이어받는다. 두 악기의 편안한 대화가 계속된다.
3악장 스케르초
2악장에서 연결되는 3악장은 이 곡 중에서는 가장 심각한 분위기로 시작되지만 짧고 간결한 구성을 갖는다.
4악장 포코 알레그레토
간단한 주제 선율이 7개의 변주로 반복되고 코다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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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20180419.목요일.14:30> 5,6,7번+5번마스터클래스 : 4명 : 김성진+지난주친구, 어라연, 핑클김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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