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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간을 시작한게 얼마전 같은데 벌써 10구간 중에 절반을 지나 6구간째다. 요번에도 어찌하다 보니 또 땜빵이다. 지금까지 행한 땜빵이 3번 , 예약된 응원 땜빵 3개구간을 더하면 6개구간이다. 흐그미~ 요번 구간은 충북 쪽만 잘 넘기면 손쉬운 소백산에 들어서기에 좀 일찍 출발해서 갈 수 있는 만큼 가봐야지 하고 장거리를 각오하고 준비했다. 저녁마다 계단도 오르내리고 술도 줄였다. 의무방어전은 차갓재에서 도래기재까지 이지만 화방재는까지는 가야지. ㅎㅎㅎ 혼자만의 착각., 유분수다. 더위에 겁도 없이. 결국엔 겸손하지 못하고 욕심이 과해 화를 부른다.
산에서는 절대 겸손이다 . 초반에 의욕이앞서 무리를 했고 결국 묘적봉, 도솔봉 구간에서 탈진을 하니 죽음이라는 게 보이더라. '이래서 죽을 수도 있겠구나' 가 아니고 '이래서 죽나보다' ㅎㅎㅎ
지난 3구간 때 큰재에서 신의터재까지 백두댄간에서 가장 쉽다는 구간을 맘껏 뛴 후에 나에게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왔다. 아침에 일어나면 왼쪽 발걸음을 디딜 때마다 눈물이 짤끔짤끔 나온다. 책상에 한동안 앉았다 일어날 때도... 족저(근막염) 이놈이 찾아와 이리도 오래동안 나가지 않고 버티고 있다
열흘정도 한방병원에 가서 물리치료도 받고 침도 맞았지만 상태는 그대로다. 병원을 나설 때 한의사의 말은 한결같다. ‘꾸준히 장기 치료를 요하니까 내일도 꼭 오세요’
내 성격에 안맞다. 안 낳으면 두들겨 패서라도 낫게 해야 한다 요번 산행에서 엄청나게 이놈을 (발바닥을) 혼내줘서 내쫓아야 겠다. 충격을 주고, 두둘겨 패고, 발바닥이 찢어질 정도로 늘리면서 걷고, 뛰고 하면 족저 이놈도 버티지 못하고 도망가겠지. 문경읍에 내려 음식점을 찾으니 그중 곰탕집이 맛나 보인다. 우선 찜을 해두고 내일 아침거리로 김밥을 사기 위해 김밥천국에 들렀는데, 이아주머니 손이 얼마나 잽싼지 주문하기 무섭게 벌써 칼질이다. 이렇게 무덥고 습한 날씨에 다음날 까지도 상하게 하지 않고 먹으려면 단무지와 쌂지 않은 생오이, 생당근, 생우엉 만을 넣어야 한다. 계란, 햄, 오뎅 요딴게 들어간 것은 식중독 위험이 많다. 우쒸~~ 썬 것은 먹고 갈테니 새로 싸달라 할 수 밖에.., 어쩔 수 없이 김밥으로 조촐한 저녁을 마치고는 택시 기사에게 전화하는데 받지를 않는다. 기사님 이름을 대며 “이분 오늘 영업안하나 ?” 라고 혼잣말로 툴툴대는 데, 옆에 있던 식당아주머니 왈 “어머, 우리남편인데.,” 로또 1등 당첨 보다도 낮은 확률이다. ㅋ ~~ 결국, 구들장 놀이 하던 기사 아저씨는 부인 손에 끌려나와 일당을 챙겼다. (양승달기사 010-3536-2822 , 문경읍내에서 안생달 와인공장 앞까지 3만원) 들머리를 오미자 와인 판매창고 앞에서 대미산 쪽으로 진행하다 잡아야 하는데 기사아저씨가 너무 친절했나 ? 잠깐 한눈 판 사이 그좁은 골목길을 끝까지 올라와 동굴 앞에서 내려준다. ㅠㅠ 다시 뒤로 백.., 덕분에 산길샘 산행거리를 좀더 늘렸다
왼발바닥이 꽤나 아프지만 지가 아프거나 말거나 어금니 깨물고 너죽고 나살아 보자 주문을 외우며 대간길을 향해 오르는데.., 날풍뎅이 와 나방이 헤드랜턴 불빛에 헤딩을 하러 달겨든다. 분명히 손바닥으로 풍데이를 훔쳐 팼는데 .., 어멈~! 풍뎅이는 멀쩡하고 안경이 어둠속으로 날라갔다. 10여분을 찾았지만 랜턴하나로 어둠속에서 찾는다는 것은 무리다 싶어 걍 진행한다. ㅠㅠ
황장산을 가볍게 오른다. 저녁이라 기온도 내렸고 시작이라 힘도 있다. 푸른바다님의 전화도 있고 비록 안경은 분실했지만 기분은 좋다. 벌재도 가볍게 지나고 저수령에서 지난주 나나님이 묻어둔 보급품을 찾아 보충하고는 기온도 덥지않아 부담없이 밤길을 즐긴다. 오늘은 유난히 혼자라는게 아늑하다 화방재까지는 갈 수 있을 것 같다. 한치 앞도 못 내다 보고.., 날이 무더워지니 힘들다 오바페이스 되지 않도록 겸손하고 자중해야 하는데 장거리에 대한 욕심이 앞선다 묘적봉을 지나 도솔봉에 가까이 왔는데 몸이 이상하다. 갑자기 밧데리가 나가 방전이 되었다. 오름 10 미터도 못가고 주저앉고 , 또 주저앉고 졸음은 계속 쏟아진다. 잠깐 졸았는데 10분이 지났다. 그러기를 수차례., 이정표는 죽령휴게소 5.9 KM 를 가르키는데, 머리속은 내리막 5.9 KM 라고 밖에 연상되질 않는다. 산에서 1 KM 안에는 수많은 찐빵과 고봉이 수두룩 한데도 내 머리 속에는 내리막 5.9 키로만 그려진다. 판단력 꽝. 정신이 몽롱해져 이상한 상상만 하게 되고... 내가 오늘 본 산객은 한명도 없다. 생전 처음으로 죽음을 보았다. 어케 왔는지 기억은 잘 안나지만 죽령휴게소가 보인다. 100번도 더쉬면서 온 것같다 죽령주막에서 캔맥주 2개를 사서 단숨에 마셔버렸다 꿀 맛이다. 느껴보지 못한 사람에게 말로는 도저히 전달 할수 없다 밥부터 먹는게 우선이지만 너무 힘들고 졸려서 거적떼기 하나 깔고 누웠더니 잠깐 잔 것 같은데 세시간 가까이 흘렀다. 이렇게는 도저히 갈 수 없으니 산행을 접어야 함이 옳다 카톡방 동료들의 응원글을 읽다가 결심한다. 대낮 땡볕도 아닌데 이밤에 죽기야 하겠어 ? 소백구간은 바람도 있을텐데.. 결국 휴게소에서 막국수 한그릇과 공기밥을 시켜서 막국수는 께적께적 억지로 비우고 공기밥은 비닐에 싸서 베낭에 넣고 시멘트길을 올랐다. 공기밥 먹고 하나더 시켜야 되는데 더위를 많이 먹어 배가 불렀나보다. 이미 입산통제 시간이은 지났고 , 야밤은 아니다. 이길을 오르다 국공한테 걸리면 꽝. 랜턴을 끄고 천문대 지날 때까지 머리카락을 곤두 세운다. 계속되는 졸음에시멘트 바닦에 누웠더니 한시간, 누웠더니 30분 우숩게 지나간다. 방전으로 온 피로의 가장 큰 특징은 졸음이다. 그래서 초반 오버페이스 후유증은 잠과의 전쟁이 되는 것이며, 장거리 산행중에서 이싸움이 제일 힘들기도 하다. 드뎌 소백산 정상 비로봉 . 수회에 걸쳐 잠을 푹(?) 자고 일어나서인지... 기분도 컨디션도 좋아진다 시원한 바람이 세차게 불어준다 고치령에서 나나님이 챙겨놓은 보급품을 찾아 배불리 먹고 후딱진행하니 마구령이다 늦은목이를 지나 긴 오름 끝에 선달산 . 바라보니 크디큰게 힘들게 생겼다. 오름이 길다. 그래도 오름은 까칠하지 않고 착하니 꾸역꾸역 한방에 ... 이젠 나도 완전히 살아났다. 얼른 끝내고 막차시간 놓치지 말아야지. ㅎㅎ 박달령 옹달샘을 찾아 내려가보니 부유물로 지저분하다. 여기를 왜 옹달샘이라고 하는지 ? 왜 초입에 '박달령옹달샘 50M' 라는 푯말까지 밖아 놓았는지? 지난번 왔을 때와 같은 의문이 든다. 박달령 앞에 질리도록 거대한 산이 보인다. 힘에 부쳐도 끝내고 집에가려면 죽기살기 올라야 한다. 이제는 방전되거나 탈진 상태는 아니다. 코가 땅에 닿도록 머리를 쳐밖고 꾸역꾸역 발걸음을 내딛는다. 너무 힘들어 한번 쉬고자 머리를 들었는데 드뎌 하늘이 보인다. ㅎㅎㅎ 입가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지만 .., 이것도 잠시 정상석은 없고 '정상석240m(? 라고 본 것같음)' 라는 이정표가 좌측 방향으로 있고, 240 미터는 가도 가도 끝이 없다. 이런 젠장~ 옥돌봉 정상에서 택시기사님께 전화를 하고 막차시간을 물으니 6시10분차가 막차란다 .(18시10분) 시계를 보니 4시15분 35분만에 뛰어내려가니 아저씨가 벌써 대기중이다. 표현은 이상하지만 이분 좋으셔도 너무 좋으신 분이다. 춘양과는 반대방향으로 차를 몰더니 ㄱㅖ곡 다리밑에 내려주고 알탕하고 오라 한다. 내가 알탕하는 사이 터미널에 전화를 해 표까지 챙겨 주셨다. 원래는 없었는데 봉화에서 방금 2매가 반환된 것이있어서 매표하는 아가씨한테 한장을 부탁해놓았으니 나보고 엄청 운이 좋다 한다. 고맙고 또 고마운데 ... 어잌후~~ 다시 도래기재로 돌아오니 요기부터 요금 메타기를 꺽는다. 내 미안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데., 버스터미널 도착해서는 요금을 메타기보다도 덜 받겠단다. (23,600 원 찍혔는데 20,000 만 달란다) 참~나~ 결국 나와 요금가지고 실랑이를 하다가 25,000원에 합의. (춘양택시 정재범 기사님 010-3806-3355, 054-673-4110 /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춘양터미널에서 캔맥주 3개를 거푸 마시며 핸폰을 들여보니 헐~ ! 얼른 트랙을 종료시킨다. (도래기재에서 춘양까지 20키로미터는 택시거리임 많은 것을 배운 산행이었다 무더위에 탈진해서 방전된 상태와 회복되가는 과정을 느꼈고 요령도 깊이 생각해 보았다. 발바닥 족저근막염은 역시 내 예상이 맞았다 이제 통증은 희미해져 심하게 내달리지 않는한 내딛는게 자유롭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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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돌아와 ..
에고 또보네요^^
나나님 보급품 덕분이지요
황도는 천상의 맛이었네요
'에고 또보네요' ??
안 돌아오길 바랬던 거야 ?
10구간중 3번 땜빵이면 앞으로 또 땜빵으로 대간 졸업 하시는 건 아니겠죠
무더위속의 대간길 나홀로 대단하구요 지친모습이 너무 멋지고
이번주 대간길은 재미나게 걸으시면 좋겠습니다.
방장님 항상 저희 23차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번 괘방령 구간에서도 응원와 주셔서 매우 감사했었는데
요번에 또 와 주신다니
저희 23차 전 대원들의 사기는 한층 고조될 것입니다
이제 대원들 모두는 잘 합심하고 협동해서 남은구간도 무사히 끝낼 것입니다.
저도 족저근막염을 달고 사는데 침 맞고 치료해도 큰 진전은 없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몇년을 이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23차 한번 우정산행 가야는데 가야는데 당췌 날짜가 안맞네요
근데?
봐도봐도 홀산행 대단 하십니다요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낙동 땜빵 잘다녀와요
내가 겹치지만 않으면 같이 가서 놀고 싶은데.,
ㅎ~ 핑계 같네요.
무지외반증에 더구나 족저까지 , 랑탕님 2배로 고생하겠네 ?
거기는 멧돼지 안 나올라나 ~~ ㅎ
맘만으로도 고맙습니다~^^ 멧돼지와 처녀귀신 무서워서 야밤 산행은 도저히 혼자 못하겠습니다....그래서 안동서 택시를 04시쯤 타서 창수령에 대략 05시30분쯤 도착해서 산행 시작 할려고 합니다 ...9월에낙동 졸업하면 한남정맥이나 한번씩 가끔 동행해 주십시요...대간길 잘 다녀 오십시요
한남 겹치지 않으면 콜~~
연락줘요. ^~^
네 아마도 10월 후반부터 혼자 진행해볼까 생각중입니다 연락 드리겠습니다~^^
암튼 일산님 그더위에 홀로 85키로 쉽지않는데 대단하다는 말밖에 못하겠네요 수고 많으셨어요 4번남은대간은 함께 하는걸루~~
고마워요
남은 네구간 같이 잼나게 놀아봅시다.
산행기 읽다가 배꼽 빠지게 웃었습니다.
일산님이 참 재밌는 분인 줄은 알고 있었는데 정말 웃겼습니다. ㅎㅎㅎ
풍덴이 잡다가 안경 잃으시고, 죽을 수도 있겠구나 가 아니라 이러다가 죽는구나 하는 위기에서 살아오심 추카드립니다.
남은 구간 안전산행 이어가십시요~~
국민약골이라 이렇게 겔겔거리며 한구간 또 넘멌읍니다
17차 졸업한지도 꽤 되었군요.
23차 함 놀러 오라고 초대하려 해도 비싸서(?)... ㅉ
지난번 설태 가면서 휴게소에서 만났듯이 언젠가 뵐 날이 있겠지요.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비싸서~ ㅎㅎㅎ
결국 이겨내는 비밀이 고스란히
담~겨있네요^^~홀~산행은 좋아하지만 엄두 안~나는 등로는
근처도 안 가는데 구체적 계획능력도 탁월하시고 한 수 배우고 갑니다^^~~남은 대간길도 열~~렬히~~~
응~~원합니다^^~~~~~~
첫구간에서 썬짱님 얼굴 뵙는 줄 알았었읍니다.
저희 식구로 반년을 얼굴 뵙고 같이 사는 줄 알았읍니다
그럴 수 없다는 소식을 접하고 아수웠읍니다.
장단 맞춰주셔서 감사하구요,
항상 안전하고 즐거운산행 이어가시길요.
홀로 긴거리 산행 하시느라 수고 만땅 하셨습니다.
산행시 발이 제일 문젠대 아픈발로 대단 하십니다.
일산님 응원합니다. 진부령까지 무사히 안착하시길 바랍니다.
6구간 함께하는줄 알았었는데 아쉬웠읍니다 .
도봉산으로 , (저는) 대전으로 각 찢어졌네요..ㅎㅎㅎ
서로가 가차운데 사니 금새 또 만나겠지요. ^_^
폭염에 홀로 땡방하신다고 고생하셨습니다
힘든과정이 고스란히 산행기에 느껴집니다
지부장님 댓글 감사합니다.
한번도 뵙지 못하고, 같이 산행은 못했지만
익히 명성은 알고 있읍니다.
언젠가 뵐 기회가 생기면
수차례의 국공완주 등 수많은 산들을 섭렵하신 명성에 걸맞는
지부장님의 완력과 뚝심을 배우겠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