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에
가뭄과 흉년이 들다 보니
기근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산에서는 소나무 껍질조차
남아나질 않았는데 유독 한 고을만
쌀이 넘쳐나고 있었다는데요
왜 그런가 가봤더니
그 마을엔 쌀이 나오는 쌀 나무가 있어
굶주린 마을 사람들의 배고픔을
달래주고 있다는 말을 들은
다른 마을 사람들도 너나 할 것 없이
모여들고 있었습니다
"이놈아…
너는 애비, 애미도 없냐?"
"나이가 벼슬이야?"
라며
다들 자신이 먼저 받을 거라며
싸우고 난리를 치고 난 뒤
쌀 나무에서는 더 이상 쌀이 나오질 않자
서로를
원망하며 밤과 낮을 모아
기도를 하던 사람들은
쌀이 나오는 구멍 위에
타인능해
( 他人能解)
라고
적힌 작은 글자를 보고는
타인을 위해 선한 마음을 내고 살아야
한다는 쌀나무의 뜻을 알고
"쌀 나무님 나무님….
이제 싸우지 않고 혼자 욕심내어 많이
가져가지도 않을 테니 제발 쌀 좀 주세요"
열심히 기도한 덕분인지
신비하게도 다시 쌀이 나오기 시작했고
먼 시간이 흘러 사람들은 알게 되었습니다
여태껏
나무에서서 쌀이 나온 게 아니라
쌀나무 옆에 있는 대감집에서
대나무로 연결해
쌀을 나누어 주고 있었다는 것을요
사실을 알게 된 마을 사람들은
그동안 흉년에 굶어 죽지 않은 게
다 대감님 덕분이라며 농사지은 것들을
들고 찾아가 고마움을 전하려던 사람들은
또 한 번 놀라고 말았는데요
"아니….
밥상에 풋고추랑 김치밖에 없잖아"
명성 높은 대감집이라 떡 벌어진
상을 차려놓고 먹을 줄 알았던 사람들은
눈치를 보며 숙덕거리다 돌아온 주막집
앞에서
"설마….매일 그렇게 드시겠어."
"고기반찬도 지겨우니까
그렇게 드신 거겠지!"
"곡간 안엔 분명 금은보화가 가득할 거야"
"고기며 비싼 것들을 가득 넣어 뒀겠지"
이런저런 소문들이 계절을 따라
퍼져가던 어느 날
((((((대감님이 돌아가셨대))))
문상을 간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쌀을 나누어 주느라
텅 빈 곡간을 보며 참을 수 없는 눈물을
흘리다
평소에
대감이 앉아 책을 읽던 방안에 걸린
<사람은 나눔으로 인생을 만들어간다.>
라는
현판을 보며
모두 엎드려 절을 하고 있었습니다
나를 위해 산 건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아도
남을 위해 산 건
세상이 기억해 주는 거라며…
.펴냄/노자규의 골목 이야기
카페 게시글
감동이야기 모음。
타인능해 ( 他人能解)
첫눈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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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9.04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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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리 옆에도 이런 분이 계시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