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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같은 물줄기가 휘감아 흐르는 영동은 금강을 따라 그림 같은 절경이 이어진다. 양산팔경 금강 둘레길은
산과 들, 강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며 걷기 좋은 길이다. 걷기 편한 강변길과 전망이 아름다운 데크길, 나무가 우거진 숲길이 고루 연결돼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금강의 선선한 가을바람을 만끽
하며 양산팔경 속을 거닐어 보자.
양산팔경 금강 둘레길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강선대
영동을 대표하는 금강 둘레길
영동군을 대표하는 걷기 좋은 둘레길로 금강 둘레길과 월류봉 둘레길 두 가지가 있다. 금강 둘레길은 송호관광지와 금강 일대를 둘러보는 길로 양산팔경 가운데 5가지를 포함하고 있어 ‘양산팔경 금강 둘레길’이라 부른다. 월류봉과 구불구불 이어진 물길이 보기 좋은 월류봉 둘레길은 ‘달과 함께 걷는 월류봉 둘레길’이라 칭한다.
양산팔경은 영동군 양산면의 금강 일대에서 경치가 빼어난 8곳을 꼽아 이르는 말이다. 1경 영국사, 2경 강선대, 3경 비봉산, 4경 봉황대, 5경 함벽정, 6경 여의정, 7경 자풍 서당, 8경 용암 등이다. 이 가운데 강선대, 봉황대, 함벽정, 여의정, 용암 등 5개 절경이 금강 둘레길에 포함되어 있다. 나머지 3곳 또한 차량 이동 시 5분~2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다.
양산팔경 중 제1경인 영국사
금강 둘레길은 총 6km 길이의 순환 코스로 2시간 정도 걸린다. 코스 중에 등장하는 정자에서 쉬거나 사진을
찍으며 느긋하게 걸어도 3시간이면 충분하다.
송호관광지나 강선대에서 출발해 함벽정, 봉황대, 수두교를 건너 다시 출발 지점으로 되돌아오는 원점 회귀형 코스다. 금강을 사이에 두고 남쪽 강변에 넓게 송호관광지가 자리하고 강선대, 함벽정, 봉황대 등은 강 북쪽에 있다. 주차장은 송호관광지와 강선대 두 군데 설치돼 있으니 두 곳 중 원하는 곳에서 출발하면 된다.
금강변에 자리한 강선대
강선대는 양산팔경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잔잔하게 흐르는 금강을 굽어보는 우뚝 선 바위 위에 정자가 놓여 있다. 정자에 오르면 푸른 강물과 시원하게 펼쳐지는 주변 풍광이 보는 이의 마음까지 호쾌하게 만든다. 주변의 노송과 어우러져 더욱 운치 있다.
강선대와 용암에 얽힌 전설도 있다. 어느 날 선녀가 내려와 송호리 모래밭에 옷을 벗어 두고 목욕을 했는데 용바위가 선녀를 보고 가까이 다가가자 선녀가 놀라 급히 옷을 걸치고 하늘로 올라가 버렸다. 용바위는 수컷 용이었는데 선녀를 훔쳐보느라 승천하지 못하고 바위로 남았다는 옛이야기다. 강선대 바로 옆에는 선녀가 하늘로 올랐다는 이야기를 담은 등선정도 있다.
강변을 따라 데크길을 만든 양산팔경 금강 둘레길
강선대를 지나 1.4km 정도 가면 함벽정이 나온다. 금강을 바라보는 풍광이 좋아 ‘함벽정 팔경’을 따로 꼽았을 정도였다고 한다. 비봉산의 낙조를 볼 수 있는 곳이라서 과거에는 선비들이 모여 자연을 벗 삼아 시를 읊곤
했다. 함벽정에서 300여 m 더 가면 봉양정이라는 소박한 정자가 나온다.
길은 어느새 숲길을 지나 강변 데크길로 이어진다. 비봉산을 감상하기 좋은 전망대에는 쉬어가기 좋은 벤치도 마련돼 있다. 이제 강을 건너갈 차례다. 수두교를 건너기 전 다리 오른 편에 놓인 양산팔경 중 제4경인 봉황대에 올라보자. 절벽 위에 있던 옛 정자는 소실되고 2012년 지금의 정자를 세웠다.
금강을 내려다보기 좋은 함벽정
솔 숲과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송호관광지
수두교는 독특한 형태의 다리다. 크고 높은 다리가 아니라 비가 많이 오면 잠길 정도로 야트막한데다가 다리
난간도 방지 턱같이 한 뼘 높이로만 설치해 강물을 온전히 느끼기 좋다. 수두교 주변 얕은 강에서는 다슬기
잡는 이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수두교에서 송호관광지까지는 강변길을 따라 2km 정도 걸어야 한다. 나무가 없어 여름철에는 고역이지만 꽃
이 만발하고 강바람이 살살 불어오는 가을철에는 기분 좋게 걸을 만하다. 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 억새가 발길을 가볍게 만든다.
송호관광지는 송호리 금강변에 넓게 자리한 국민관광지다. 캠핑장, 수영장, 캐러밴, 카누 카약 체험장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돼 있다. 무엇보다 높게 자란 소나무가 빼곡한 솔밭이 근사한데 구불구불 휘어진 소나무 수형이 독특하다. 강변을 따라 길게 조성된 플라타너스 가로수도 멋있다. 나뭇잎이 노랗게 물드는 가을이면 사진 맛집으로 변신한다. 셔터만 누르면 누구든 인생 사진을 건질 수 있는 명소로도 유명하다.
송호관광지의 솔숲이 근사하다.
송호관광지의 늦가을 풍광
송호관광지 내에 있는 여의정은 솔밭 사이 바위 위에 세운 정자로 조선시대 연안부사를 지낸 만취당 박응종이 관직을 내려놓고 낙향해 풍류를 즐기던 곳이다. 처음에는 자신의 호를 붙여 만취당이라 했던 것을 후손들이
여의정으로 고쳐 불렀다.
여의정을 지나 은행나무 노란 숲을 통과하면 선녀를 보느라 승천하지 못하고 바위가 되었다는 용암이 나온다. 강물 속에 웅크린 용의 모습을 상상해 보자. 용암 뒤 강 너머로 보이는 바위 절벽이 강선대다.
용암 주변에서 다슬기를 줍는 사람들
봉곡교를 넘어가면 출발점인 강선대에 도착한다. 봉곡교에서 바라보는 풍광도 좋은데 왼편으로는 너른 송호관광지가 보이고, 오른 편으로는 강선대의 바위와 정자가 멋스럽다. 강선대 전경을 가장 잘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바로 봉곡교다. 2~3시간에 걸친 금강 둘레길 트레킹을 마무리하며 기념사진 찍기에도 딱이다.
여행 정보
송호관광지
- 주소 : 충북 영동군 양산면 송호리 282-1
- 문의 : 관리사무소 043-740-3228
- 홈페이지 : https://yd21.go.kr/tour/
강선대
- 주소 : 충북 영동군 양산면 봉곡리 756-1
여행 팁
송호관광지는 캠핑장, 수영장, 캐러밴, 원룸 등 다양한 시설이 있는 곳이지만 현재는 캠핑장만 이용 가능하다. 텐트를 쳐 놓고 금강 둘레길도 걷고 송호관광지의 가을을 만끽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당일(오전 10시~ 오후 6시) 캠핑도 가능하다.
글 : 여행작가 김숙현
사진 : 영동군청 제공
※ 위 정보는 2021년 9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