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목 천지, 대관령
황장진
상쾌한 5월, ‘가나다’ 모임 3쌍 6명은 국립대관령자연휴양림의 산림문화휴양관의 ’들메나무 방‘ 에 모였다.
2011년에 캐나다 여행길에서 만난 여행 벗들이다.
길 차림을 대강 풀고서 곰 바위 폭포의 부르짖음에 허둥댄다. 고개를 한참 들어야 보이는 키다리 적송 위 맞물려놓은 뚝배기 같은 말벌집이 내려 다 보며 놀린다.
“너희들, 이런 깨끗한 폭포 못 봤지?”
산양, 고라니, 반달곰 등 여러 채의 숲속의 집을 눈요기하며 계곡물 꼬임에 발길을 멈출 수 없다. 싱싱한 연두색 초록색 새 옷을 차려입은
숲이 여봐란 듯이 몸통을 내밀고 뽐내고 있다.
숨을 ‘휴~ 유....’ 깊게 들이마신다. 매우 상쾌하다! 나무들이 탄산가스와 대기오염물질을 몽땅 빨아들이고 산소를 내뿜어서? 맞아! 숲은 지구의
허파란 말. 울창한 숲 3천 평에서는 44명이 1년 동안 숨 쉴 수 있는 12t위 산소를 선사하고, 그 대산 16t의 탄산가스를 빨아들인다지.
14일 새벽, 엊저녁엔 술을 위 가득 채웠는데도 거뜬하게 일어났다. 편백 집 탓인가? 함께 솔고개 쪽 등산길에 나선다. 황토 바닥이 반긴다.
온통 곧게 쭉쭉 뻗은 멋쟁이 황장목 천지다. 대부분 아름드리가 넘는다. 어떤 것은 몸통이 세발이나 된다. 가운데에 있는 순이 둘레의 순보다
더 빨리 자라서 저리 곧게 자랄 수 있는가 보다.
어디든지 쉬 눈에 띄는 침엽수인 소나무, 잣나무, 전나무, 낙엽송과 활엽수인 참나무, 박달나무, 물푸레나무, 층층나무가 보이지 않는다.
이들의 힘에 눌려 감히 솟아나지 못했을까, 알뜰히 솎아내었을까? 지구촌에서 소나무는 90~ 100여 가지에 이른다.
한국에 사는 것은 적송(소나무), 해송(곰솔) 잣나무, 눈잣나무, 섬잣나무, 등 5가지 저절로 나서 자란 것과 북아메리카의 리키다소나무,
북미 본바닥인 방크스소나무, 스트로브잣나무, 중국의 백송 등이 있다.
산새들의 조잘거림은 잔 곳 둘레에서는 들을 수 있었는데 여기는 어찌 조용하다. 이곳에서는 쇠딱따구리, 청딱따구리, 오색딱따구리가 살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짧은 다리로 나무에 바싹 붙어서 2개의 발톱으로 나무를 꽉 움켜쥐고 꽁지깃으로는 몸을 버티며 나무에 구멍을 뚫고 벌레를 잡아먹는다.
대부분 죽은 나무다. 나무와 숲의 해론 벌레를 잡아먹는 솔 삶터의 효자다. 식물 씨앗을 여러 지역으로 퍼지게 하는 청설모도 마찬가지다.
버섯을 꿰어 말려서 모아두는 지혜를 가진 재미있는 동물이다. 이들 중 하나인 다람쥐는 일찌감치 일어나 요기조기 뛰어다니며 검은 줄 등줄기를 자랑한다.
멧돼지가 길가를 깊게 훑고 간 흔적은 뚜렷한데 산토끼나 고라니는 보이지 않는다. 꿩 산비두기 까치는 아직 단잠을 자는가 보다.
영양분을 대주고 생활터전이 되어주는 식물에 동물들은 해론 벌레를 없애거나 씨앗을 퍼뜨릴 수 있도록 서로 도우며 살아간다.
황장목의 몸통을 옥죄며 기세 좋게 뒤덮은 담쟁이덩굴들이 눈에 거슬린다. 엉금엉금 다가가 훑어낸다. 소나무 한 그루에 7,8줄기씩 붙어있다.
한줄기씩 잡고 힘차게 잡아당기니 후두두 잘도 뜯어진다. 뿌리들도 흙이 기름져 쑥 뽑혀 올라온다. 여남은 그루를 뽑으니 이마와 등줄기에 땀이 흐른다. 기분 좋다.
1988년 제 1먼저 만든 이 휴양림은 오죽헌, 경포대, 강릉단오제, 소금강, 정동진 해돋이, 선교장, 경포도립공원과 더불어 강릉 8경 가운데 하나다.
영동 영서지방의 길목 대관령(832m)과 고려말 우왕이 성을 쌓고 피난한 제왕산(840m) 기슭에 앉아있다.
1922~1926년에 소나무 씨앗 3~5개씩을 뿌리고 가꾼 120만 평의 아름드리 소나무 숲과 현대식 산림문화휴양과, 숲속의 집, 청소년수련장,
야영장 등 하루 1,500명의 쉴 손님을 받아들일 수 있다.
오는 길에 대관령꼭대기에서 시원하게 펼쳐진 동해의 푸른 바다와 강릉시가지를 한눈에 내려다본다. “와! 짙푸른 세상, 평화로운 고장”
감탄해, 죄다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가 보다.
때에 띠든 사람들의 어두운 마음을 말끔히 씻어 줄 수 있는 살아 숨쉬는 ‘생명의 숲’ ‘미래의 숲’이 바로 대관령자연휴양림, 황장목의 보금자리다.
첫댓글 작품 같지 않은 졸작을 옮기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원고 보내라, 명령하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