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이란 빛의 반사를 이용하여 물체의 모양을 비추어 보는 물건으로구리나 돌을 매끄럽게 갈아서
만들었는데,지금은 보통 유리 뒤쪽에 아말감을 발라서 만든다. 비유적으로는 어떤 사실을 그대로
드러내거나 보여주는 것을 이르기도 한다. 말하자면 모범이나 될만한 것을 지칭하기도 한다.
박물관에 가보면 오래된 청동 거울이 전시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역사가 상당히
오래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유행가 가사로 '거울도 안보는 여자'가 한 때 히트를 친 적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여자들은 화장할 때
거울을 본다. 나는 여자가 아니지만 학생들 앞에 서야하는 직업이었으므로 출근시 옷 매무새를
점검하기 위해서 거울 앞에 서기도 하였지만 지금은 백수 신세여서 거울 볼 일은 거의 없다.
우리집에는 방이 3개 인데 옷장마다 거울이 붙어 있고 화장실에도 큰 거울이 붙어 있다. 그외에도
자그마한 손거울도 몇개 있고 동그란 탁상용 거울도 2개가 있다. 막내가 에어비앤비를 할 때 쓰던 비품이다.
우리집은 남서향이라 햇빛이 잘 든다. 앞쪽 베란다에는 화분이 많아 사시사철 꽃을 볼 수가 있다.
화분에 물을 주는 일도 내 차지다. 베란다 외에 거실에도 화분이 있는데 물을 줄 때는 약간 거추장스럽고
신경이 쓰인다. 화분 밑바닥에 받쳐 놓은 물받이에 물이 넘쳐 흘러나올 때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큰 화분을 베란다로 들어 옮겨서 물을 주었다가 다시 현관문앞 구석으로 옮기기도 귀찮은 일이다.
큰 화분은 87년인가 사진전시회때 당시 산업대총장님이 보내주신 것인데 일종의 대나무다.
화분을 처음 받았을 때는 3그루 모두 키가 1m 남짓했으나 근 40년이나 자랐으니 지금은 잎이 아파트 천정에
닿고 있다. 3그루가 오랫동안 잘 자라왔으나 이곳 해운대로 이사를 오고 난 이후 한 그루가 시들시들해 지더니
말라 죽고 몇년 후 또 한 그루도 말라 죽어 지금은 한 그루만 겨우 목숨을 보지하고 있다. 물을 안 준 것도 아니고
분갈이를 하지 않은 것도 아닌데 왜 말라 죽는지를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가만이 생각해 보니 음지식물도 있지만
모든 식물은 햇볕을 쬐지 않으면 생명을 유할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르러 탁상용 거울을 꺼내 햇빛을 반사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