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만요.”
김미숙 선생님이 운동 막바지에 하은 군을 본인 몸에 기대어 뒤로 살짝 눕는다.
하은 군을 안는 듯한 자세로 다리를 고정하고 허리를 곧게 편 뒤, 하은 군 손등을 잡고 양팔을 펼쳐 들어 주신다.
“높게 던져 주세요. 더 세게 던지셔도 됩니다.”
김미숙 선생님께 건네받은 공을 하은 군에게 던진다. 공이 얼굴에 닿기 전,
김미숙 선생님이 잡고 있던 하은 군의 팔로 공을 딱 잡는다.
그리고 하은 군과 잡은 공을 높게 들어 다시 직원에게 던진다.
처음에는 다른 곳에 시선을 두던 하은 군도 금세 공만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김미숙 선생님이 잡고 움직이던 하은 군의 팔과 손이 어느새 공 받을 준비가 됐다는 듯 힘이 들어가 보이기도 한다.
몇 번 반복하다 보니 웃고 있는 중에도 하은 군 시선은 공을 바라보고 손은 공을 잡기 위해 쫙 펼치고 있다.
공을 던지고 받기 위해 하은 군 스스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운동에는 역시 자극과 동기가 필요한가 보다.
자세를 곧게 하고, 굽은 자세를 펴고 스트레칭하는 건 김미숙 선생님만의 힘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스스로 힘을 주고 움직이는 건 확실히 하은 군의 의지가 필요하다.
스스로 움직인다는 건 하은 군이 직접 근육을 사용한다는 것이고
스트레칭으로 얻을 수 없는 근육을 사용한 경험, 사용된 근육이 커지거나 유지되는 값진 결과를 가져다준다.
그렇기 때문에 김미숙 선생님은 늘 하은 군이 이렇게 의지를 가지고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자극과 동기를 주신다.
“재밌죠? 공을 딱 보고 있죠? 이렇게 운동하는 게 은이한테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은이랑 참 할 게 많아요.”
‘은이랑 할 게 많아요.’ 김미숙 선생님께서 자주 이런 말씀을 하신다.
김미숙 선생님이 하려는 것들 전부 하은 군에게 피가 되고 근육이 되니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선생님의 이런 말도 하은 군에게는 운동 열심히 하고 싶다는 의지를 불러일으키는
자극과 동기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 덕에 오늘도 운동 참 잘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하은 군 표정이 좋다. 열심히 운동한 덕에 오늘 저녁이 참 맛있겠다.
2024년 9월 6일 금요일, 박효진
사회사업가로서 박효진 선생님의 강점 가운데 하나는 상황, 그때 그 일에 충실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목적에 집중한 나머지 그 상황을 세심히 살피지 못하는 때가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거든요. 복지관 운동재활 수업 기록도 이렇게 쓰니 실재가 더욱 분명히 그려지는 듯합니다. ‘자극과 동기’, 다시 되뇌어 봅니다. 정진호
놀이가 치료가 되네요. 신아름
하은 군의 뜻과 의지와 근육의 움직임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자극과 동기라…. 월평
하은, 재활 24-1, 헛되지 않도록
하은, 재활 24-2, 잘하네 잘하네
하은, 재활 24-3, 부모님이 바라는 점
하은, 재활 24-4, 몸풀기
하은, 재활 24-5, 참 잘했어요
하은, 재활 24-6, 부모님께
하은, 재활 24-7, 입력과 출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