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타다가 가리 늦게 공부를 하겠다고 제도권 진입을 시도하였다.
제도권 진입은 인공위성의 대기권 재진입만큼 어렵다. 지연,학연 등 기존세력들이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알지 못하고선 한발자욱도 앞으로 나아갈 수는 없다. 어떻게 해서든 알아내야만 한다.
그래서 내 방에는 사전류가 많다. 사전을 찾아보면 아랫 사람에게 혀 꼬부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국어사전도 그런 부류의 하나다. 부피가 큰 우리말 대사전에다 간편하게 쓸 수 있는 콘사이스 국어사전도
있고 요새는 스마트폰에 내장돼 있는 국어사전을 주로 쓴다. 책장을 일일이 넘기면서 찾아야 하는 번거러움도
없기 때문이다. 국어사전에는 대개 본래의 뜻 풀이와 비유적으로 쓰는 경우를 들어 놓고 있다.
연금술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고대 이집트에서 시작되어 아라비아를 거쳐 중세 유럽에 전해진 원시적 화학기술.
구리, 납, 주석 따위의 비금속으로 금, 은 따위의 귀금속을 제조하고, 나아가서는 늙지 않는 영약을 만들려고 한
화학기슬로 고대 이집트의 야금술과 그리스 철학의 원소 사상이 결합되어 생겼다. 근대화학이 성립하기 이전까지
천년 이상 계속되었다.]로 나와 있다.
싸구려 금속을 화합해서 값비싼 금이나 은을 만들겠다는 생각은 마술이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혹 하고 잘 넘어간다. 천년 이상 계속된 연금술이 맹탕 허사는 아니었다. 그 바람에 화학의 발전이 빨라진 것이다.
파울로 코엘료는 그의 소설 '연금술사'에서 '사람들은 꿈을 먹고 산다'는 사실을 주인공 산티아고가 온갖 역경을
겪으면서도 결코 그 꿈을 포기하지 않고 오랜 시간 그려왔던 보물을 찾게 만들었다. 그가 긴 여정을 통해 얻은 것은
다름 아닌 '자아의 신화'였다.
동기들 가운데는 연금생활자들이 많다. 초등학교 교사와 중고등학교 교사, 대학교수로 정년 퇴직한 친구들도 있고
행정직에 있다가 나온 사람들도 있고 그외 국민연금을 받는 친구들이 대부분이고 하다못해 기초 노령연금을 받는
친구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 공무원 연금 외에 국민연금을 받는 친구들은 액수가 얼마되지 않아 생활비도 모자란다고
한다. 연금액수가 제법 되는 친구들은 노후가 안정되어 별로 격정할 게 없으니까 친구들을 만나도 서로 밥을 사겠다고
한다. '연금술사'의 또 다른 의미로 '연금을 받으면서 친구들에게 술을 자주 사는 사람'이 추가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