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0 하윤’
하은 군과 한 주간 형이 준 용돈을 어떻게 쓰면 좋을지 고민하고 의논했다.
하은 군에게 너무 소중한 것이라 막상 쓰려니 아깝기도 하고,
쓰자면 아주 뜻깊게 쓰고 싶어 고민이 길어졌다.
일단 간식을 사 먹기로 했다. 하은 군이 좋아하기도 하고, 동생에게 용돈을 준 형의 깊은 마음을 짐작해 보자면,
동생 맛있는 거 사 먹으라는 뜻도 그 속에 분명히 있을 것 같았다.
받은 돈이 적지 않으니 이왕이면 하은 군 평소 함께 지내는 지인,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먹기로 했다.
마침 오늘 복지관 김미숙 선생님과 운동하는 날이다.
게다가 월평빌라 물리치료사 도은주 선생님이 당직 근무를 하시는 날이다.
두 분 모두 하은 군 건강을 위해 매주, 매일 운동을 함께해주시는 고마운 분들이다.
하은 군과 이웃들에게 추천받은 카페에 잠시 들렀다. 요즘 거창에서 가장 맛있는 빵을 파는 곳이라고 한다.
빵과 커피를 사고 복지관에 도착하니 시간이 조금 남아 주차장에서 사 온 간식을 맛본다.
하은 군은 가서 바로 운동해야 하니 맛만 보고 나머지는 집에 가서 먹기로 한다.
하은 군 여전히 더 먹고 싶다며 입을 벌리고 눈은 빵을 향해 있다.
운동해야 하니 나머지는 집에 가서 먹자고 재차 설명하고 선물로 드릴 빵과 커피를 챙겨 차에서 내린다.
“은이가 무슨 돈이 있어서.”
선물을 받자마자 김미숙 선생님께서 물으신다.
안 그래도 설명드리고 싶었는데 질문해 주신 덕에 하은 군 벌써부터 뿌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형에게 용돈 받은 이야기부터 김미숙 선생님께 감사를 전하고 싶었다는
하은 군의 마음까지 잘 전하려 상세히 설명한다.
“은아, 너무 고맙다. 정말 고맙다. 은이 형 정말 멋진 사람이다.”
김미숙 선생님의 놀라는 표정, 감탄하며 칭찬하는 말도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역시 실제로 들으니 몇 배는 기쁘고 뿌듯하다.
직원도 이런데, 직접 용돈을 받고 간식을 선물한 당사자는 얼마나 기쁘고 뿌듯할까.
하은 군의 입가 주름이 오늘따라 더 깊고 넓게 팬다.
“어쩐 일이야?”
집으로 돌아와 저녁 식사를 하고 당직 근무를 준비하시는 도은주 선생님을 찾아뵀다.
운동 시간도 아니고, 저녁을 먹고 하은 군이 물리치료실에 올 일은 더더욱 없기에
도은주 선생님께서 놀란 눈으로 무슨 일인지 먼저 물으신다.
하은 군 손에 꼭 쥔 간식 봉지를 건네며 형에게 용돈을 받았고,
도은주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과, 오늘 당직 응원까지 하은 군이 담은 마음을 설명드린다.
“진짜? 은아, 고마워. 은이 손은 주기 싫어하는 것 같은데.”
하은 군 장난인지 아닌지, 도은주 선생님께 선물을 드리려다 이내 꼭 쥐고 놔주지 않는다.
그러다 도은주 선생님께 간식을 드리고 이런 상황이 전부 즐거운지 또 활짝 웃는다.
집으로 돌아와 아까 사 둔 하은 군 몫의 간식을 마저 먹는다.
쩝쩝쩝. 하은 군 먹는 모습 보니 역시 그냥 먹는 간식도 맛있지만,
누군가와 나눠 먹는 간식은 몇 배로 맛있다는 걸 알게 된다.
“은이 간식 샀어요?”
“어떻게 아셨어요?”
“은주 쌤이 자랑하던데. 하은이가 간식 사 줬다고.”
직원이 퇴근하는 길, 하은 군이 간식 선물한 이야기가 벌써 소문이 났나 보다.
선물 받은 사람이 이렇게 기뻐하고 좋아하면 선물한 사람은 얼마나 좋고 기쁘고 뿌듯한지 모른다.
내일 출근하면 하은 군에게 이야기 전해야겠다.
멋진 형 덕에 하은 군 맛있는 간식도, 웃음도, 감사도 나누며 산다.
2024년 7월 26일 금요일, 박효진
하은 군이 주변에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형에게 용돈 받은 소식을 알리게 되었군요. 의도하지 않았다면 일이 자연스레 이어져 기쁘고, 의도한 일이라면 지혜롭다고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①An empowerment-based approach to social work practice moves clients to center stage-positioning them as the authors of their stories and producers of the action. 「복지영어=사회사업 영문선」 ‘6.당사자가 각본을 쓰고 주연 감독 제작하게!’ 발췌. ②2)사회사업가는 거드는 사람입니다. 당사자와 지역사회를 앞세우고 뒤에서 보조합니다. 당사자와 지역사회의 강점을 우선 또는 주로 활용하게 하고 부족한 만큼 보조합니다. 당사자가 주연인 무대에 사회사업가가 잠시 등장할 수는 있으나 대개 단역으로도 족합니다. 조연이랄 것도 없습니다. 『복지요결』 ‘사회사업가 1.주선하고 거드는 사람’ 발췌. 정진호
이렇게 값지게 용돈을 썼다고 형에게도 전해 주세요. 아마 형도 기뻐할 겁니다. 이번 기회에 형과 소식을…. 신아름
형에게 받은 용돈으로 간식 사 먹고, 간식 사서 대접했군요. 아름답습니다. 세상은 이렇게 가궈져 왔군요. 월평
하은, 가족 24-1, 나도 꼭 하은 군을
하은, 가족 24-2, 잘 부탁드린다는 말밖에
하은, 가족 24-3, 은이는 이렇게
하은, 가족 24-4, 컨디션 만땅
하은, 가족 24-5, 은이 개학 날
하은, 가족 24-6, 이삐 중졸
하은, 가족 24-7, 고등학생답게
하은, 가족 24-8, 그게 좋을 것 같아서
하은, 가족 24-9, 저희도 가겠습니다
하은, 가족 24-10, 우리 은이
하은, 가족 24-11, 1장은 저희가
하은, 가족 24-12, 아침에 지은거라
하은, 가족 24-13, 재활의학과 정기 진료
하은, 가족 24-14, 이 소식도 저 소식도
하은, 가족 24-15, 좋은 아들 하은
하은, 가족 24-16, 수월하겠습니다
하은, 가족 24-17, 사랑합니다
하은, 가족 24-18, 쉬게 해주세요
하은, 가족 24-19, 잘 다녀왔습니다
하은, 가족 24-20, 기쁜 소식
하은, 가족 24-21, 50,000 하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