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한번 공무원 시험의 응시 연령 제한을 놓고 수험가가 달아오르고 있다. 대학재학생들은 졸업하면 '백수자격증'을 딴다는 자조섞인 말을 하는 상황이고, 수년간 침체된 채용시장이 금년 하반기까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그나마 채용규모가 안정적인 공무원시험으로 진입하려는 30대이상의 연령 사람들에겐 마의 장벽이 아닐 수 없는 실정이다.
또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있는 시대에서 전직장의 불안감으로 인해 안정적 매력이 돋보이는 공무원이 되기위해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에게도 공·사기업을 불문하고 연령제한의 덫에서 자유롭지 못한 규정에 한숨을 짓고 있다.
얼마전까지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 연령제한에 걸려 7급으로 방향을 선회한 한 수험생은 "뒤늦게 시작해 국가직 9급은 꿈도 안꿔봤고, 지방직 9급만 준비해왔는 데, 연령제한이라는 벽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고민끝에 끝을 보자는 심정으로 왠만한 고시보다 어렵다는 7급을 준비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나야 7급까지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직장생활을 하다 뒤늦게 방향을 선회하려는 사람들은 30대 이후에는 공무원 준비를 시작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요즘처럼 사기업의 전망도 밝지 않은 상태에서 평생을 꿈꿀 수 있는 공무원의 전망을 뒤늦게 안 사람들은 안타까운 마음이라는 것이다.
한편 취업전문가들은 몇 년전 잠깐 반짝하고 사라진 사기업의 28세 취업연령제한이 제도권에서 쉽게 잊혀져버린점을 지적하고 있다. 한 수험전문가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기업에서 사라지는 마당에 학력과 경력에 대한 제한이 전혀 없는데도 연령제한 때문에 공무원시험 꿈조차 못꾸는 이들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법적장치를 마련해 여러 가지 사정으로 30대를 넘어선 사람들을 구제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행정·외무·기술·지방고시 등은 32세 이하다. 7급의 경우 35세 이하, 9급은 28세 이하다. 군복무기간 1년 미만은 1세, 1년 이상∼2년 미만은 2세, 2년 이상은 3세 연장된다.
정부도 기업체가 신입사원 채용시 나이 제한을 완화하도록 주문하면서 공무원시험에만 이 조항을 두고 있는 것은 모순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 취업컨설팅 관계자는 "공무원시험 응시자격에서 연령 제한을 삭제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강조되고있는 조직 개방 측면에서 응시 연령을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사회적 여론을 감안해 7·9급 모두 현재보다 3년내지 5년정도의 상향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