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우직녀달...무작정 나선 걸음 함안으로 ...
함안 가야시장을 따라 걸어서 터미널에 도착하였다.
함안에 살던 동기에게 식사할 만한 곳을 묻자 '문득그리움'이란 곳을 추천해 준다.
정류장에 계시던 시골 어르신들 속에서 30~40분에 한 대씩 오는 252-2번 버스를 기다렸다.
시골버스 안엔 온통 어르신들로...20분 정도 달렸을까...대천마을에서 하차 한다.
문득그리움까지 541m를 걸으라는 친절한 네이버 길찾기의 지시를 따를려는 순간
예순 가까이 되어 보이는 어르신 한분이 오토바이를 떡~하니 세우시며
"타요~~ 타지 사람인 것 같은데..내가 데려다 줄게...여기 더워서 못걸어 가~~
내가 일부러 오토바이 돌렸어"
앗...이를 어쩌나...일단
"어르신 감사합니다만 제가 걸어가겠습니다."
그래도 요지부동 계속 타라고 말씀하시는 어르신의 친절을 감사히 ..
오토바이 뒤에 냅다 올랐다.
이 뜨거운 여름의 공기와는 다르게 달리는 오토바이에서 맞는 바람은 그야말로...
베를린 천사의 시의 한 장면을 연출하며~
두 손을 펴 바람을 느끼는 순간 '문득그리움'에 도착하였다.
한 순간 움찔했던 자신이 부끄럽기 그저 없는 순간...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어르신 ...차라도 한 잔 드시고 가시죠?" 말씀을 드리기 무섭게
"일하러 가야지~~ 이 동네 위에 마을이 좀 있어~ 여긴 여름엔 좋아..겨울엔 춥지만"
그리곤 바람을 가르며 오토바이를 턴~해서 가셨다.
짧은 그 순간...또 하나를 배웠다.
나눔은 이렇게...
영업시작 시간이 11시인지라 몇대의 차가 주차장에...
식사 가능한 카페 '문득그리움'이다.
그리움주 1병을 주문해 두고
가게 안을 두루 살펴 본다.
가게에 들어서니 추억의 물건들이 반긴다.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당신'... 우린 각자 그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이겠지.
가게 안의 물건들은 손님들이 이 가게와 어울리겠다며 기증한 것들이 대부분이라 한다.
투박한 벽의 작품들과 조명...그리고 낡은 전축까지도..
정겨움이 묻어나는...
한 모퉁이 비스듬하게 세워져 있던 통기타를 보니
김광석...그의 목소리로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따라...여기까지
만해 선생의 인연설 읽으며
가게 안을 두루 살펴 보았다.
정겨움과 편안함이라....
낡고 허름하여 혼자 있으면 초라하기 그지 없을 이 물건들이
이 공간에선 어울림으로 제 빛을 내고 있으니..
사람도 물건도 모두 있어야 할 자리에 존재해야 하는 거로구나.
구상 선생의 꽃자리처럼...
보시를 배우다.
보시...라 ~
문득그리움...메뉴판이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은 단연 그리움밥...비빔밥
남성들이 선호하는 메뉴는 버섯덮밥
술 한 잔과 더불어 어울리는 손두부김치
간결한 메뉴 종류가 더욱 마음에 드는 곳..
주문했던 구기자로 담근 그리움주가 먼저 나와 있다.
그리움주...주문과 더불어 나온 것은
3색나물과 강냉이...그리고 소쿠리에 수저가 살푼 담겨서 나왔다.
술잔속에...그리움
수저를 놓을 곳에도 ...그리움
투박하면서도 정감가는 찬기들이다.
점심 식사로 그리움밥...비빔밥을 주문한다.
주인장 왈...그리 급하지 않으면 나물을 새로 해서 식사를 준비하니
기다려 달라고 말씀하신다.
그 동안 그리움주를 홀짝홀짝~
은근히...취기가.....
그리움주... 구기자주를 음미하고 있을 때 비빔밥이 나왔다.
들깨로 무친 숙주나물...
된장 양념이 덕지덕지 붙은 풋고추...
땅속에서 삭힌 묵은 김치...알싸한 맛과 깔끔하게 깊은..
은근한 맛이 배어 있어 김치 냉장고에서 익힌 맛과 사뭇 다른..
도자기 그릇에 소복하게 담은 흑미밥 위에 먹을직스러우며 아삭한 콩나물..
매콤한 듯 시원한 시래기국까지 깔끔하다.
계절마다 나물은 제철나물로 바뀔 것이라...
점심시간 12시가 되자 평일인데도 가게 안 테이블은 만석이 되었다.
다행히 조금 이른 시간에 도착한 덕분에 바깥 풍경까지 보기 좋은
창넓은 자리에 앉은 여유로움까지...
많은 분들이 자연스럽게 주문하는 그리움밥...비빔밥
간혹 버섯덮밥도 인기가 있다고...
낮이라서 그런지 술을 찾는 손님이 드물어 손두부김치는 주문이 없는 듯 했으나
다음엔 밥대신 술안주로 맛보아야겠다는 ...여유를 둔다.
식사를 마치자 후식으로 찬 오미자차를...
마지막 해우소까지....
그리고 나오면서 다시 보는 춘원선생의 시를 ...
보시...라 했던가...진정한 보시는
'무보시...바라밀' 을
처음 작성해 보는 맛집 기행문입니다.
소개형식의 경어를 사용하지 않고 편하게 작성했습니다.
혹여 실례가 된다면...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01 |
상호 |
문득그리움 |
02 |
전화 번호 |
055) 583-1666 |
03 |
위치 |
함안 산인면 모곡리 918-4 (산인 치안센터 옆) |
04 |
휴무일 |
매월 2. 4주 일요일 |
05 |
영업시간 |
오전 11시 ~ 저녁/밤 시까지 |
06 |
크레디트 카드 |
YES |
07 |
주차장 |
有 |
08 |
나의 입맛 |
싱겁게, 맵게 |
09 |
선호하는 음식 |
한식(생선회. 해산물) |
10 |
싫어하는 음식 |
기름진. 단. 튀긴 음식 |
11 |
나의 관점 |
㉠ 맛, ㉡ 청결, ㉢ 친절 |
첫댓글 함안 가는 길이 있다면 꼭 들러보고 싶은 집입니다. 멋진 포스팅, 감사합니다. ^^
비요일 ... 통유리로 되어 있는 창가에 앉아
식사나 차를 드셔봄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바깥 풍경도 운치 있더군요.
그리움 찾아 나서보시길...
고맙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놈...버릴려고 하면 더욱 안되는 것 아시죠?
수북히 먼지 쌓인 채 서랍속에 나뒹굴고 있더라도
언젠가는 한겹 한겹 들춰 보게 되는 날도 있겠지요.
먹먹한 가슴으로 애잔함 밀려들때...그리움주 일 잔~올립니다.
하단동에 '낭만에 대하여'라는 곳이 있습니다.
6월말 재오픈 하였지요. 그곳도 마음에 들어하실 것 같아 추천드립니다.
언젠가 한 동이 드리겠습니다.~
마음이 동하는 ..그 소리를 잘 들으시리라 생각합니다 ...힘내십시오
세상에 울동네인데 난 못봣네,,사실 함안에 먹을만한곳이 없엇는데,,,
함안에 계시는군요.
장날 시장을 둘러보기도 했었습니다.
저곳 평일 점심 시간에도 사람들로 만석이 되더군요~
그냥 부담없이 편하게 비빔밥 한그릇하기엔 괜찮았답니다.~
오늘 남편하고 갔다가 여긴 구도로라 차가 거의 안다녀서 그런지 주위에 상가는 거의 문닫앗더군요,이가게도 문을 닫았더군요
주위에 가게들이 전부 문을 닫은지 오래되놔서 ,,,이집만 장사하고있는게 그만큼 음식맛이 좋다는거겟죠? 며칠있다
함 가보겟어요
우연히 다녀 가시길..^^
삭제된 댓글 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쥔장의 작명솜씨와 음식 솜씨가 돋보이는 집이네요.....
장사 안하던디